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꿈 아니죠?"'노란색 소변' 올림픽 전 '길몽' 꾼 박태준, '롤모델' 이대훈의 恨 풀었다[올림픽]
[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박태준(경희대)은 지난 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에 '길몽'을 소개해줬다.
"꿈에서 소변이 안 멈추고 계속 나오더라. 노란색 소변이었다. 병원을 막 가려던 순간에 깼는데,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무조건 좋은 꿈이라고 하더라." 이 꿈은 현실이 됐다. 박태준은 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남자 태권도에서 얻은 16년만의 금메달이자, 한국 태권도의 한과 같았던 남자 58㎏급의 첫번째 금메달이었다. 한국은 이 체급에 꾸준히 슈퍼스타들을 배출했지만, 2012년 런던대회에선 이대훈이 은메달, 2016년 리우대회에선 김태훈이 동메달, 직전 도쿄 대회에선 장준이 동메달에 머물렀다.
박태준은 될성 부른 떡잎이었다. 어렸을 적 친구를 따라 체육관에 가면서 태권도를 시작한 박태준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걸었다. 박태준은 고등학교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1학년 때부터 전국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고교 3년간 딱 1번 졌을 뿐이다. 박태준도 "31연승까지는 세봤는데, 그 뒤로는 얼마나 이겼는지 세보지 않았다"고 했다.
이대훈은 2022년 고교생 신분으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보다 어렵다는 태권도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그는 생애 첫 국제 대회였던 2022년 10월 맨체스터 월드그랑프리에서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비토 델라킬라(이탈리아)와 은메달리스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를 준결승과 결승에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승승장구했다. 2023년 6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비올림픽 체급인 남자 54㎏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차지하며 대회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박태준의 거침없는 질주는 계속됐다. 해당 체급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랭킹 5위에 오른 박태준은 지난 2월에 열린 파리 올림픽 국내 선발전에서 WT 올림픽랭킹 3위이자 한국 태권도의 에이스로 꼽히는 장 준(한국가스공사)마저 격파했다. 이 경기 전까지 장 준을 상대로 6전패를 당했던 박태준은 허를 찌르는 승부수로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박태준은 "이 경기를 앞두고 지면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배수진을 쳤다. 다행히 승리하고 자신감이 더욱 커진 것 같다"고 했다.
박태준은 경기 전 항상 음악을 듣는다. 올림픽에서도 매트에 오르기 전까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었다. 빠른 템포의 노래를 주로 듣는데, 결승전을 앞두고는 선곡을 바꿨다.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였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박태준은 "이 금메달을 위해 21년을 살아온 것 같다"고 웃었다.
박태준에게는 특별한 동생이 있다. 세살 터울인 박민규다. 박민규 역시 이 체급의 유망주다. 박태준은 자신보다 운동신경이 좋은 동생을 훈련파트너로 두고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어릴 때부터 많이 싸웠다는 동생과 함께 태극마크를 다는 게 박태준이 품은 소망 중 하나다. 박태준은 이날 경기가 끝날때마다 동생과 문자를 주고 받으며 기운을 받았다. 그는 "동생이 자기 언급해 달라고 하더라. 동생이 금메달을 목에 걸어달라는데 이건 고민을 좀 해야할 것 같다"고 웃었다.
박태준의 롤모델은 고등학교 선배기도 한 '레전드' 이대훈이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초등학교 4학년때 찍은 사진을 아직도 간직하고, 고등학교 역시 이대훈이 나온 한성고로 진학할 정도였다. 박태준은 '선배' 이대훈의 조언 속 무럭무럭 성장했고, 여전히 이대훈 처럼 롱런하고 싶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박태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올림픽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은퇴한) 이대훈 코치의 한을 풀겠다"고 다짐했다. 이대훈의 한을 풀어낸 박태준은 경기 후 "이거 꿈 아니죠?"라고 웃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게 모든 스포츠인의 꿈이다. 항상 포디움 꼭대기에 서서 애국가를 울리고 싶다고 했는데 현실이 됐다. 은, 동메달만 있던 한성고에 금메달을 채우게 돼 기쁘다"고 했다. 한국 태권도는 이제 박태준의 시대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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