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벌레처럼 붙어" 손담비 母女 가정사, 시청자도 울었다 [아빠하고 나하고][★밤TView]

김나라 기자 2024. 8. 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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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나라 기자]
/사진=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캡처
'아빠하고 나하고'에 출연한 손담비 모녀
'아빠하고 나하고'에서 가수 겸 연기자 손담비 모녀가 눈물로 상처를 나누며 안방극장에 먹먹함을 선사했다.

7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선 처음으로 속마음을 터놓는 손담비 모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손담비는 "남편도 저도 둘 다 마흔 살이 넘었다. 결혼 1년 이후부터 아기에 관심이 있어서 그때부터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게 됐다. 지금 제 삶의 포커스는 아기이다.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라며 2세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일상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2022년 스피드 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이규혁과 결혼했다.

손담비는 "지금이 두 번째 시도이다. 첫 번째는 난자 채취하고 이식까지 다 했는데 실패했다. 착상이 안 됐다"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시험관이 힘들다던데"라는 제작진의 반응에 "네, 많이 힘들다. 배가 온통 멍이다. 복수 찬 것처럼 튀어나와 있고. 살도 8kg 정도 쪘다. 이식하고도 주사를 계속 맞아야 한다. 쉽지 않은 선택이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후 손담비의 모친이 등장, 두 사람은 다정하게 식사를 한 뒤 속 깊은 얘기를 꺼냈다. 손담비는 "옛날에 부모님이 너무 엄격해서, 내 친구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대상이 우리 엄마와 아빠였다. 통금 시간도 있어서 친구들이 다 우리 집으로 놀러 왔었다. 고등학생 때 인기가 많았는데 엄마가 절 쫓아온 남학생들한테 물을 뿌렸었다. 중3 때는 통금 시간을 어겼다고 머리를 삭발로 밀렸다. 집에 들어갔는데 엄마가 가위를 들고 계시더라. 밤 10시에 들어간 게 저의 제일 큰 반항이었는데 그때 폭발하셨다. 아무리 딸이 사춘기라도 어떤 엄마가 딸 머리를 미냐. 너무 무서웠다"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손담비는 "엄마가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아지다 보니 마음의 문을 닫고 사셨다더라"라고 불화를 언급했다.

손담비는 "생각해 보니 20대 때부터 제가 가족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아예 없었다. 연습생 때 독립해서 숙소 생활을 했고, 가수 활동 9년 내내 거의 잠을 못 잤을 정도로 바쁘게 보냈다"라고 회상했다.

손담비 모친은 "너 20살 때 아빠(남편)가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엄마가 아무것도 못했잖아. 이전에 아빠가 돈을 많이 벌어놓은 것도 아니었고"라고 언급했다.

이에 손담비는 "아빠가 아프시면서 가정이 휘청거려 빚이 좀 많았다. 집도 팔고 단칸방으로 옮기고 또 빚이 생기고. 집이 안 좋아진 건 안 좋아진 건데 아빠까지 아프시니까 총체적 난국이었다"라고 얘기했다.

손담비 모친은 "사람이 가장 아프고 사회활동을 못 할 때는, 그 가정은 굉장히 힘들다. 딸이 형제도 없고 아버지가 저렇게 되니 자기가 '이 가정의 총대를 메야한다' 생각하더라. 부모가 그렇게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자기 혼자 그 무거운 짐을 지었던 거 같다. 자식이 벌어서 생활비를 항상 대주고, 내가 금전적인 능력 없다 생각하면, 죽을 때까지 도움받아야 하는데 그게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모른다. 자식한테 뭐든 다 주고 싶은 게 부모인데 생각과 달리 자식이 나를 먹여 살리는 게..."라는 심정을 밝혔다.

손담비는 "저는 사실 딸처럼 못하고 아들처럼 경제적으로 다 책임을 졌다. 사실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엄마는 그게 한이 되신 거다"라며 "내가 부모를 부양한 건 사실이지만 이때까지 단 한 번도 '엄마 힘들어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는 이유는, 왜냐하면 내 부모이니까. 근데 사실 돈이 없고 그런 건 상관이 없었다. 그거에 대해선 늘 불만, 불평을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다만 '그래 담비야 이해한다, 고맙다' 그런 말을 해주길 원했다. 그래야 내가 힘을 내서 삶을 더 열심히 살지 않겠나"라고 쏟아냈다.

이어 그는 "엄마가 저한테 도움받는 거에 대해 진짜 예민하셨다. 미안함을 오히려 화로 표현하셨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표현할 땐 '네 돈 받기 싫어' 그러셨다"라고 말했다.

손담비 모친은 "딸한테 돈을 받아가면서 살아가는 게 엄마는 진짜 마음이 쓰였다. 가슴에 콕콕. 왜 내가 이렇게 자식한테 벌레 붙어서 사는지.. 내 딸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나 혼자의 마음이 그러했다"라고 털어놔 충격을 안겼다.

이에 손담비는 "진짜 너무 놀랐다. '내가 돈을 주는 의미가 뭐지?' 하는 생각도 들고. 엄마가 얼마나 자존심 상하고 한이 되면 표현을 이렇게 할까 싶더라. 하지만 다 좋은데 표현은 그렇게 하지 말자 싶다. 제가 그런 것들 때문에 힘들었다. 왜 내 마음과 상관없이 이렇게 얘기하냐"라고 속상해했다.

