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짐펜트라', 美 진출 첫 성적표 나왔다…"매출 확대 시동"
6월 보험 환급 본격 개시…"매출 확대 기반 다져" 평가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은 인플릭시맙 성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셀트리온(068270)의 '짐펜트라'가 미국 진출 이후 지난 3개월간 2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출시 후 환자에게 실제로 의약품이 사용됐다는 근거 중 하나인 보험 환급이 6월부터 개시된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매출 확대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8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처음으로 집계된 짐펜트라 매출은 22억 원이다. 같은 기간 앞서 출시된 유럽에서 짐펜트라는 '램시마SC'라는 제품명으로 올해 2분기 매출 1112억 원을 기록했다.
짐펜트라는 지난해 10월 FDA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았다. 자가면역질환 중 중등도·중증 성인 활성 궤양성 대장염(UC)과 크론병(CD)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소아를 대상으로 적응증 확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UC와 CD 외에도 류머티즘 관절염, 건선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나갈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짐펜트라 미국 출시는 올해 3월 이뤄졌다. 도매 가격(WAC)은 6181.08달러(2회 투여·4주 기준, 한화 약 850만 원)로 책정됐다. 셀트리온USA가 미국에서 짐펜트라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사보험사 보험약제목록과 처방약급여관리기업(PBM) 처방집에 짐펜트라를 등재하고 있다.
미국 보험시장은 유형별로 크게 공보험과 사보험으로 나뉜다. 의약품 처방 확대를 위해서는 사보험사 보험약제 목록, PBM 처방집 등에 의약품이 등재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리베이트가 합법이므로 PBM의 중간 역할이 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서 약 가격과 급여 수준을 결정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PBM이 약가와 급여 등을 정한다. PBM의 영향력은 급여를 적용하는 의약품 목록을 정할 수 있는 권한에서 나온다.
셀트리온은 익스프레스스크립츠(ESI)와 같은 대형사를 비롯해 다양한 규모의 PBM과 처방집 등재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해왔다. 통상 3개월가량 소요되는 계약 절차가 마무리되고 지난 6월부터 보험금 환급이 개시되면서 처방집 등재 효과가 나타났다.
사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의사로부터 의약품을 처방받은 후 처방집에 등재된 약물을 약국 등으로부터 구매해 이를 활용한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를 출시한 직후부터 '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짐펜트라를 선공급했다. 의사들이 환자 상태를 판단해 보험사에 사전 승인을 신청한 뒤 환급 없이 먼저 활용하는 방식으로 현장에 제품이 공급됐다.
최근에는 PBM 상위 3대 기업 중 3곳과 짐펜트라를 보험약제목록에 등재하는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ESI 등 미국 3대 PBM 모두와 짐펜트라 등재 계약을 체결했다. 3곳 중 1곳은 공보험 약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계약으로 셀트리온은 짐펜트라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미국 전체 보험 시장에서 약 75%의 담당 범위(커버리지)를 확보했다. 보험 가입자들에게 짐펜트라가 처방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셀트리온은 추가적인 처방집 등재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등재가 실질적인 짐펜트라 매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낼 방침이다. 상반기부터 병원 2800여 곳을 직접 방문하는 등의 강행군을 펼친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은 짧은 휴식기를 가진 후 하반기부터 다시 미국에서 짐펜트라 처방 확대를 위한 활동을 개시할 계획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인플릭시맙을 포함한 미국 TNF-α 억제제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62조 570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짐펜트라가 주력하는 IBD 시장 규모는 12조 8000억 원에 이른다.
셀트리온은 출시 2년 차인 2025년을 목표로 타깃 환자 처방률을 10% 이상 달성해 짐펜트라를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등극시킨다는 계획이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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