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새미래의 ‘DJ 적통 경쟁’에 김홍걸 “왜 나랑은 이야기 안 하나”

김동환 2024. 8. 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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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라디오서 “정치권에서 전화 온 적 없어”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새로운미래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 사저 매각을 두고 ‘적통 경쟁’을 벌이는 사이, 사저 매각 당사자이자 김 전 대통령 3남 김홍걸 전 민주당 의원은 정치권 어느 누구도 정작 자기와는 얘기하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김 전 의원은 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역 정치인 중에 이번 보도가 일주일여 전에 났는데도 저에게 연락을 주신 분은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신정훈 의원 한 분”이라며 “다른 분들은 연락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로서는 상황을 잘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박지원 의원님을 포함해 여러분들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내용을 잘 아는 저나 새로운 매입자 중 하나는 접촉해야 하는데, 정치권에서 전화가 한 통도 온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민주당과 새로운미래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온다’는 진행자 반응에 김 전 의원은 “박지원 의원님은 전재산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는데, 어머니 돌아가신 후로 동교동 일과 관련해서는 저에게 전화를 주신 적이 없다”며, “전재산을 내놓으신다는데 어떻게 하신다는 말씀인지, 저와 새로운 매입자와 상의를 안 한 상황에서 뭐가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지 어리둥절할 뿐”이라고 했다.

민주당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새로운미래가 사저 매각을 ‘DJ 지우기’로 규정하고 민주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며 공세를 취하자, 민주당도 대책을 마련하며 방어막을 치는 등 양당 간 ‘DJ 적통’ 경쟁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전병헌 새로운미래 대표는 지난 7일 당 책임위원회의에서 “새미래의 문제 제기로 한참 늦게나마 민주당이 관심을 갖기 시작해 일면 다행이지만 여전히 ‘이재명당’의 진정성을 의심할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전 대표는 최근 민주당의 추미애·박지원·정동영·김민석 의원이 김대중재단 측과 사저 관련 대책을 논의한 것을 두고 “170석의 거대 의석의 정당에서 겨우 4명이 모여 이야기했다”며 “이재명 전 대표 방탄에 당력을 쏟는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동교동 사저 문제에 대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머리 숙여 죄인이지만 사과드린다”며 “백방으로 노력했다지만 결과적으로 죄송하다”고 적었다.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그는 “국민과 민주당에 손을 벌리는 몰염치한 행동보다는, 매입자를 접촉해 되팔도록 설득하자고 얘기를 나눴다. (이를 바탕으로 대책을) 국민과 민주당과 협의하자고 얘기를 나눴다”고 썼다. 그는 전재산을 사저 회수에 내놓겠다는 의향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뉴스1
 
김 전 의원은 국비에 서울시비 그리고 필요하면 마포구비까지 더해 사저 매입을 주장한 정청래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도 “좋은 말씀과 걱정은 감사한데, 저와 저희 형님도 상당 기간 노력한 것을 정치인들이 이야기한다고 해서 과연 될 것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 대목에서 김 전 의원은 “지금은 이슈가 핫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데, 그 이슈가 식으면 관심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흐지부지된 경우가 많아 이번에는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김 전 의원이 상속세를 이유로 매각한 DJ의 사저를 사들여 역사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취지 주장을 폈다.

사저를 ‘김대중 정신 배움터’로 만들자면서 정 의원은 “김대중 정신의 산실, 서울 동교동 사저가 위기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그리고는 “김대중 대통령 사저의 매각으로 각계 걱정이 크다”며 국비와 서울시비 그리고 필요하면 마포구비까지 보태 사저를 매입하고 이를 문화유산화하자고 했다.

정 의원은 시비 등 약 70억원이 투입된 동교동 평화공원 조성도 언급했다. 2016년 10월 김대중도서관 맞은편에 준공된 평화공원은 홍익대학교 주변 한류관광 활성화를 위해 세워졌다. 구민 공모를 거쳐 붙은 공원 이름에는 DJ의 노벨평화상을 기린다는 의미도 담겼다. 공사 기간은 3년여로 지상 광장(410㎡)과 지하 북카페(69.5㎡)를 갖추고 있다. 평화공원도 시비 등을 들여 조성한 만큼 사저를 문화역사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정 의원의 얘기로 들린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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