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세노바메이트 힘입은 SK바이오팜…"하반기는 RPT 개발 본격화"

구단비 기자 2024. 8. 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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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실적 추이/그래픽=윤선정

SK바이오팜이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고속 성장에 힘입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하반기부터는 방사선의약품(RPT) 개발이 본격화되는 등 추가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 성장한 134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한 260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은 10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8% 늘었다. 특히 미국 직접판매 매출만으로 분기 1000억원을 달성해 판관비 총액인 992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향후 엑스코프리 매출이 영업이익으로 고스란히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시장에서 높은 신규 환자 처방수(NBRx)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노바메이트의 출시 50개월 차인 지난 6월 월간 총 처방 수는 2만8000여건으로 경쟁 신약 출시 50개월 차 처방 수의 2.2배에 달한다.

올해 말에는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장도 기대된다. 전신발작 임상 3상과 부분발작 청소년 임상 1상이 이르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기존 성인 부분발작에서 성인과 소아 전신발작으로 확대된다면 1.5배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장에 최우선으로 연구개발 자원을 투입하는 전략을 유지 중"이라며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세노바메이트의 전신발작으로의 적응증 확장, 소아·청소년까지 연령 확대 등으로 매출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3대 신성장동력으로 꼽았던 RPT, TPD(표적 단백질 분해), CGT(세포·유전자 치료제) 사업을 구체화한다. 지난해 7월 발표한 중장기 성장 전략인 '균형 잡힌 빅바이오텍'에 따라 세노바메이트가 만들어내는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의 중심이 될 RPT, TPD 등에서 지속해서 신약을 자체 발굴할 수 있는 기술개발 플랫폼을 구축해나가기 위한 것이다.

3대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 중 하나인 RPT는 최근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사의 'FL-091' 후보물질을 인수해 창사 이해 처음으로 외부 파이프라인을 도입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8월 중 RPT 사업의 상세한 진행 경과와 계획을 설명하면서 성과를 확인시켜드릴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FL-091은 대장암 등 고형암에 과발현되는 NTSR-1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사성 동위원소 악티늄-225(225Ac)에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현재는 전임상 단계지만 내년 하반기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바이오업계와 증권가는 SK바이오팜의 미래먹거리 선택이 시장 흐름에 맞춘 바람직한 성장전략으로 보고 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성장 요인 중 하나로 RPT를 선정한 것은 항암제 개발 트렌드와 SK바이오팜 강점이 부합한 선택"이라며 "빅파마의 RPT 기업·파이프라인 인수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미국 방사성의약품 전문기업인 포인트 바이오파마를 14억달러(1조9296억원) 규모를 투자해 인수했다. 지난 3월엔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24억달러(3조3079억원)에 퓨전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해 방사성항암제 개발 대열에 합류했다. 위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개발로 검증된 소분자 화합물 최적화 역량을 갖고 있고 물질 최적화를 직접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제2의 상업화 제품 도입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중 완료하는 일정을 추진 중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뇌전증 영업·마케팅 조직을 갖추고 있는 SK바이오팜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품목을 도입한다면 추가적인 고정비 지출 없이 매출액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는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장과 신규 품목 도입 상황이 주목된다"고 진단했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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