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시계가 멈추면 한국 야구의 시간은 없다 [박연준의 시선]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야구를 포함한 스포츠계 모든 아우성에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시계가 멈추면 한국 야구의 시간은 없다.
최저 학력제, 학생 선수 출전 일수 등 변화된 것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최저 학력제다. 제아무리 월등한 야구 실력을 갖추고 있어도, 주요 교과 성적을 선수가 넘지 못하면 그다음 학기 경기 출전이 어렵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말 2023년 2학기 말 최저 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 선수는 2024년 1학기 대회 참가를 막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일명 '공부하는 학생 선수'를 만들기 위한 방법, 야구선수로서 프로 및 대학 진학을 못 했을 경우에 선수들이 공부를 통해 제2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든 방편이다.
겉으로 보면 똑똑한 선수, 미국과 같이 공부와 야구를 병행할 수 있는 좋은 정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고교야구의 경우 학교 자체 내 야구장을 겸비한 야구부가 손에 꼽힌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야구장을 사용하는데, 이 역시 사회인 야구 운영 등 생활 체육에게 시간을 뺏기는 게 일상이다.
선수들은 모든 정규 수업을 마치면 오후 4시~5시쯤 야구장에 나선다. 사회인 야구단이 야구장을 사용하는 8~9시 사이 시간을 생각하면 사실상 선수들이 야구할 수 있는 시간은 3시간이 채 안 된다. 이 짧은 시간 안에 선수들은 배팅 훈련, 투구 훈련을 비롯해 번트 훈련과 PFP(투수 훈련), 라이브 배팅 등 많은 훈련을 소화해야 하고, 결론적으로 훈련을 이행할 수 있는 양도, 할 수 있는 연습 역시 제약을 받고 있다.

최저학력제, 왜 탄생했나
최저학력제는 야구를 비롯한 학생 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탄생한 제도다. 최저학력제는 학생 선수들의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주요 교과 성적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할 때 대회 출전을 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초-중-고 가릴 것 없이 선수들이 운동 외에 공부하지 않는다면, 이후 학기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
올해 최저학력제에 대한 공문 내용에 의하면 초등학교는 해당 과목 학년 평균의 50%, 중학교 40%, 고등학교 30%의 기준을 넘어서야 한다. 만약 이 기준을 넘지 못할 경우, 해당 선수는 다음 학기(6개월 출전 정지)에 열리는 대회에 출전이 불가하다.
이에 대해 야구, 축구 가릴 것 없이 아마 스포츠계 학부모들은 즉각 반박했다. 지속적인 민원과 포럼 진행 등 여러 방법을 거쳐 최저학력제의 문제를 짚었다.
특히 최저학력제의 가장 큰 문제로는 '왜 운동선수가 공부하느냐'가 아니었다. 일반 학생에게도 없는 '최저학력제' 징계 내용이 운동선수에게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학생의 경우 그 어떠한 낮은 성적을 내도 제약을 받는 게 없다. 그러나 야구선수, 운동선수 학생들은 그 기준을 넘지 못하면 대회를 나서지 못해, 진학하는 데 필요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결국 유급 결정까지 초래해야 하는 압박감에 있다.

