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강제 개방에 위장 요원까지···베네수엘라 야권 “당국, 마구잡이식 연행”
대선 개표 결과 조작 의혹이 제기된 베네수엘라에서 수사당국이 강제 문 개방, 위장 요원 투입 등 부적절한 방식으로 야권 인사를 연행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주요 야당인 벤테 베네수엘라는 7일(현지시간)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민주야권연합(PUD) 대선후보의 선거캠프 핵심 지도부 중 한 명인 마리아 오로페사의 자택을 정부 요원이 급습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엑스(옛 트위터)에 올렸다.
이 영상에는 정부 요원이 오로페사 자택 입구에 설치된 철제 잠금장치를 부수려고 시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이 동행을 요청하자 “영장을 보여 달라”고 외치는 오로페사의 외침도 들린다.
해당 영상은 오로페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생중계한 뒤 벤테 베네수엘라에서 다시 공유했다.
벤테 베네수엘라는 “포르투게사주 과나레에 있는 오로페사의 주거지에서 당국이 불법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며 “현재 오로페사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야권은 정부 요원들이 방문객처럼 문을 노크한 뒤 야권 정치인과 지지자를 불법으로 연행하는 작전도 벌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 곤살레스 우루티아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신청으로 개시된 개표 감사 절차를 위해 이날 법정에 출석하라는 베네수엘라 대법원의 명령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엑스에서 절차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우리는 유권자의 민의를 반영한, 유효한 개표 결과 증거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검찰은 곤살레스 후보와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상대로 내란 선동 등 혐의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현재 곤살레스 우루티아와 마차도는 은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비판적 논조를 견지하던 지역 신문사 엘카로레뇨 본사에도 이날 정보요원과 국가방위대원이 예고 없이 들어와 수색했다고 베네수엘라 언론노조는 밝혔다.
개표 불투명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지속해서 나오는 가운데 정치 이념이 마두로와 같은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 선관위 발표에 관해 “믿을 수 없다”며 “선거에서 사기가 저질러졌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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