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과 대화 NO, 해명문만 10페이지 보여준 협회의 오만함

이정철 기자 2024. 8. 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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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세영(22)과는 아직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협회는 안세영과 대화를 나눴어야 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협회는 안세영과 대화 한 마디 나누지 않았다.

안세영은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뒤 "이제 막 한국에 도착했고, 협회와도 그렇고 우리 팀과도 아직 상의한 것이 없기 때문에 추후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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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안세영(22)과는 아직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다. 그런데 협회의 해명문은 무려 10페이지였다. 무엇이 문제인지도 파악하지 못한 채 여러 가지 의혹들을 모두 해소하려다가 벌어진 일이다. 안세영은 다시 한 번 무시를 당했다.

안세영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5시55분 프랑스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상대로 2-0(21-13 21-16)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연합뉴스

금메달의 기쁨보다 이후 터진 안세영의 발언이 더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안세영은 "더이상 대표팀과 함께할 수 없다"며 선수에 대한 불합리한 대우를 하는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불만을 나타냈다. 대표팀을 떠나 개인자격으로 배드민턴을 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드러냈다.

안세영은 인터뷰에서도 여려 차례 밝힌 자신의 무릎부상 회복에 큰 도움을 준 한수정 트레이너가 지난 6월 협회와 계약만료로 올림픽에 같이 오지 못한 점을 꼬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세영이 어떤 부분에 추가적으로 더 많은 불만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히 전달된 사항은 없다. 안세영은 추후에 이 부분에 대해 명확히 밝히겠다고만 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협회는 안세영과 대화를 나눴어야 했다. 그래야 안세영이 불만을 어떤 부분에서 갖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과할 것은 고개를 숙이고 앞으로 발전 방향도 제시해야 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협회는 안세영과 대화 한 마디 나누지 않았다. 안세영은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뒤 "이제 막 한국에 도착했고, 협회와도 그렇고 우리 팀과도 아직 상의한 것이 없기 때문에 추후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협회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는 점이다.

안세영. ⓒ연합뉴스

그럴 수밖에 없다. 협회 임원들이 선수단과 같이 오기로 했던 귀국 일정을 취소시키고 7일 오전에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안세영과의 대화 창구를 차단했다.

이어 안세영이 오후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10페이지 동안 '난 잘못 없다'는 구구절절 해명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안세영이 제기한 문제점을 반론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언론이 제시한 문제점들을 해명할 뿐이었다. 이는 침묵을 지킨 안세영을 완벽하게 무시하는 처사다.

구구절절한 보도자료 속에 이러한 내용이 있다. 협회는 "한국 스포츠의 중요한 선수가 국가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심도 있는 면담을 통해 안세영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최대한의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면담도 전에 본인들이 억울하다며 10페이지 분량에 보도자료를 냈다. 자신들이 한 말을 보도자료에서 스스로 어겼다. 일방적인 행보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협회의 오만함이다. 안세영은 바로 이러한 협회의 태도가 가장 답답했을 것이다. 반성 대신 일방통행만 보여주고 있는 배드민턴협회다.

안세영.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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