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칼럼] 카운트다운, 제7광구

윤권종 글로컬소프트파워연구소 소장

1980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제 칠 광구-'로 시작하는 가수 정란희의 '제7광구'라는 흥겨운 노래는 그 시절을 추억하는 사람들의 뇌리에 아직도 생생할 것이다. 그 시절 가난했던 우리는 이 노래와 함께 산유국의 부푼 꿈을 꿨다.

제7광구는 제주도 남쪽으로 약 450㎞ 떨어진 제주해양분지의 해저대륙붕(약 8만 2000㎢)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82%에 달하는 광할한 면적의 한·일공동개발구역(JDZ)이다.

UN해양법이 발효되기 이전인 1978년 6월 22일, 한국과 일본은 오는 2028년 6월 22일까지 이곳을 50년간 공동개발하는 내용의 조약을 체결했다. 양국은 종료기한 3년 전에는 공동개발 종료 여부에 대해 통보해야 한다. 그 날이 바로 내년 6월 22일이다.

UN 등 국제기구가 이 지역의 석유·천연가스 매장량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석유 1000억 배럴, 천연가스 210조 톤 등이 매장돼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2600억 배럴), 천연가스(22조 톤) 매장량과 비교해도 엄청난 규모인 것으로, 보고서는 이곳이 '아시아의 또 다른 페르시아만 걸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에 1970년 박정희 정부는 국제법 판례상 '대륙 연장론'에 입각한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을 공포하고 사실상 제7광구의 영유권을 선언했다. 그러나 당시 한국은 석유 시추에 대한 기술력이 없어 일본과의 공동개발을 추진했다. 이후 1982년 국제해양에 대한 기준이 대륙붕에서 200해리 해양수역으로 획정되면서 제7광구 대부분이 일본에 포함됐다. 일본으로서는 독자적인 영유권 주장의 빌미를 갖게 된 셈이다.

이명박 정부는 2012년 UN 대륙붕한계위원회에 동중국해 대륙붕 경계에 대한 정식 정보를 제출했고,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제7광구 개발을 재추진하기 위해 한국석유공사를 개발사업자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외교적 사안이라는 이유로 입장 발표를 거부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제7광구 서쪽 인접한 곳에서 중·일합작으로 공동시추를 하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한국과 일본의 문제를 넘어 한·중·일 3국 간 영유권 분쟁으로 발전돼 더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제7광구는 국토 영유권 수호의 문제이며, 미래 세대가 살아갈 수 있는 생존의 창고다.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현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해결의 의지는 있는가? 후대에 역사적 치욕이 되지 말아야 한다.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윤권종 글로컬소프트파워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