'최저학력제' 문체부와 교육부 등 정부 생각은?
학생 선수 최저학력제를 두고 관련 있는 정부 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교육부는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문체부 관계자는 7일 MHN스포츠와 전화에서 "교육부, 문체부 차관급 분들이 모여서 지난 7월부터 실무회의를 이어오고 있다. 야구를 비롯한 체육계 학부모님들부터 최저학력제 폐지를 요구하는 분들이 많다"라며 "최저학력제가 오는 9월 2일부터 적용된다. 아직 제도가 시행되지 않았다. 교육부에서는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폐지되고 개정되는 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적용이 되기도 전에 폐지 쪽으로 개정하는 건 교육부에서도 어렵다고 생각할 거다.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라 교육부에 폐지 얘기를 전달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 난 건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같은 날 본 기자와 전화에서 "기존 학교체육진흥법의 경우 초등학교, 중학교 선수가 최저 학력에 미달했으면 e-스쿨 등 인터넷 보충 수업을 받아 대체했었다. 그러나 이 법이 지난 2021년 3월 개정되어 선수들이 기준 학력 미달이 나올 경우 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라며 "당시 교육부는 선수들이 대거 미달 날 경우 학교 자체가 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나올 수 있으니, '신중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것이 강행되었고, 현재의 문제로 번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 역시 많은 민원을 받고 있다. 최저학력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폐지 등 변화가 있다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법 개정이 빨리 되어 학생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음 좋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생각이다. 교육부 역시 현 최저학력제 규정이 너무 강화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연습에) 무아지경 빠지면 바벨 무겁지 않아" 장미란 차관의 금메달도 '연습'에서 나왔다
"무아지경에 빠지면 바벨도 무겁지 않습니다" 장미란 문체부 차관이 tvN 프로그램 '유퀴즈'에 나서 얘기했던 내용이다.
장미란 차관은 역도 선수 출신 정무직 공무원으로 문체부 제2차관으로 자리하고 있다.
선수 시절 대한민국 여자 역도 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웠으며,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그리고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등 화려한 메달 획득 이력을 남긴 한국 스포츠계 레전드 선수이다.
은퇴 이후 대학교수를 거쳐 지난해 7월 윤석열 정주의 문체부 제2차관으로 임명되어 국정홍보·체육·관광 부분 행정을 이끌고 있다.
장미란 차관의 선수 시절 금메달을 비롯해 메달 영광은 숨겨진 연습에서 나왔다. 수많은 바벨을 들고, 땀과 눈물을 훔치며 만들어진 것이다.
선수들에게 주어져야 할 노력과 연습 시간의 무게에 대해 누구보다 더욱 잘 알고 있을 터. 그러나 장미란 차관은 학생 선수 최저학력제에 찬성 의견을 내비쳤다.
장 차관은 지난해 12월 한국일보를 통해 "평범한 학생들이 스포츠를 교과 수업 중 충분히 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해당 내용은 운동선수의 길을 걷다 중도 이탈한 학생 등이 쉽게 진로를 갈아탈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최저학력제 도입에 간접적인 찬성 의사를 밝힌 것이다.
앞서 말해 장미란 차관의 금메달은 훈련으로 만들어진 값진 메달이다. 그러나 만약 장미란 차관이 아마추어 선수였을 시절, 중-고등학교 선수 시절 최저학력제가 있었다면 장미란 선수는 어땠을까. 아무도 들 수 없는 바벨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닌 책상 앞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어야 하며, 정규 시간을 다 보내고 난다면 생활 체육 동호회에 체육관을 뺏겨 운동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이후 시간을 맞춰 연습에 나서려 하다 보니 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치는 경우에 놓였을 것이다.

"선수들이 공부하는 게 왜", "기자 양반이 야구해서 바보라 그래"
항상 듣는 얘기다. 학생 선수 최저학력제에 관한 기사를 작성하면 "선수들이 공부하는 게 왜", "기자 양반네가 야구했으니 몰라서 그런 거다"라는 내용과 함께 욕설이 난무한다.
선수들이 공부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스포츠계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규 수업 시간을 마치면 선수들이 운동장에 나서는 4~5시. 학교 운동장이 없다면 지자체 운동장으로 나서야 한다. 야구로 예를 들자면 학교 야구장이 아닌 시 운영의 야구장으로 나서야 한다. 보통 야구장에 나서면 늦은 오후 시간, 사회인 야구팀이 야구장에 나서는 시간은 저녁 7시. 선수들이 운동할 시간이 없다.
수도권 A 고교야구부 지도자는 본 기자와 전화에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 모든 선수가 프로에 갈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이후 대학 진학을 노리는 게 통상적이다"라며 "그런데 대학을 진학 하려면 야구 실력이 필요하다. 물론 대학 입시에 공부 성적도 들어가지만, 야구선수는 야구를 잘해야 한다. 타율 등 성적을 못 맞추는데 공부만 잘하면 뭐 하나"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지자체는 사회인 야구 운영 역시 중요하게 생각한다. 리그 운영으로 협회 운영비를 벌고 또 생활 체육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정규 수업을 마치고 우리 애들이 운동할 공간이 없다.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공부와 야구를 병행하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학교 수업 및 공부 진행 이후 야구장에서 운동할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 자체가 없는 것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일 운동과 학교 수업 병행, 주말리그 진행까지, 선수들이 쉴 시간이 없다. KBO리그 선수들은 주 7일 중 월요일에는 쉬지 않나. 엘리트 고교야구 선수들은 이 시간마저 없다. 부상 위험, 없는 휴식, 공부, 야구 다 신경 쓰다 보니 선수들의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최저학력제가 없어져야 하는 이유"라고 피력했다.
사실이다. 정규 수업을 마치고 온전히 야구 훈련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비인기 종목 스포츠는 더 악화된 상황이다. 야구장 사용 등 환경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저 정책으로만 표면을 빛내려 하다 보니 오히려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한국은 야구장이 부족하다. 사회인 야구팀, 엘리트 학교팀이 모두 사용하기엔 공간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작정 행정적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훈련 시간은 짧아지고 공부만 해야 하는, 운동선수가 아닌 공부 선수가 불러야 하는 실정이다.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 공부시키지 마라'라는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영향 때문에 그런 것이다. 최저학력제가 이행되고 정규 수업을 받기 위해선 선수들에게 훈련 시간 역시 지켜져야 한다. 야구를 비롯한 운동선수 학생들에게 정작 중요한 '운동 시간'을 없앤 최저학력제의 영향이다.