그러면서 손담비는 "자식을 갖기로 마음을 먹어서 내가 요즘 시험관 시술을 받고 있지 않나. 근데 좀 걱정이 됐다. 워낙 엄하고 말 없는 집안에서 살다 보니 내 자식은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더라. 나도 사랑을 주고 싶은데, 근데 '그게 잘 될까?' 항상 내 마음속에 물음표가 있었다. 내 머릿속에 부모는 '무섭다, 말없다'였으니까. 너무 엄하시니까 '나를 과연 사랑하긴 할까' 그런 생각도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손담비는 "어릴 때 엄마, 아빠가 정말 너무 무서웠다. 부모님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라 집안 분위기 자체가 살벌했다. '이게 가족인가?' 하는 생각도 좀 있었다. 너무 말이 없으니까, 말했던 기억이 거의 없다. 항상 외딴섬에 나 혼자 동동 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 면에서 부모님에게 사랑을 못 받았다 느긴 거다"라고 거듭 이야기했다.

이에 손담비 모친은 "내가 남편한테 사랑과 관심을 못 받아서 딸한테도 상냥하게 '사랑한다' 못했다. 저로 인해서 딸이 그렇게 느낀 건데 지금은 많이 마안하다. 그렇게 했던 게 지금 생각하면 너무 후회된다"라고 터놓았다.
"딸에 벌레처럼 붙어" 손담비 母女 가정사, 시청자도 울었다 [아빠하고 나하고][★밤TView]
그러자 손담비는 "사실 예전에 이런 제 상처를 엄마한테 말한 적이 있다. 근데 화를 내셔서, 엄마는 내 상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생각했다. '나 그런 적 없어, 널 아껴준 거밖에 없어' 되게 단호히 아니라고 하셨고 그때부터 얘기를 안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손담비 모친은 "딸이 '나는 부모랑 추억이 없고 난 사랑 받지 못하고 자랐다' 하는데 내가 진짜 너무 순간적으로 화가 나더라"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일어나서 딸의 뺨을 때렸다. '너만 가슴 아프냐. 난 너보다도 너무나 더 많은 고통을 갖고 이 자리까지 왔는데 고작 한다는 말이 아무런 추억도 없다냐' 그랬다. 말하자면 부모한테 사랑을 못 받아서 누구한테도 사랑을 줄 수 없고 그래서 결혼을 안 한다는 거다. 딸이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냐' 하며 벌떡 일어나서 뺨 양쪽을 때렸다. '이 나쁜 년, 말을 그렇게 밖에 못하냐' 했다"라고 털어놨다.

손담비 모친은 "참 후회를 많이 했다. 그래서 제가 먼저 딸한테 미안하다고 했다. 그날은 너무나 엄마 감정에 치우쳐서 너한테 잘못했다고, 엄마를 이해해다오, 미안하다 그랬다. 그렇게 다 모든 게 따뜻한 말 한마디면 더 돈독해질 수 있는 거였는데 (감정들이) 너무나 마음 안에서 굳어졌다. 이제 더 나이가 드니까 마음 안에서 끌어올라와 후회가 된다"라고 깊이 반성했다.

손담비는 "엄마 성격이 바뀐 지 좀 됐다. 내가 서른 살이 넘어가면서부터 엄마 성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엄마는 원래 밝은 사람인데 환경적으로 억누르고 살았구나 싶더라. 아빠와 대화가 없을 시절부터 억누르고 살았고 아빠의 폐암 간병을 하며 또 말문이 닫혔을 거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손담비 모친은 "내가 엄마가 될 거니까 지금 이런 얘기를 하는 거다"라는 딸의 말에 "넌 나 같은 엄마는 되지 마"라고 말해 손담비를 더욱 가슴 아프게 만들었다.

결국 손담비는 "'엄마처럼 안 되겠다'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그냥 나는 자식한테 사랑 주지 못할 거 같아서 불안했다. 엄마 탓하는 게 아니다. 그런 게 내 안에 있다는 생각을 말하고 싶었다. 지금은 남편 때문에 바뀌어서 잘 키울 수 있다고.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고 오열했다.

이어 그는 "내가 자식을 안 가지려 했으면 엄마한테 이런 얘기 안 했을 거 같다. 결혼하면서, 자식까지 생각하니까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엄마가 될 거니까. 그래서 말한 거지, '내 삶의 흠이었어' 이게 아니다. 이런 게 부럽고 아쉬웠다는 거다.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비혼주의에 2세 생각이 없었다가 마음이 돌아선 건 남편 이규혁 때문이라고. 손담비는 이규혁에 대해 "멘탈이 건강한 사람이다. 제가 부정적인 얘기를 했을 때 오빠는 항상 반대로 얘기했다. 엄청 현명하다. 저한테 오로지 100% 사랑을 주니까, 제가 변한 거다. 저는 사람이 변하는 걸 믿지 않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니 정말로 변했다. 심하게 긍정적으로. 그러면서 자식도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높이 샀다.

또한 손담비는 "아기를 낳는다면 나와 남편의 사랑을 고스란히 보고 내가 부모와 하지 못한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 사랑받으면 그대로 간다고 하지 않냐. 언제 가질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낳으면 사랑을 많이 주는 엄마가 되길 소망한다. 이런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엄마에게 얘기하고 싶었다. 태어나 처음 이런 얘기를 한다"라고 말해 먹먹함을 자아냈다.

'아빠하고 나하고'는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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