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주식도 없는 美 부통령 후보 “유일한 투자 수익 교사 연금”
미국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목한 팀 월즈(Walz) 미네소타 주지사가 주식이나 부동산을 하나도 보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 정가에선 부통령 후보까지 오른 유명 인사로서는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현직 주지사인 월즈가 올해 초 연방정부에 제출한 재정 자료에 따르면 월즈 부부는 주식이나 부동산, 채권, 암호 화폐 등을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유명 정치인들이라면 대부분 할법한 외부 연설이나 책 계약 수임 건도 없었다.
월즈와 아내 그웬은 주지사 취임 첫 해인 2019년 미네소타주 맨카토에 있던 집을 31만5000달러(약 4억3340만원)에 팔고 주지사 관저로 이사했다. 즉, 현재 이들 부부가 소유한 부동산도 없다는 뜻이다.
월즈의 유일한 투자 자산은 교사 퇴직 연금이다. 네브레스카주 출신인 월즈는 서른두 살 때 민주당이 우세인 미네소타로 거처를 옮겨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까지 20년 넘게 공립학교 지리 교사와 풋볼 코치로 일해왔다. 미국 언론 악시오스 등은 “대부분의 선출직 공직자들은 민주·공화 당적을 차치하고 상당한 자산을 투자하기 마련”이라며 “비평가들이 월즈의 정책 성향에 대해서 비평할 수 있어도 그의 재산을 두고는 토 달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나라 운영을 하게 될 부통령 후보가 투자 수익이 ‘0′이라는 건 기괴하면서도 부적절한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월즈는 하원의원 재직 당시 연방 의원 및 공무원이 ‘내부자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한 주식거래금지법(Stock Act)을 공동 발의해 이 법이 통과되는 데 주요 역할을 했다. 주지사 시절에도 투자 소득 100만 달러(약 14억원) 이상에 대해선 1%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에 서명하는 등 민주당 내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된다.
이런 월즈의 행보는 친(親)서민을 표방하는 민주당 내에서도 이례적인 평가가 많다. 미 의회에서 대표적인 ‘주식 갑부’로 꼽히는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자산은 자산은 1억1470만 달러(2018년 신고 자료로 추정)에 달한다. 펠로시의 남편인 폴 펠로시가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022년 폴 펠로시는 반도체 지원법 통과를 앞두고 미국의 대표적 반도체업체인 엔비디아 주식을 대거 매입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월즈가 이런 자신의 배경을 바탕으로 의원들이나 고위직을 겨냥한 날카로운 규제 도입을 공약할 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 연방 의원들의 주식 거래 금지 여부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찬반이 갈려온 주제다. 미국에서 의원들은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그리고 부양자녀의 투자 내역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다만 주식 거래 자체는 어떠한 제한도 받고 있지 않다. 한국의 경우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 공개 대상인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은 본인 및 그 이해관계자(배우자 및 직계 가족)의 보유 주식이 총 5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2개월 이내에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계약을 체결해 60일 이내에 처분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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