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줄어 3~4년 뒤 학교 통폐합 본격화… 교육정책 재정립해야”

인지현 기자 2024. 8. 8. 08: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강은희 시도교육감협의회장
인구 대비 예산축소 동의하지만
학교 10년 전보다 오히려 늘어
교부금 급격히 줄이는 건 ‘반대’
교육청, 유보통합 재원마련 비상
지자체 보육예산 5兆 이관돼야
AI교과서 개별학습 지원 효과적
교사별 활용력 고려 자율성 줘야
제10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 취임한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지난 7월 24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유보통합 등 교육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지난 7월부터 제10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강은희 대구교육감. 10년 만에 탄생한 보수 성향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이기도 하다. 이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는 중앙정부와 지역교육청 간 이견을 좁혀가야 하는 난제가 만만치 않다. 유보통합부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문제까지 복잡한 교육 현안이 2년간의 회장 임기 동안 숙제로 주어진 가운데, 지난 7월 24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강 교육감은 “반대를 위한 반대는 거부하는, 실용적인 리더십으로 교육계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 교육감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맡게 된 것은 2014년 4대 고영진 경남교육감 임기 종료 후 10년 만이다.

“시도교육감협의회가 보다 실사구시적인 대안을 발굴하는 협의체가 돼야 한다고 다른 교육감들을 설득해왔는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이에 대해 공감을 얻은 것 같다. 윤 정부의 교육정책에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라 중앙정부의 카운터파트너로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방법상 의견이 다른 부분은 합의점을 찾아 나가는 게 중요하다. 현재 늘봄학교 전면 시행과 유보통합에서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현장 안착, 대입제도 개편, 학생 기초학력 저하, 교육 공동체 갈등 등 교육계가 지혜를 모아 풀어가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서 목소리 내고 싶은 교육 의제는 무엇인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서 가장 먼저 화두로 삼고 싶은 것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교육정책의 재정립’이다.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들어 대구 지역 올해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이 6학년을 마친 졸업생보다 4000여 명 적은 상황이다. 학교 통폐합이 이제 본격화될 시기는 3∼4학년 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어떤 수준의 학교를 유지할 것인지, 기존 학교를 어떻게 구조조정할 건지 사회구성원 간 합의를 이뤄야 한다. 학생 수가 줄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에 대한 요구도 많은데 현재 제시된 대안들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줄이거나 용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이들이 줄어드니 이에 소요되는 교부금을 점차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재정 수요가 당분간 지속되기 때문에 당장 급격하게 감축하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도심 재개발 등 때문에 전체 학교 수는 지난 2014년 1만1300여 개에서 지난해 1만2000여 개로 10년 새 오히려 늘었다. 학교 수와 학급 수가 줄어들어야 실질적인 재정 구조조정이 가능한데, 이는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어느 시점에 가서는 교부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그동안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만 늘봄학교나 유보통합 등으로 교부금이 용처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저출생 지원 등에도 교부금을) 재배치하는 것은 현재 교육력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많다.”

―윤 정부의 국정과제인 유보통합 실행계획이 공개됐지만 재원 마련 방안이 불투명해 교육청들의 고심이 깊다.

“교육과 보육 업무가 교육부로 일원화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바람직하고, 시기적으로도 더 미룰 수 없다. 다만 보건복지부의 보육 예산뿐 아니라 시군구에서 정부 교육·보육 사업에 대응 투자했던 예산 3조 원과 자체 시책 사업 예산 2조1000억 원도 고스란히 넘어와야 제대로 추진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특색 사업 예산 상당 부분이 교육·보육 인력에 대한 인건비인데 그게 넘어오지 않으면 현재처럼 인력을 투입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보육과 교육을 상향 평준화하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에 시군구 예산과 인력이 완전히 넘어올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게 필요하다.”

―정부의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둘러싸고도 교육현장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이 학생의 개별화 학습 지원인데 이를 위해 AI 디지털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내년에 보급되는 AI 교과서의 완성도가 100% 수준일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현재 코스웨어 수준보다 훨씬 나을 것으로 보고, 아이 수준에 맞는 문제나 설명을 제공할 수 있는 정도는 될 거라고 예상된다. 다만 지역이나 학교별로 디지털 인프라 및 교사들의 활용 능력이 다른 점을 고려해 정부의 디지털 교육혁신 특별교부금을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최근 울산에서 열린 총회에서 이와 관련한 운영 자율성 강화 건의를 심의·의결하고 교육부에 전달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당연직 위원이기도 한데, 대입정책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개진하고 싶나.

“교육감협의회 회장이 되기 전에도 국교위 지명직 위원으로 그간 대입 정책에 관련된 논의를 지켜봐 왔다.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할 때는 고교 학점제에 따라 절대평가를 해야 하지만, 절대평가의 절대적 기준에 대한 합의가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이제는 절대평가를 이상적으로만 얘기하지 말고 실제 작동 가능한 틀로 얘기해야 한다. 2032 대입 개편을 할 때는 내신 시험에 절대평가를 적용하고 논·서술형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도 가능하도록 논의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수능 국영수 모두 변별력 높게 낼 듯… 일주일 단위 학습플랜을”

■ ‘수능 D-98’ 입시전문가 조언

평정심 유지·기본개념 탄탄히
의대증원·무전공 확대 변수 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00일도 채 남지 않으면서 수험생들이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큰 올해 입시 대비에 매진하고 있다. 오는 11월 14일 치러지는 수능은 ‘킬러문항’ 배제 2년 차라는 점 외에도 의대 증원, 자율전공(무전공) 선발 확대 등 여러 변수가 얽혀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일수록 수험생들이 평정심을 유지하고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를 탄탄히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수능이 98일 앞으로 다가온 8일,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도 지난해 수능에 이어 변별력 있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부가 지난해 6월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발표한 이후 치러진 수능과 모의평가를 분석한 결과 “기존에는 소수의 문항이 킬러문항으로 특정됐다면, 이제는 변별력 높은 문항이 매우 광범위하게 출제되는 패턴으로 바뀌었다”며 “올해 수능도 국어·수학·영어 모두 변별력 높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6월 4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파악됐다. 선택지에 ‘매력적인 오답’을 배치하는 방식도 활용해 학생들로부터 ‘용암 난이도’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영어 영역의 경우 6월 모의평가에서 1등급이 1.47%에 그쳤을 정도다.

실제 수능은 난이도가 다소 조정될 수 있지만 의대 증원과 자율전공(무전공) 선발 확대 때문에 변별력을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27년 만에 이뤄진 의대 정원 증원으로 상위권 ‘n수생’의 수능 재도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서 난도 조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자율전공 선발 인원이 지난해 비해 2만8000여 명 늘어나면서 기존 합격선을 활용해 대입 전략을 짜는 것이 어려워져 수험생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기보다 기본 개념을 다지고 취약점을 꼼꼼하게 보완하며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마음이 급해지는 시기이므로 일주일 단위로 구체적인 학습 계획을 만들어 마음의 안정과 실력 향상을 꾀해야 한다”며 “올해는 평가원이 그간 출제 기간에 주로 해오던 사설 모의고사 점검을 일찍 시작했으므로, 적중을 예상해 공부하기보다는 개념에 대한 이해를 정확히 하는 기본 학습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주변 환경에 동요하지 말고 끝까지 집중하며, 본인의 실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취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