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때문인가…한화에 ‘6-0→6-10’ 대역전패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부진

1패 이상의 아픔이다. 절대적 에이스 류현진이 무너졌기에 더 그렇다. ‘독수리 군단’ 한화 이글스의 이야기다.

류현진은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김태연의 1타점 좌전 적시타, 채은성의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 안치홍의 1타점 우전 적시타, 이도윤의 땅볼 타점 등 1회초 나온 4점의 득점 지원을 얻고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타자 김현준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김헌곤에게는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구자욱, 강민호를 각각 3루수 파울 플라이,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한화 류현진은 7일 대구 삼성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진=한화 제공

2회말에도 무난했다. 김영웅에게 1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이성규를 3루수 병살타로 유도, 한숨을 돌렸다. 이후 박병호에게 볼넷을 범했지만, 이재현을 유격수 플라이로 묶었다.

3회말에도 주자는 출루시켰으나, 실점만은 하지 않았다. 안주형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현준을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김헌곤에게 3루수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이닝을 매조지었다.

4회초 나온 최재훈의 좌중월 투런포로 6-0의 스코어와 함께 4회말을 맞이한 류현진은 해당 이닝에서 첫 실점을 떠안았다. 구자욱의 좌전 2루타와 강민호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에 몰렸다. 이후 김영웅과 이성규는 각각 좌익수 플라이, 삼진으로 막아냈으나, 박병호에게 1타점 우중월 적시타를 맞았다. 다행히 이재현을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7일 대구 삼성전에서 5회말부터 급격하게 무너진 한화 류현진. 사진=한화 제공

그러나 5회말 들어 류현진을 급격하게 무너졌다. 선두타자 안주형을 유격수 땅볼로 묶었지만, 김현준의 우전 2루타와 김헌곤의 3루 방면 내야 안타로 1사 1, 3루와 마주했다. 여기에서 류현진은 구자욱과 강민호에게 각각 1타점 우중월 적시 2루타, 2타점 우전 적시 2루타를 헌납했다.

류현진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김영웅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어 이성규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헌납한 뒤 박병호를 3루수 땅볼로 잡아냈으나, 이재현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6-7 리드를 내줬다. 이후 류현진은 안주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힘겹게 이날 임무를 마쳤다. 한화는 6회말 시작과 동시에 우완 박상원으로 투수 교체를 감행했다.

최종 성적은 5이닝 12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7실점. 총 100구의 볼을 뿌린 가운데 패스트볼(48구)을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체인지업(23구), 커터(17구), 커브(12구)를 섞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측정됐지만, 삼성 타선을 압도하지 못했다.

팀이 6-7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이후 한화가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결국 6-10으로 패함에 따라 시즌 7패(6승)째를 떠안게 됐다. 평균자책점 역시 기존 3.91에서 4.28로 크게 치솟았다.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KBO리그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써냈고, 2013~2023년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작성한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로 돌아왔다. 이처럼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류현진이 합류하자 한화는 단숨에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시즌 초반에는 한국 무대 적응에 다소 애를 먹기도 했지만, 류현진은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했다. 3월 1패 평균자책점 3.72, 4월 2승 2패 평균자책점 5.72에 그쳤지만, 5월 1승 1패 평균자책점 3.27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 6월에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의 위용을 찾았다.

가을야구 막차를 노리는 한화로서는 류현진의 반등이 절실히 필요하다. 사진=한화 제공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흔들리고 있다. 7월 1승 2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주춤했으며, 8월의 첫 등판이었던 이날에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이번 삼성전에서 내준 12피안타는 지난 7월 31일 수원 KT위즈전(5이닝 12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6실점 5자책점)에서 갱신된 개인 한 경기 최다 피안타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 거침없는 승 수를 쌓던 한화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도 뼈아프다. 이번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의 좋은 분위기로 중위권 도약을 노리던 한화는 류현진의 부진에 발목이 잡히며 상승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