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홍명보 감독이 직접 PT,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방향성'은 공감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A대표팀과 연령대별 대표팀의 '축구 하모니'를 향한 첫 움직임이 시작됐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처음으로 '한국축구기술철학(MIK·메이드 인 코리아) 워크숍'에 참석,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본부는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약 4시간 동안 홍 감독을 포함한 각급 대표팀 지도자, 전임지도자와 강사, 전력분석관 등 30여명의 현장전문가들이 함께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그동안 MIK와 관련 워크숍은 내부적으로 꾸준히 진행됐다. 다만 A대표팀 대표팀 감독이 참석한 워크숍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감독은 지난 주 취임기자회견에 이어 첫 행보로 U-19(19세 이하) 대표팀의 연습경기를 관전한 바 있다.
홍 감독이 A대표팀 사령탑직을 수락한 배경에는 'MIK 프로젝트'가 있다. 그는 "A대표팀이 쓰는 전술이 20세 선수 팀까지 간다고 하면 전술에 적응하는 시간 필요없이 바로 A대표팀에 들어와서 경기를 뛸 수 있다. 그게 연령별 대표팀 연계성의 장점"이라며 "우리는 말로만 해외축구를 부러워만 했다. 현실적으로 이 제도를 적용시킨다면 한국 축구에 있어서는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KFA는 지난 6월 한국 축구의 기술 철학과 정책, 연령별 대표팀 운영 시스템 개선안 등을 담은 'MIK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국가대표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다. 감독이 바뀌더라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일관된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2033년까지 세계 '톱 10', 안정적으로 월드컵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는 미래도 제시했다.
홍 감독은 이날 MIK를 기반으로 한 A대표팀 게임플랜을 발표했다. 3년 반동안 지휘한 울산 HD의 영상분석을 통해 공격과 수비, 공격에서 수비,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시의 경기 국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위크숍 후 "전체적으로 처음이고, 전임지도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좋았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게임모델, 앞으로 어떤 형태로 경기를 이끌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 그동안 해왔던 경험과 비디오 장면들을 통해 전임지도자들과 공유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현장에 있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들과 이런 대화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각급 대표팀에서 왜 연계성과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지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미래를 위해서도 굉장히 좋았다"고 소회를 토로했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후 10년 만에 A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눈에 띈 것은 실패를 먼저 언급한 부분이다. 그는 "그동안 20세부터 23세, A대표팀 감독 경험이 있다. 지금 전임지도자, 연령대별 감독들의 고민을 경험했다. 그런 경험을 이야기했고, 지금 A대표팀 감독으로 MIK 정책에 앞장서 이런 정책이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에게 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방향성에선 공감대가 이루어졌다. 이창원 U-19 대표팀 감독은 "연령대별 대표팀에서도 국가대표팀이 원하는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서 따라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내가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이 있겠지만, 물론 그 스타일을 없애자는 것은 아니지만 철학을 같이 공유하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큰 틀을 두고 내 스타일을 입히면서 발전해 나가는 것이 한국 축구에도 중요한 부분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홍명보 감독님의 축구 스타일은 항상 공격적이다. 그 큰 틀을 따라갈 것이고 충분히 공감한다. 전방 압박, 후방 빌드업 보다는 공격적인 전진 축구를 선호하는 것 같다. 홍 감독님에게 원하는 것은 팀 참관하는 시간을 주신다면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빨리 습득하고 더 우리 선수들에게 입히는 데 시간이 짧게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대전 감독을 지낸 김인완 지도자강습회의 전임강사는 "우리가 나아갈 방향성을 정확하게 알고 연령대별 대표팀부터 A대표팀까지 통일성을 갖고 좋은 축구를 하고자 하는 뜻깊은 자리여서 좋았다. 교육에 있어서도 대한민국 축구모델을 더 입혀서 지도자들이 현장에서 선수들에게 지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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