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한 지붕' 삼성생명·화재 요양보험 '콜라보', 통할까

김희정 2024. 8. 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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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보험가 이례적 '공동 브랜드' 요양보험 첫 출시
요양비용 부담완화 vs 치매 관련 보장 등 "상호 보완"

삼성생명, 삼성화재가 '삼성 함께가는' 이란 공동 브랜드를 사용한 요양보험을 출시했습니다. 한 지붕(그룹) 아래 있는 생명·손해보험사에서 같은 콘셉트를 지닌 상품을 한날한시에 선보이는 건 이례적이라 관심이 쏠렸습니다.

삼성생명은 요양병원·가족돌봄까지 보장영역을 확대하는 등 요양비용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덜어줬고요. 삼성화재는 건강한 고객은 보험기간을 100세까지 연장해주고 치매 관련 보장을 더한 게 특징입니다. 업계에서는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는 두 보험사를 두고 '격세지감'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죠.

/그래픽=비즈워치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요양의 모든 여정을 보장하는 '삼성 함께가는 요양보험', 삼성화재는 '삼성 함께가는 요양건강보험'을 이날부터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두 회사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간병이 필요한 장기요양등급 인정자가 늘어나고 간병과 요양비용이 급증하면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인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죠.

먼저 삼성생명이 내놓은 '삼성 함께가는 요양보험'은 장기요양등급(1~4등급)을 받으면 △병원입원 △방문요양·시설 △가족돌봄 등을 구분하지 않고 365일 내내 일당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방점을 뒀습니다. 1구좌(계약)당 나오는 보험금이 하루 1만원 수준인데요. '애걔'하고 실망할 수 있지만 1달(30만원), 10년(3650만원), 20년(7300만원) 등 누계로 따지면 수 천 만원으로 늘어나죠. 가족돌봄까지 커버하는 무제한 보장은 업계에선 이번이 처음이래요.

이와 더불어 보장개시일(보험가입 후 90일) 이후 장기요양상태 1∼2등급 판정 확정 시 장기요양진단보험금을 보장하고, 장기요양진단 사유 발생 전에 사망할 경우 가입금액의 100%를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해주죠. 치매 모니터링 및 병원 예약 대행을 제공하는 '베이직케어 서비스'와 입원 시 간병인·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케어 서비스', 방문요양과 방문목욕을 제공하는 '요양 데이케어 서비스' 등 시니어 케어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합니다. 가입 나이는 30세부터 최대 75세까지고요.

삼성화재 '삼성 함께가는 요양건강보험'은 40세부터 최대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어요. 건강한 고객에게 합리적인 보험료로 제공하는 85세 만기 100세 연장형은 보험이 만기되는 85세까지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증·장기요양진단(1∼2)등급이 발생하지 않아 건강수명을 달성하면 추가적인 보험료 납입 없이 100세까지 보장을 연장해주죠.

치매에 걸리면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하는 단순 치매 진단비뿐 아니라 치매 MRI·PET·CT검사비부터 특정 치매 치료비, 치매 직접치료 통원일당, 치매장기요양 재가급여·시설급여 지원금 특약 등 다양한 치매 담보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또 건강 관련 100개 이상의 담보를 골라 가입할 수 있고요. 이른바 '암뇌심'으로 불리는 3대 질환(암·뇌·심장) 진단비는 물론 방문요양서비스까지 제공하죠.

보험업계는 삼성생명·화재의 협업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선두사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각각 보장하는 영역이 겹치지 않아 교차판매(생보, 손보 모집인이 상대 업권의 상품을 판매)가 가능한 전속 설계사들은 시너지를 낼 여지가 충분하죠. 우리나라가 202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다, 장기요양 수급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2년 기준 101만9000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요가 충분하다는 평가입니다.

한편으론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말도 나옵니다. 주력인 종신보험과 저축보험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생보사들이 제3보험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콜라보' 형식으로 손을 잡고 뛰어든 점도 그렇습니다.

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가 모두 다룰 수 있는 영역으로 사람의 질병·상해·간병을 보장하는데요. 지난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생명·화재가 각각 보장영역을 분명히 하는 등 내부 가르마(방향성)를 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요양보험 시장을 두고 '집안싸움'을 하는 것보단 낫잖아요.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고령층의 의료보장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시니어 요양 리스크 관리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대하고 있다"며 "인구구조, 사회구조 변화 등에 맞춘 다양한 시니어 보장 요양 보험상품 출시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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