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복 차버린 인텔, 오픈AI 지분 매수 기회 놓치며 시대 뒤처져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4. 8. 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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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락에 뿔난 주주들, 집단소송
인텔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인텔이 한때 생성형 인공지능(AI) 선두주자인 오픈AI의 지분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걷어차는 커다란 판단 오류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하며 PC시대를 장악했던 인텔이 모바일에 이어 AI 전환 기회까지 놓치며 결국 크게 뒤처지게 됐다는 것이다.

7일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7년 전 당시 비영리단체였던 오픈AI의 지분 매수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었다고 보도했다. 2017~2018년 사이 양사 경영진은 인텔이 10억 달러의 가격에 오픈AI 지분의 15%를 사들이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인텔이 오픈AI가 필요한 하드웨어를 원가로 생산할 수 있게 해준다면 지분 15%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오픈AI가 엔비디아에 대한 반도체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텔에 ‘러브콜’을 보냈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인텔 최고경영자(CEO)였던 밥 스완은 생성형AI가 근시일 내에 시장에 출시돼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없을 것으로 오판해 투자를 포기했다.

오픈AI의 가치는 현재 860억 달러(약 118조원)에 달한다. 오픈AI의 기업가치가 본격적으로 폭등하기 전인 지난해 초 오픈AI 지분 49%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투자금으로 130억 달러(약 18조원)를 썼고, 이후 막대한 장부상 이익을 봤다. 로이터는 “오픈AI 투자 포기는 1990년대~2000년대 컴퓨터칩 분야를 선도했던 인텔이 한 일련의 전략적 실책 중 하나”라고 했다.

인텔은 1일 2분기에 16억 1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실망스러운 실적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하루만에 26.06% 폭락, 30년만에 처음으로 기업가치가 1000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올들어 인텔의 주가는 46.1% 하락했는데, 대부분 하락분은 8월들어 급격하게 이뤄졌다. 이에 6일 인텔 주주들은 인텔이 1만 5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일자리 감원, 배당금 중단 등을 해야할 정도로 사업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을 은폐해왔다며, 주가 폭락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주주들은 “인텔이 사업과 제조 역량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을 해왔고, 올들어 주가가 크게 부풀려졌었던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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