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UP] 귀국길 말 아낀 안세영 vs 협회, 구구절절 해명문
■ 진행 : 윤재희 앵커
■ 출연 : 이종훈 스포츠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안세영 선수와 배드민턴 협회의 갈등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듯 합니다. 더 큰 갈등의 서막일지, 해결의 실마리일지 알아보겠습니다. 이종훈 스포츠평론가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제 공항에 도착한 안세영 선수의 귀국 이야기를 조금 전에 들었는데.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호소다. 싸울 의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이종훈]
안세영 선수가 처음에 금메달을 땄을 때와 목소리를 냈을 때와 같은 결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을 딴 이후에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썼잖아요. 누군가와 전쟁하듯 싸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대화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바꾸고 싶다고 얘기했고 누군가 자신의 말을 귀기울여주는 어른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말들을 했잖아요. 안세영 선수가 어제 입국할 때부터 많은 사람들과 상의한 이후에 이야기하겠다 정도로만 말하고 귀국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예상대로 안세영 선수 그렇게 말을 했고요. 왜 그런 예상을 할 수밖에 없었냐면 안세영 선수는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싸우려고 하는 게 아니거든요.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그동안 계속 오랫동안 가져왔던 낡은 관행 그리고 낡은 제도들을 바꿔달라라고 호소하고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안세영 선수 입장은 여전하다, 변함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협회와 상의한 후에 이야기하겠다, 구체적인 얘기는 그 이후에 하겠다고 했는데. 대화의 여지는 열어둔 걸로 봐야겠죠?
[이종훈]
일단 대화는 하겠죠. 안세영 선수가 본인의 소속팀이라든지 아니면 부모님을 비롯한 지인들과 이 논쟁에 대한 이야기들을 정리한 이후에 협회와 대화를 하고. 대화를 해야만 문제점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도 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대화는 분명히 이어질 겁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상황을 봤을 때 협회가 조목조목 안세영 선수의 말을 반박하는 10페이지짜리 반박 보도자료죠. 반박문을 내놓은 이 상황. 그리고 앞서 리포트에도 나왔습니다마는 내밀한 카톡 내용까지, 선수와 지도자 간의 대화까지 다 공개하면서 이렇게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제는 진실공방을 넘어서 감정싸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감정싸움이 되면 사실상 대화가 잘 이뤄질 수 없게 되겠죠. 그래서 대화가 쉽사리 잘 풀리고 해결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런 예상을 해 봅니다.
[앵커]
말씀하신 협회의 반박 해명자료 부분이 안세영 선수가 귀국한 이후에 나왔고요. 안세영 선수와 그 사이에 대화도 없는 상태에서 나온 건데, 쟁점이 된 부분들을 살펴보면 먼저 부상 관리의 문제점 부분도 나와 있습니다. 협회는 무리하게 대회에 참가시킨 적은 없다는 입장이에요.
[이종훈]
그건 협회 생각이죠. 어떻게 보면 선수가 어떻게 생각했고 어떤 분위기 속에서 대회 출전을 했는지를 협회가 세밀하게 세심하게 파악하고 있는가, 체크를 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감독과 지도자, 협회에서 대회에 나가고 싶냐, 대회에 나갈 거냐. 혹은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이 선수가 진천선수촌에서 같이 훈련하고 있는데 코앞에 국제대회가 다가왔어요. 그런데 몸상태가 안 좋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정서상 선수가 몸이 안 좋아서 못 나가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러면 선수가 자진해서 출전한 게 돼야 되는 겁니까? 어떻게 보면 이런 부분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안세영 선수는 지금 대표팀과 협회에 서운함과 설움과 소외감을 느껴왔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대표팀과 협회는 그렇게 대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한쪽은 서운함을 느꼈고 한쪽은 그렇게 대한 적이 없다고 얘기한다면 서운한 감정을 느낀 당사자에게 먼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를 대화하고 들어주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된다고 보거든요. 지금처럼 안세영 선수가 어제 오후 4시에 귀국하니까 협회장이 아침 7시에 급하게 귀국해서 4시에 귀국해서 얘기하면 곧바로 우리가 반박 보도문 써야 되니까 시간이 없다. 이렇게 대응하는 건 어른스러운 대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앵커]
안세영 선수가 파리에서 폭탄발언을 할 때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라는 표현을 썼었거든요. 이 부분이 어떤 내용일까라는 게 저는 개인적으로 궁금했었는데. 바로 이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선수가 자유의 의지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간 것 같고. 본인의 의지로 선수가 출전할 때 협회가 좀 더 정상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되는 거 아닌가. 여기에 대한 섭섭함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이종훈]
그 부분 분명히 존재합니다. 특히나 국제대회를 나가보면 중국이나 인도네시아나 안세영 선수 레벨의 선수들 같은 경우에 개인 트레이너를 대동하고 온다든지 2~3명의 자신의 팀을 대동하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대표팀이기 때문에 안세영 선수은 그렇게 움직이지 못해요. 대표팀의 일원일 뿐이죠. 그렇게 움직이는데 문제는 안세영 선수가 감정이 올라올 수밖에 없는 과정은 본인은 부상을 참으면서까지 이렇게 하는데, 대표팀에서는 나를 지원해 주고 보호해 주고 케어해 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 거죠. 그러면 감정적으로 서운함이 생길 수 있고 설움이 생길 수 있는 거죠.
