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들으며 경기장 입장했어요”...박태준, 한국 태권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
“이거 꿈 아니죠?”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태준이 시상식 후 믹스트존에서 들어서자마자 남긴 말이다. 꿈에서도 간절히 그렸던 올림픽 무대에서 따낸 금메달의 기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소감이었다.
한국 태권도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00 시드니 이후 매 올림픽마다 1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냈지만, 3년 전 열린 2020 도쿄에서 처음으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구겨졌던 종주국의 자존심은 박태준의 금메달로 회복된 셈이다. 2016 리우 이후 8년 만의 태권도 금메달이다.
아울러 남자 58kg급의 올림픽 첫 금메달이다. 이 체급은 ‘태권도 황제’로 이름을 높였던 이대훈(現 대전시청 코치)가 2012 런던에서 은메달을 따낸 적은 있고, 2016 리우의 김태훈, 2020 도쿄의 장준이 동메달을 따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해내지 못했던 ‘금빛 발차기’를 스무살의 신성 박태준이 해낸 것이다.
한국 태권도 남자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로 따지면 세월은 더 거슬러 올라간다. 2008 베이징의 손태진(68㎏급), 차동민(80㎏ 초과급) 이후 한국 남자 태권도 선수는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2012 런던과 2016 리우에서는 여자 67kg급의 황경선과 오혜리가 태권도의 유일한 금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이래저래 박태준의 금메달은 한국 태권도사에 큰 족적을 남긴 셈이다.
상대 선수 부상 상황에 대해 물었다. 박태준은 “저의 오른발과 상대 왼발이 서로 몸통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때리려다 맞부딪혔다. 서로 정강이끼리 부딪혔는데, 원래 상대가 아프던 곳인지, 서로 부딪혀서 강한 충격 때문에 다친건지는 모르겠는데 이후 고통을 호소했다”라고 설명했다.
박태준의 롤모델은 이대훈이다. 자신의 롤모델조차 품어보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박태준이다. 그는 “이대훈 코치님께 고맙다는 말과 ‘제가 해냈어요. 부럽죠?’라고 물어보고 싶다. 코치님은 ‘부럽지 않다’라고 말하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태준은 올림픽 전 각오를 밝힐 때 항상 “포디움 꼭대기에 서서 애국가를 듣는게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자신의 각오가 그대로 실현된 셈이다. 이에 대해 박태준은 “그 각오를 말하던 게 시상대 위에서 딱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