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백락이 있어야 천리마가 존재한다

경기일보 2024. 8.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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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은 제자를 만났을 때 탄생한다.

위대한 스승은 위대한 제자를 만나면서 만들어진다.

때로는 채찍으로, 때로는 당근으로 제자를 부지런히 조련하고 진심으로 훈육하는 스승은 제자를 성장하도록 만든다.

또 위대한 스승은 뛰어난 제자가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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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윤 인천시 시민통합추진단 위원

스승은 제자를 만났을 때 탄생한다. 부처에게는 아난다가 있었고 예수에게는 베드로가 있었다. 공자에게는 안회가 있었으며 소크라테스에게는 플라톤이 있었다.

위대한 스승은 위대한 제자를 만나면서 만들어진다. 추사 김정희의 명작 ‘세한도’는 충직한 제자 이상적이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은 비트겐슈타인을 제자로 맞으면서 자신의 철학의 한계를 깨달았다. 바둑의 신이라 불리던 조훈현도 돌부처 이창호가 자신을 내리 세 번 이기며 국수의 자리에 오를 때 위대한 스승의 지위를 얻었다.

‘백락이 있은 후에 천리마가 존재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천리마는 항상 있지만 백락과 같은 마부는 항상 있지 않은 법이다. 훌륭한 준마라도 그 가치를 알아보고 정성을 들여 키울 수 있는 마부가 곁에 없다면 평범한 망아지들이 모여 있는 마구간에서 평생 여물이나 축내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말로 살다 죽을 것이다.

제자의 가치를 알아보는 것은 훌륭한 스승의 덕목이다. 때로는 채찍으로, 때로는 당근으로 제자를 부지런히 조련하고 진심으로 훈육하는 스승은 제자를 성장하도록 만든다. 천재는 하늘이 내리지만 수재는 위대한 스승이 만든다. 또 위대한 스승은 뛰어난 제자가 만들기도 한다.

아이들을 상대로 ‘삥’이나 뜯던 마이크 타이슨을 세계 복싱 챔피언으로 세운 건 커스 다마토라는 트레이너가 그의 뒤에 있었기 때문이다. 소년원에 수감 중이던 타이슨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다마토는 그의 코치이자 양아버지가 돼 주기로 약속한다. 그는 혹독한 훈련과 자상한 사랑으로 타이슨을 키운다.

안타깝게도 그는 타이슨이 트레보 버빅을 이기고 헤비급 최연소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직전 세상을 떠난다. 그는 타이슨을 두고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불행한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아주 무섭거나 치욕적인 일들을 겪는다. 그 상처들은 그들의 재능과 인성 위에 막을 한 겹씩 형성해 위대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걸 막는다. 선생으로서 해야 할 일은 그 막들을 걷어내 주는 것이다”. 세상은 커스 다마토란 이름을 잘 모른다. 오로지 타이슨의 스승으로만 기억할 뿐이다. 청출어람의 제자를 둔 스승의 숙명이란 다 그런 것이다.

파리 올림픽에서 당당히 메달을 목에 건 스포츠 영웅들의 빛나는 성공 뒤에는 어김없이 그들을 묵묵히 길러낸 스승들이 있었다. 올림픽을 보는 즐거움은 선수들의 열정과 탁월한 기량을 감상하고, 드라마 같은 승부와 승리의 명장면을 보는 것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의 땀방울과 영광 이면에 스승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과 노고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 흥미와 감동이 몇 배나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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