[앵커]
안 선수의 무릎 부상과 관련한 오진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해 보여요.
[이종훈]
이 부분은 협회 차원에서도 좀 더 조사를 해 보겠다고 얘기하고 있고. 협회가 어제 이야기했던 부분은 안세영 선수의 첫 번째 오진, 그리고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얘기하는데. 이 오진은 안세영 선수가 지정한 병원에서 한 거다라고 해명했거든요. 이게 해명으로 충분할까요. 어떤 병원을 가서 오진을 했다는 부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안세영 선수가 그 병원을 지정해서 가서 안세영 선수가 그 병원을 선택했으니까 안세영이 잘못한 거다. 협회는 잘못이 없다. 이게 아니라 정확한 문제는 이거죠. 오진이 났을 때 오진의 여부를 떠나서 안세영 선수는 진단결과와 상관없이 여전히 무릎이 아프다고 호소했다는 거죠. 그러면 무릎이 계속 아프고 나아지지 않는다면 왜 그러냐라고 이야기를 하고 다시 검진을 해 보자고 관리하는 것이 맞지. 네가 정한 병원에 가서 진단받았는데 2주면 낫는다며, 5주만 쉬면 된다며라고 말하는 건 옳지 않은 거죠.
[앵커]
올림픽 파리 현지 훈련에서 발목 부상을 입은 적이 있는데 그거에 대한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협회가 해명을 했습니다. 협회는 일단 안 선수가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해서 파리로 파견했고 거기에서 어마어마한 돈이 들었고. 전력 노출을 우려해서 보안을 유지했다, 그런 입장이거든요.
[이종훈]
이것도 서로 입장이 다른 것 같아요. 협회 입장에서는 안세영 선수가 원하는 의사, 서울에 있는 한의사를 우리가 경비를 다 대서 보내주고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 딸 수 있도록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줬다. 사실 안세영 선수가 아니었으면 파리에 있는 한의사를 보낼 수 있었다, 이런 입장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고. 안세영 선수는 한의사 선생님을 보내준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앞부분. 처음에 부상을 당했을 때 전초기지의 메디컬센터에서 치료를 받게 했던 부분이라든지 아니면 안세영 선수가 자신의 부상 상황을 터놓고 이야기를 못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거든요, 지금 현재. 안세영 선수 동생 측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과정, 그리고 그런 분위기, 이런 부분들을 지적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한쪽은 우리는 돈 들여서 보내달라는 한의사 보내줬어라고 얘기하는데, 다른 쪽은 그 결과를 논하는 게 아니라 그 과정을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서로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거죠.
[앵커]
개인 트레이너 계약종료 논란도 있는데안세영 선수 발언을 보면 이 트레이너한테 굉장히 마음적으로 의지를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런데 협회 측에서는 트레이너가 파리행을 거절했다, 그런 입장이에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신가요?
[이종훈]
다른 경기 협회에서 일하는 트레이너들도 이런 경우가 꽤 많아요. 그런데 대부분은 대한배드민턴협회처럼 트레이너와 안세영 선수가 파리에 동행하는 걸 거부했다,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그게 팩트겠죠. 그런데 조금 들여다봐야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한수정 트레이너가 안세영 선수를 케어하는 과정에서. 안세영 선수의 표현에 의하면 어떻게 보면 혼자만 자신을 챙겨주다시피 했다. 많이 의지했다고 얘기했잖아요. 그러면 한수정 트레이너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협회와의 관계에서 안세영 선수 못지않게 쌓인 게 있을 수 있어요. 그리고 처우도 그렇게 좋지 않으니까. 처우와 감정적으로 쌓인 게 있으면 재계약을 할까요, 하지 않을까요? 재계약을 제안한 협회가 올림픽 왔으니까 재계약합시다라고 했을 때, 그런데 속내를 들여다봐야 되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협회 말만 들을 게 아니라 한수정 트레이너의 그때 심경도 들어봐야만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안세영 선수는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계속해서 피력했다고 하는데, 협회는 공식적으로 여기와 관련된 얘기는 들은 바가 없다는 입장이거든요. 전반적으로 선수와 협회 사이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이종훈]
소통 자체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협회에서는 기본적으로 그런 이야기가 전달됐다고 해도 아마 거부했을 겁니다.
