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에 도전하는 다이빙 김수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역할, 영광이죠”[파리올림픽]
한국 여자 다이빙은 아직 올림픽에서 결선 진출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은 데다, 취미로 즐기기 쉬운 종목도 아니라 국내에서 관심 자체가 크지 않다. 그래도 묵묵하게 자신과 한국 다이빙을 위해 한 걸음씩 내딛는 선수들이 있다. 김수지(26·울산시청)가 그런 선수다.
김수지는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다이빙 여자 스프링보드 3m 예선에서 1~5차시기 합계 285.50점을 얻어 전체 11위로 준결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2020 도쿄 대회에서 한국 여자 다이빙 선수로는 최초로 준결선에 진출한 김수지는 올림픽 2회 연속 준결선 보드에 오른다.
이 자체로도 이미 새로운 역사다. 하지만 김수지는 더 새로운 역사를 꿈꾼다. 남자 다이빙에서 우하람이 그랬듯 김수지도 결선 문턱을 넘는 것이 목표다. 다만 준결선 확정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수지의 얼굴엔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는 “도쿄 예선 때는 정말 최선을 다해 뛰어서 후회가 없었다”면서 “지금은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더 구체적으론 “입수 동작에서 똑바로 못 들어갈까 봐 힘을 빼거나 자신 없어 보이는 동작들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점수가 덜 나온 것 같다”며 “이젠 죽어도 자신 있게 해야 할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사실 김수지는 앞서 2월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3m 스프링보드에서 3위에 오르며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정작 도하 대회 이후엔 훈련에 열중하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다. 김수지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도하 대회 이후 훈련을 더 열심히 했다”며 “그러다 신경통 때문에 아예 운동을 못 할 정도로 몸이 안 좋아졌다”고 쉽지 않았던 준비 과정에 관해 설명했다.
파리에 온 이후로도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으나 시합에 임하며 점점 컨디션이 올라왔다.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오늘 몸 상태가 아니었다”며 “경기장에 와서 확 좋아졌는데, 준결선, 결선 때는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준결선에선 예선보다 더 자신 있게 연기하겠다는 각오다. 김수지는 “연습량이 부족해 저를 조금 의심했다”며 “그래선 안 될 것 같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수지는 앞서 도하에서 동메달을 딸 때 311.25점을 받았다. 결선에 올라 메달까지 도전하려면 당시 기록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는 “당시에도 연기를 마치고 마음속에 아쉬움이 남았다. 그때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김수지가 준결선 진출에 실패하면 한국 여자 다이빙의 올림픽 여정도 그대로 끝난다. 한국 다이빙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참 많은 것 같다는 이야기에 미소지은 김수지는 “누군가는 해야 할 역할을 (우)하람이와 제가 한다고 생각하니 영광인 것 같다”고 했다.
김수지가 한국 여자 다이빙 최초 결선 진출에 도전하는 여자 3m 스프링보드 준결선은 한국시간 8일 오후 5시에 시작한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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