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발차기' 박태준 "꿈은 아니죠?"… 태권도 종주국 자존심 세워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태준이 꿈을 이뤄 영광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사진은 금메달 확정 이후 태극기를 들고 관중의 환호에 화답하는 박태준. /사진=뉴시스

박태준이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박태준은 8일 오전(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전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를 2-0(9-0 13-1)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이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지난 2016년 리우 대회 이후 처음이다. 남자로 국한하면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무려 16년만이다.

금메달이 확정된 후 박태준은 "꿈은 아니죠"라고 물으며 미소를 지었다. 박태준은 "올림픽 금메달은 모든 스포츠인의 꿈인데 내가 이를 이룰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경기장에 입장하면서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들으며 각오를 다졌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며 "시상식 후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는 마냥 좋았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박태준이 파리올림픽 태권도에서 한국에 16년만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사진은 시상식에 입장하면머 자신과의 결승전에서 부상을 당한 가심 마고메도프의 입장을 도와주는 박태준. /사진=뉴스1

이날 결승전에서 박태준은 마고메도프가 부상을 당하면서 다소 일방적인 경기 끝에 승리했다. 이에 대해 "평소 국제대회에서 자주 보던 선수라 잘 안다"며 "경기 후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상대도 '경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 괜찮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에 입장할 때와 시상대에 오를 때는 마고메도프를 부축했고 마고메도프 역시 환하게 웃으며 화답해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이기도 했다.

한성고 선배인 이대훈을 롤모델이라고 밝힌 박태준은 "한성고에 태권도 올림픽 메달이 은메달과 동메달밖에 없었는데 내가 금메달을 채웠다"며 모교에 대한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박태준의 동생도 태권도 선수다. 현재 한성고에 재학중인 동생 박민규에 대해 "우승하면 자기를 언급해달라고 했는데 할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금메달을 동생 목에 걸어주는 것은 잠시 고민해 보겠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차상엽 기자 torwar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