대표팀이 안세영 혼자만을 위한 팀이 아니다. 단체다, 집단생활이다라고 이야기하면서 거부했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러면 어떻게 보면 안세영 선수 측에서 이야기를 꺼냈을 때 협회까지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저는 봅니다.
[앵커]
훈련 방식에 대한 지적도 안세영 선수가 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복식이 강하다 보니까 그거 위주로 훈련을 해 왔다는 거잖아요.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이종훈]
실제로 우리는 복식 위주입니다. 과거부터 복식 위주였고. 우리는 단식에서 금메달이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방수현 전 선수가 딴 게 28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거든요. 단식보다는 복식을 선호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단식과 복식을 한 선수가 같이 뛸 수 없어요. 그런데 단식을 포기하고 복식을 뛰게 되면 혼합복식과 남녀복식을 뛸 수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금메달을 최대 2개까지 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식을 뛰게 되면 단식 금메달 하나만 노릴 수 있죠. 그리고 두 번째는 한국대표팀의 특성인데요. 특성이라 함은, 한국 대표팀은 국가대표선수가 선발되면 진천선수촌에서 집단합숙을 합니다. 복식은 호흡이 중요하고 손발을 맞추는 기간이 굉장히 필요한 종목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 같은 경우 호흡이 좋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서 손발을 맞추고 호흡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복식으로 해 왔다는 거죠. 단식보다는 복식 위주의 대표팀이 운영돼 온 것은 안세영 선수의 말처럼 사실입니다.
[앵커]
안세영 선수가 이러저런 이유를 들어서 어쨌든 결과적으로 대표팀을 떠나서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파리 현지에서는 밝히기도 했는데 이 부분은 규정이 바뀌어야 가능한 거 아닙니까?
[이종훈]
지금 현재 상황들을 보면 흘러가는 이야기들과 양상들을 보면 양측이 접점을 찾기가 어렵다. 한쪽이 부러져야만 결론이 날 것 같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이유가 바로 규정과 관련된 부분이에요. 실제로 안세영 선수가 지금 말하고 있는 낡은 규정과 낡은 시스템을 바꾸자는 거거든요, 바꿔달라는 건데. 협회는 이걸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 화면에서도 나옵니다마는 여자는 만 27세, 남자는 만 28세 이상이 될 때까지 국가대표 활동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개인 자격으로 활동할 수 있게,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게 풀어달라는 건데. 저 부분은 협회가 용인을 해 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게 협회의 스폰서 후원금액과도 관계가 된 부분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대한축구협회 다음으로 많은 돈을 후원받는 국내 스포츠 단체예요. 과거 연간 70억 원의 후원금을 받는 조건으로 4년 계약을 맺기도 했고. 굉장히 후원금액이 많은데. 그 후원금액이 많은 이유는 단 하나예요. 대한배드민턴협회 규정에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선수들은 배드민턴협회와 계약된 후원사의 용품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안세영 선수 본인은 다른 신발을 신고 경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이 조항 때문에 굉장히 많은 돈을 후원사들이 지불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안세영 선수가 개인 자격으로 출전을 하겠다? 그리고 대표팀에서 나가겠다라고 한다면 후원사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많은 금액을 지불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안세영 선수와 개인계약을 하려고 하겠죠.
[앵커]
과거 남자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나이제한에 대한 소송에서 이긴 적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종훈]
중요한 부분은 이게 소송으로 간다, 여기서 생각해야 될 게 이겁니다. 처음에 안세영 선수 금메달을 따고 작심발언을 했을 때 대표팀의 총감독이 모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작년부터 세영이가 법적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거든요. 이 부분이거든요.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나이제한의 규정 그리고 개별선수 개인적으로 후원사 계약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두 가지 규정을 만들어달라, 풀어달라는 거거든요. 저거는 협회에서 절대 양보 못합니다.
왜냐하면 협회는 대한민국 배드민턴 전체의 생존의 문제와 직결돼 있다고 항상 주장해 왔거든요. 저게 이용대 선수 이전에도 계속 나왔고 이용대 선수 때도 논란이 됐던 부분인데, 저 논란에 대해서 협회는 초지일관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번에 안세영 선수가 이야기한다고 해서 입장을 섣불리 바꿀 수는 없을 겁니다. 따라서 한쪽이 부러질 때까지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안타깝지만 제 예상입니다.
