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에 나타난 유골 든 ‘유령 선박’···장거리 이동 미스터리
중미 카리브해 섬나라 도미니카공화국 해안에서 10여 구의 유골과 마약이 실린 선박이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도미니카공화국 해군은 전날 북부 리오산후안 해안에 나타난 선박을 조사한 결과 안에서 최소 14구의 유골과 코카인 또는 헤로인 마약류가 발견됐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해군은 감시 레이더로 이 선박의 국적을 식별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압수한 마약류는 마약 통제국에 인계하고, 검찰과 함께 이 선박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며 “이 불행한 비극의 경위를 남김없이 파악할 것”이라고 했다.
디아리오리브레와 리스틴디아리오 등 현지 일간지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이 선박이 아프리카 서부 해안 국가인 모리타니 또는 세네갈에서 출항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선박에는 세네갈 신분증과 50여 개의 휴대전화, 위성항법시스템(GPS) 장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미니카공화국 지질학자인 오시리스 데레온은 “대서양의 해류와 바람을 타고 아프리카 대륙에서 5600㎞가량 떨어진 도미니카공화국까지 선박이 실려 왔을 수 있다”며 “사하라 사막의 모래 먼지가 무역풍을 타고 카리브해 섬나라로 날아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디아리오리브레에 말했다.
그는 이를 대서양을 횡단해 유럽에서 카리브해로 갔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항로에 비유하며 “콜럼버스가 이곳에 도착한 건 항해도에 표시돼 있어서도, 카리브해를 향해 항해를 시작해서도 아니다”라며 “그 역시 이번 선박처럼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중남미에서 가장 먼저 유럽인들이 정착한 곳으로, 이 지역 최초의 유럽 식민지이기도 하다.
이주민 인권보호단체 ‘국경을 걷다’는 배에 탑승한 사람들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로 이주를 시도하다가 바다 위에서 길을 잃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헬레나 말레노 ‘국경을 걷다’ 대변인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카나리아 제도 근처에서) 244척의 선박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대다수는 대서양 항로에서 길을 잃었다”고 BBC 문도에 말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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