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16년만의 남자 태권도 '금빛 발차기'…58㎏급 사상 첫 우승 [뉴시스Pic]
[서울·파리=뉴시스]전신 김희준 최동준 김진아 기자 = 박태준(20·경희대)이 한국 남자 태권도에 16년 만의 금메달을 선사했다.
올림픽 겨루기 세계랭킹 5위 박태준은 7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세계 26위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에 기권승을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준이 라운드 점수 2-0(9-0 13-1)으로 앞선 2라운드 종료 1분여 전 경기 도중 왼쪽 다리를 다친 마고메도프가 다시 한 번 쓰러졌다. 마고메도프가 더 이상 경기가 힘들다는 의사를 드러내며 박태준과 포옹을 나눴고, 그대로 박태준의 승리가 결정됐다.
16강전에서 세계 29위 요한드리 그라나도(베네수엘라)를, 8강전에서 세계 11위 시리앙 라베(프랑스)를 꺾은 박태준은 준결승에서 세계 1위이자 2021년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를 2-0(6-2 13-6)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젠두비라는 큰 산을 넘은 박태준은 여세를 몰아 결승에서 '금빛 발차기'를 선보였다.
박태준의 금메달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노골드'에 그쳤던 한국 태권도의 체면을 살리는 것이다. 당시 한국은 은 1개, 동 2개를 땄다.
남자부로 범위를 좁히면 2008년 베이징 대회 남자 68㎏급 손태진, 남자 80㎏ 초과급 차동민 이후 16년 만에 금메달이다.
한국 태권도가 올림픽 남자 58㎏급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박태준의 이 체급 결승 진출은 2012년 런던 대회 이대훈(은퇴)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이대훈은 당시 결승에서 패배해 은메달에 만족했다.
이대훈의 은메달이 박태준 이전에 한국 남자 태권도가 이 체급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이외에 남자 58㎏급에서 딴 메달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의 김태훈, 2020 도쿄 대회의 장준이 따낸 동메달이 전부였다.
가벼운 몸놀림으로 경기장에 올라온 박태준은 경기 시작 6초 만에 몸통 발차기로 2점을 선취했다.
53초가 흐른 뒤 박태준과 마고메도프는 함께 발차기를 시도하다 다리가 엇갈려 부딪혔다. 마고메도프가 왼쪽 무릎 쪽에 심각한 통증을 호소하면서 의료진이 들어왔고,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이후 마고메도프에 감점이 주어져 3-0으로 앞선 박태준은 1라운드 막판 연이은 몸통 발차기로 대거 4점을 추가했다.
마고메도프는 1라운드가 끝나기 14초 전 박태준과 동시에 발차기를 했다가 또 왼쪽 다리에 문제가 생겼고, 이후 절뚝거리며 제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박태준은 상대 감점으로 2점을 더 올리며 1라운드를 가져갔다.
다리 상태가 온전치 않아보였지만, 마고메도프는 2라운드를 뛰기 위해 매트 위에 올랐다.
상대 감점으로 2-0 리드를 잡은 박태준은 2-1로 앞선 2라운드 시작 31초께 마고메도프의 머리 발차기 공격이 비디오 판독 끝에 무효 처리되면서 리드를 지켰다.
박태준은 곧바로 돌려차기로 상대의 머리를 때려 5점을 획득했다. 상대가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지만 판독에서도 공격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몸통 발차기 공격과 상대 감점으로 라운드 중반 13-1까지 앞서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박태준의 13-1 리드가 유지되던 2라운드 종료 1분2초 전 마고메도프는 다시 한 번 왼쪽 다리 이상으로 쓰러졌다.
치료에도 통증이 가시지 않은 마고메도프는 기권 의사를 드러냈다. 박태준과 마고메도프는 포옹을 나눴고, 경기는 그대로 박태준의 승리로 끝났다.
박태준은 올해 2월 최종 선발전에서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3위로 높은 장준을 꺾고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최종 선발전 이전까지 장준에게 6전 전패를 당했던 박태준의 승리를 점치는 이가 많지 않았으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승리를 거두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장준을 꺾고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 자신감을 키운 박태준은 첫 올림픽에서 최정상을 정복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 4명 중 가장 먼저 결전에 나선 박태준이 역사적인 금메달을 일구면서 한국 태권도 대표팀은 '멀티 골드'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photo1006@newsis.com, jinxijun@newsis.com, photocdj@newsis.com, blueso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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