[앵커]
협회는 말씀하신 것처럼 물러설 생각은 없는 것 같고. 대한체육회 같은 경우에는 앞서 저희가 기사로도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제도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규정도 개정하겠다고 열어둔 상태거든요.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종훈]
일단 대학체육회의 조사를 지켜봐야 되는 부분인데. 지금 그런데 조사가 이상한 게 배드민턴협회도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대한체육회도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문체부도 들여다보겠다고 얘기했잖아요. 지금 여러 군데에서 들여다보겠다고 하는데 상급단체 한곳에서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게 오히려 조사의 실효성이라든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제가 볼 때 배드민턴협회 조사 차원에서, 대학체육회 조사 차원에서는 내규, 규정이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앵커]
안세영 선수의 폭탄발언으로 양궁협회와 계속 비교대상이 되고 있는데. 안세영 선수도 한국의 양궁이 부럽다고 할 정도였는데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 건가요? 어떤 점이 다른 건가요?
[이종훈]
일단 가장 큰 건 이겁니다. 배드민턴협회와 양궁협회의 가장 큰 차이는 국가대표 선수 선발과정이에요.선발과정에서 양궁대표팀은 다른 거 보지 않습니다. 오로지 선발전 성적만 가지고 선수를 선발합니다. 하지만 배드민턴협회는 선발전을 치르지만 선발전 이후의 점수가 많아요. 그리고 이에 명분이 있어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든지 아니면 국제대회, 올림픽 같은 큰 무대 경험이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든지. 이번에 선발전 성적이 나빴지만 이 선수가 그래도 예전에 해 준 게 있는데, 이런 식의 선발이 가능해요.
그게 과거에 선발전 점수 50%, 심사 점수 50%. 국가대표 선수를 뽑는 데 실력이 아닌 심사위원 심사점수 50%라는 말도 안 되는 규정을 만들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을 정도로 이런 시스템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고. 또 하나는 선수 지원과 관리라고 볼 수 있는데. 양궁협회 같은 경우에는 물론 현대차그룹의 든든한 지원, 그리고 후원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겠지만 양궁 같은 경우에는 선수들이 세계 최강이잖아요. 세계 최강의 선수들과 훈련 파트너를 찾기가 어려우니까 아예 슈팅로봇을 만들어버립니다. 평균 9.65점을 쏠 수 있는 슈팅로봇을 만들어서 선수들과 매일 훈련 파트너로 시합을 붙입니다.
하지만 안세영 선수 같은 경우는 단식선수로서 훈련 파트너를 제대로 만나기도 힘든 상황이에요. 그렇게 비교한다면 굉장히 큰 차이가 있겠죠. 게다가 소소한 것까지 본다면, 양궁대표팀은 지금까지 국제대회 나가면 현지에서 선수촌이라든지 현지 음식이 불편한 게 있으면 협회 차원에서 모든 걸 다 지원해 줬어요. 그리고 바꿔줬어요. 그런데 다른 협회들은 더뎌요. 다른 선수들이 볼 때는 양궁 선수들 부럽다. 숙소가 너무 문제가 있다, 낙후돼 있다고 하면 양궁협회는 시내에 있는 호텔을 잡아주거든요. 거기서 숙소생활을 하게 해요. 그리고 음식에 문제가 있다면 도시락을 만들어서 자체적으로 공수해 줍니다. 그런데 이 모습을 다른 선수들이 보고 있으면 부럽겠어요, 안 부럽겠어요? 당연히 부럽겠죠.
[앵커]
상대적인 박탈감이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런 가운데 여러 가지 의견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방수현 해설위원 같은 경우에는 안 선수 혼자 힘으로 지금껏 성장한 건 아니다, 이런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기도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신가요?
[이종훈]
맞는 말이죠. 금메달이라는 게 특정 선수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거든요. 대표팀 그리고 협회 시스템이 있고 또 국민적인 지지와 성원, 응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죠. 맞는 부분이죠. 하지만 금메달을 안세영 혼자 딴 게 아니니까 협회 시스템을 그대로 가자. 이렇게 얘기할 수 없잖아요. 협회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건 맞다고 방수현 위원도 얘기했잖아요. 방수현 위원께서 이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이거를 좋은 시기에 잘 대화를 해서 풀어나가야지, 이렇게 푸는 건 실망스럽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안세영 선수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한 거예요. 목소리라는 얘기를 했잖아요.
자신의 목소리에 가장 힘이 실릴 때. 자신의 목소리를 사람들이 들어줄 때, 그때를 본인은 금메달 딴 순간이라고 생각한 거죠. 그러니까 타이밍의 문제, 가능성의 문제인데. 안세영 선수는 방수현 위원께서 말씀하셨던 것과 다르게 생각한 것 같아요. 협회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건 맞는데 협회 시스템을 바꿔달라고 얘기하려면 지금 이 순간밖에 없다고 생각한 거고. 방수현 해설위원은 천천히 얘기해도 될 것을이라고 이야기한 거죠. 그 차이라고 봅니다.
[앵커]
앞서 평론가께서는 한쪽이 굽히지 않으면 접점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전망을 해 주셨는데 양쪽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고 신중한 대화를 이어가서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이종훈 스포츠평론가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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