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 만들던 ‘이 회사’ 이젠 잡곡도 판다…식품으로 영역 넓힌 가전기업들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4. 8. 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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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지속 성장 한계 극복 위해
연관 식품 사업으로 눈 돌려
휴롬, 세척 과일 담은 ‘주스키트’
쿠첸, 곡물 혼합한 ‘121건강잡곡’
기존 제품 시너지로 판매량 증가
최근 국내 중소 가전 브랜드들이 가전과 연관된 식품 영역까지 손을 뻗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기존 자사 대표 가전과 관련이 있는 식품들을 출시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하는 추세다.

식품 위생·안전에 민감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미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가 출시한 제품에 대해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어 가전기업들의 식품사업들은 좋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기존에 출시되었던 가전들 역시 ‘맞춤형 식품’들이 새로 출시되며 소비자들이 편의가 개선되자 덩달아 마케팅 효과를 누리는 등 선순환이 이루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액기 등 건강가전기업으로 알려진 휴롬은 최근 별도의 손질없이 ABC(사과, 비트, 당근) 주스 등을 만들 수 있도록 세척 과일을 소분해 담은 ‘휴롬 주스키트’를 출시했다. 휴롬 관계자는 “원액기 쓰시는 분들이 채소와 과일을 개별 구매하기 번거로워 하는 경우가 있었고 이로인해 ‘과일키트’에 대한 수요가 발생했다”며 “소비자들이 손쉽게 제품을 활용하고 신선한 과일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 키트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과채공동구매 프로젝트인 ‘휴롬 과채트럭’도 시작했다. 제철 채소과일을 생산하는 지역농가를 선별해 휴롬 공식 쇼핑몰에서 매월 2회 공동구매를 실시하는 프로젝트다.

휴롬 주스키트[사진제공=휴롬]
지난해 집에서 취향에 맞는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인스퓨어 스팀100 바리스타 정수기’를 출시한 쿠쿠는 이 정수기에 최적화된 커피 원두를 자체 개발해 출시했다. 스팀100바리스타 정수기는 3개의 커피 브루잉 전용 버튼으로 개인 취향에 따라 농도와 온도, 용량을 3단계씩 선택할 수 있으며 물 온도 역시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기호에 맞는 온도를 맞출 수 있다.

쿠쿠 측은 “커피 원두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번거로움은 줄이고 커피 맛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원두를 자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에티오피아 스페셜 블렌딩 조이풀 원두는 오렌지 등 풋과일의 시트러스 향미와 은은한 단 맛이 특징이며, 블루마운틴 스페셜 블렌딩 마운틴은 브라운 슈가의 달콤한 향과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우러져 부드러운 느낌이 장점이다. 당초에는 정수기 구매 고객에게 사은품 형식으로 제공됐지만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며 원두를 판매하게 됐다.

쿠쿠의 커피원두[사진제공=쿠쿠]
또 다른 가전 기업 앳홈의 경우 단백질 식품 브랜드 ‘프로티원’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처음 제품을 출시한 이후 2023년 7월에는 여성 단백질 식품 브랜드로 리브랜딩해 맛과 성분, 패키지 등을 리뉴얼해 출시했다. 지난 2023년 11월말 건강·화장품 유통업체인 올리브영의 온라인 몰에 입점 후 두 달간 단백질쉐이크 부문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얻었다.

올해 3월에는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면서 올리브영이 선정한 이달의 제품인 ‘올영픽’에 선정돼 브랜드 인지도를 대폭 높이는 기회를 얻었다. 프로티원 파우치형은 당류는 1g으로 낮추고 단백질은 최대 23g까지 높인 ‘저당 고단백 쉐이크’로 차전자피, 15곡 곡물발효효소, 글루코만난, 비오틴, 엘라스틴 등 건강을 위한 다양한 부원료를 포함한 게 특징이다.

앳홈 측은 “가전이 개인의 건강 및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보니 우리회사 뿐 아니라 업체들의 관심과 사업분야가 자연스럽게 식품으로까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기존 가전 브랜드의 명성만으로는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식품사업에서의 전문성과 차별점을 확보하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앳홈 프로티원[사진제공=앳홈]
쿠첸은 지난 2022년 국내 양곡 유통업체인 농협양곡과 공동개발한 ‘121건강잡곡’을 처음 선보였다. 쿠첸 밥맛연구소 소속 밥 소믈리에가 곡물 별 특징에 따라 쌀과 잡곡을 적정 비율로 배합해 영양은 물론 맛과 식감도 한층 높였다. 건강 키워드에 맞는 다섯 가지 곡물이 혼합돼 식단 관리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38%늘었다. 특히 쿠첸의 브레인 밥솥에서 121건강잡곡 전용 메뉴로 잡곡밥을 취사하도록 한 신제품의 경우 판매량 증가를 견인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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