본 기자는 고등학교 때까지 야구선수였다. 최저학력제 및 주말 대회 운영 등 현재 시행되고 있는 규정을 모두 거쳤다.
당시 꿈은 당연히 야구선수였다. 그래서 눈 뜨면 야구하고 눈을 감을 때까지 야구 생각만 하는, 야구에 열중을 가했다. 그러나 최저학력제 도입 초입 시기에는 물론 주말리그 여파로 수업 진행은 물론 주말에는 대회 진행을 하면서 제대로 쉴 시간조차 없었다. 특히 수업 진행 이후 야구 훈련은 말이 안 됐다. 오후 수업을 조퇴 처리하고 야구장을 나서도 그 시간은 오후 2시, 당시는 현재에 비해 더 좋은 운동 시간이 보장되었으나, 배팅 훈련, 수비 훈련, 팀 훈련을 거치면 7시가 넘었다. 그래도 훈련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 지도자분들은 야간 훈련 개인 티 배팅 500개, 스윙 1,000개를 이행했다.
모든 일과를 지내면 시간은 새벽 1시, 씻고 누우면 2시가 넘었다. 학교 정규 수업은 9시 시작. 결국 쉴 수 있는 개인 시간은 7시간이 채 안 됐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선 잠을 자는 게 통상적이었고, 선생님들은 이를 마땅히 여기지 않았다. 수업에 집중이 되지 않아도 깨어 있어야 하고, 피로는 피로대로 쌓였다.
쌓인 피로에 야구는 물론 공부도 챙기지 못했다. 학교 시험은 당연히 좋지 못했다. e-학교 대상자였다. 기존 훈련 시간에 e-학교 이행 시간을 더하니 자는 시간은 더 줄어들었다. 선수 시절 본 기자가 느낀 해당 제도들은 '겉으로만 의미 있는 속은 말도 안 되는 제도'였다. 휴식도, 공부도, 야구도 제대로 챙길 수 없는 터무니 없는 제도였다.
두 마리 토끼를 챙긴다는 건 너무나도 무리였다. 그러나 해당 제도는 시간을 지나 현재 더욱 강화되었다. e-학교 이행이 아닌 대회를 나설 수 없는 제도가 되었다. 운동선수에게 중요한 휴식이 없으니 피곤하게 되고 이 여파가 공부든 야구든 뭐든 부분에 악영향을 끼친다. 결국 최저학력제 폐지론의 중점은 선수들의 휴식 보장이 되지 않는 것과 운동 시간 보장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선수들에게 언제나 '악영향 뫼비우스 띠' 이었다.

결론은 윤석열 대통령이 움직여야, 이는 윤 대통령 공약 사항이었다
학생선수최저학력제 폐지는 대통령 윤석열 이전에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공약 사항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당시 내세운 스포츠 관련 주요 공약은 '스포츠 혁신위 권고안 재검토'였다. 해당 내용에는 최저학력제 전면 재검토를 포함해 엘리트 선수들의 발전을 위한 공약들이 여럿 있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2년을 넘어 29개월 차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폭로 내용을 두고 "폭로 인지하고 있다. 배드민턴협회를 예의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해 대한배드민턴협회 및 대표팀과 관련한 문제들에 문체부가 나서 경위 파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스포츠를 위한다면, 우선순위로 나서야 할 부분은 본인의 공약 사항인 최저학력제와 주말 대회 폐지 등 운동선수를 위한 공약 이행이 아닌가 싶다. 지금처럼 최저학력제가 계속 이어진다면, 선수들이 공부하는 시간만 늘고 운동하는 시간이 짧아지는 운동선수의 기본을 할 수 없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한국 야구는 물론 한국 스포츠의 미래는 결국 없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 이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 대통령이 나서 현 상황을 바꾸어야 선수들도 진정한 엘리트 스포츠 선수가 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시계가 멈추면 한국 야구는 물론 한국 스포츠의 시간은 멈추게 된다. 대통령의 결단과 결정이 시급하다. 그래야 야구를 비롯한 한국 스포츠가 올바른 선진 스포츠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사진=MHN스포츠 DB,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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