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자격 미달 운용사, 신속 퇴출할것… 위법행위 엄정 대응"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가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사옥에서 23개 자산운용사 CEO(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염윤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일부 자산운용사의 임직원 사익 추구와 약탈적 위법 행위 등이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며 "자격 미달 운용사를 신속히 퇴출하고 위법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사옥에서 23개 자산운용사 CEO(최고경영자)들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일부 운용사들의 사익 추구와 불법, ETF(상장지수펀드) 과열 경쟁 등을 지적했다.

이 원장은 운용사들에게 "내부통제 강화와 준법의식 고취를 위해 노력해달라"며 "ETF가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건전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어 "해외 부동산 펀드의 급성장에 걸맞은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에도 더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또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자산운용사들에게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와 경영 감시 활동을 통해 투자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는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기업에 공급하는 핵심 투자 주체로서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기업의 체질을 본질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역할과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배주주의 이익만 우선시하는 기업 경영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기업들의 철저한 인식 전환을 위해 이사의 충실 의무와 관련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8~9월 중 간담회와 열린 토론회를 개최하고 관련 논의의 장을 본격적으로 열겠다고도 예고했다.

이날 자산운용업계 대표로 발제를 맡은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발표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근본 원인은 낮은 대주주 지분율로 회사 전체를 지배하면서 발생하는 이해상충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밸류업을 위해서는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도입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운용사의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혁재 프랭클린템플턴 본부장도 "밸류업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선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확대와 주주 간 구조적 불공정 해소 등이 필요하다"며 "특히 상장 계열사 간 합병·주식 교환 시 가치평가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투세 폐지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운용사들은 "금투세 도입 시 사모펀드를 통한 국내주식 자본 차익에 대한 과세 부담이 증가해 사모펀드 시장의 환매 대란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또 "국내 투자 감소와 자금 유출, 단기 매매 유발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불가피하게 시행하면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부작용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윤경 기자 yunky2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