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뉴욕 센트럴 파크가 해마다 꽃을 피우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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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년을 뉴욕 맨해튼에서 보냈다.
뉴욕 시청(NYC),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Met Opea), 그리고 센트럴파크(Central Park Conservancy)에서 보내오는 소식은 나의 감성을 노크하곤 한다.
뉴욕을 대표하는 멋진 공원을 만들어가는 이들은 놀랍게도 개인들의 기부금으로 설립된 비영리 민간단체다.
뉴욕 센트럴 파크의 단풍을 담은 가을 편지가 기다려지는 정말 뜨거운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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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년을 뉴욕 맨해튼에서 보냈다. 1년이라는 시간은 교수라는 직업에 감사함을 갖게 했다. 벌써 6년이 지났지만, 이 도시는 때마다 당시의 추억을 내게 소환해 준다. 어떤 습관처럼 뉴욕발 이메일은 여전히 나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시청(NYC),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Met Opea), 그리고 센트럴파크(Central Park Conservancy)에서 보내오는 소식은 나의 감성을 노크하곤 한다.
그중 센트럴 파크 메일은 더없이 반갑다. 집에서 대학 연구실로 갈 때면 5번가를 건너서 들어가 구불구불 가로질러 걸었다. 계절마다 공원의 풍경이 달랐듯 화보 같은 편지에는 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계절의 꽃소식과 나무 그리고 호수의 고즈넉한 풍경을 선물한다.
어느덧 마음이 촉촉해졌을까 싶으면 눈에 들어오는 문구가 있다. '기부'를 권유하는 것이다. 해마다 12월이면 다음 해 봄에 필 튤립과 수선화 소식이 온다. 구근(球根) 한 모종에 1달러이며 최소 50 달러부터 접수한다고 말한다. "아직 모종들을 심을 장소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공원 어디선가 꽃을 만난다면 당신의 모종이 그 가운데 있음을 알게 될 겁니다"라는 글의 마무리는 누구라도 이들과 뜻을 나누며 지구 끝까지라도 함께 하려는 마음을 내기에 충분할 것이다.
뉴욕을 대표하는 멋진 공원을 만들어가는 이들은 놀랍게도 개인들의 기부금으로 설립된 비영리 민간단체다. 뉴욕시의 재정적 지원이나 개입은 오히려 제한적이다. 기부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적고 튤립과 수선화 중 어느 꽃을 심을 것인지를 선선히 고르면서 십시일반으로 오늘은 물론 미래에도 최고일 공간을 매일매일 가꿀 수 있는 것이다. 기부 권유는 세계 모든 나라 모든 도시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데, 우리나라는 물론 북한도 선택지에 들어 있다
우리나라가 기부에 관한 법령을 둔 때는 1951년이다. 제법 오래다. 시작은 역설적이지만 기부금 모집을 금지하는 것이었다. 명칭도 '기부금모집금지법'이었고, 일부 기부금 모집이 가능한 경우는 정당이나 종교단체, 학교장학회 정도였다. 그나마도 출연자는 정당원이거나 신도로 제한했다. 당시는 요즘같이 경제가 풍족하지도 않은 시절이기도 했겠지만, 부정부패가 만연해 '무상 또는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금품에 대한 경계심 때문으로 읽힌다.
이후 재해 구호를 위해 기부금 모집이 필요함에 따라, 2006년 명칭을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로 변경했다가, 올해부터는 '기부금품의 모집·사용 및 기부문화 활성화에 관한 법률'로 새롭게 했다. 바야흐로 기부문화 활성화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개정법이 시행된 지 채 열흘도 안 된다. 기부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따뜻한 기부를 장려하기 위해 '기부의 날'도 두고 있다. 이제는 이메일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기부금을 모집할 수 있게 됐다.
빠른 경제발전을 이룬 이 나라에서 기부문화가 더욱 확산되면 선진국으로서의 품격마저도 갖추게 될 것이다. 뉴욕 센트럴 파크의 단풍을 담은 가을 편지가 기다려지는 정말 뜨거운 여름이다. 이상훈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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