내연차보다 수입 의존도 높은 전기차…“부품 공급망 확대 해야”

산업연구원 보고서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 인근 기아자동차 광주출하사무소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

전기차 생산에 사용되는 부품의 국산화율은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높았다. 하지만 부품 생산을 위한 공급망 전반을 고려할 때 전기차의 수입의존도가 내연차보다 더 컸다. 부품·소재 중심 공급망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산업연구원이 8일 공개한 ‘전동화 전환에 따른 국내 자동차 산업 공급망 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국내 친환경 자동차(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생산 대수는 전체 자동차 생산량 기준 2018년 7.1%에서 2023년 27.2%로 증가했다. 해당 기간 전기차 비중도 1.6%에서 11.2%로 약 9.6%포인트 올랐다.

전기차 생산은 늘면서 전기차에 직접 공급되는 부품은 내연차와 비교해 국산화율도 동반 상승했다. 제조업 관련 중간재 투입액 중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내연기관차가 13.5%였지만, 전기차는 7.9%로 낮았다. 국산화율에서 전기차가 더 높다는 의미다. 국산화율 비중이 가장 높은 중간재는 내연차의 경우 자동차 부분품(89.6%)과 자동차용 엔진(90.4%) 순서였다. 전기차는 전지(99.7%)의 투입 비중이 가장 높았다. 구동모터와 인버터(98.5%) 등 전기차 동력원과 관련된 부품도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부품 생산 등을 위한 소재나 부품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의 공급망을 고려하면 전기차의 수입액 비중이 올라갔다. 내연기관 승용차와 전기차의 수입유발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제조업 관련 품목 전체의 수입유발계수 합계를 살펴보면, 전기 승용차가 0.280이었다. 내연기관차는 0.221을 기록했다.

보고서를 쓴 송명구 연구위원은 “완성차 생산에 사용되는 부품에 더해 해당 부품들을 제조하기 위해 공급되는 소재나 부품 등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공급망 측면에서는 전기 승용차 수입 의존도가 내연기관 승용차보다 높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나 유럽 등 기존 주요 자동차 생산국뿐만 아니라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상대적으로 자동차 생산량이 적었던 국가도 자국 중심 공급망을 구축하는 등 전동화에 따른 변화를 기회로 삼고 있다”고 짚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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