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교과서, 기업인들 비중 있게 다뤄
“(초기 기업 창업가들의) 이념이 현대에도 통하는 생각이라는 것을 기술한다.”
일본 도쿄법령출판이 문무과학성에 교과서를 검정받기 위해 제출한 집필 방침에 적은 내용이다. 도쿄법령출판이 펴낸 고등학생 대상 ‘비즈니스·매니지먼트’ 교과서에는 ‘시부자와 에이이치의 이념과 기업의 발전’ ‘이와사키 야타로의 이념과 기업의 발전’ ‘메이지 시대를 대표하는 두 명의 경영’ 챕터가 18~22페이지에 걸쳐 서술돼 있다.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라고도 하는 시부자와 에이이치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벤처 투자자로서 일본에서 기업을 500곳이나 세운 인물이다. 이와사키 야타로는 미쓰비시그룹을 창업했다.
미국에서는 9~12학년생을 대상으로 맥그로힐이 출판한 ‘미국인의 역사’ 중 ‘산업 부흥기’장에 ‘철강왕’이라는 앤드루 카네기를 비롯해 JP모건을 세운 존 피어폰 모건, ‘석유왕’ 존 록펠러 등이 사업을 어떻게 시작했고 부흥시켰는지 등과 업적이 소개돼 있다. 공과(功過)에 대해서도 “기업인들이 불굴의 기업가 정신과 독창적 아이디어, 추진력 등으로 각 분야 산업을 일으켜 강대국 기반을 다졌다”면서도 “독점 등의 문제로 경제적·사회적 문제도 일으켰다”고 서술했다.
반면 한국의 고교 현행 정규 교육과정에는 이병철, 정주영, 박태준 등 한국 산업화를 이끈 거목(巨木)들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다. 기업가 정신 관련 내용을 포함하는 과목으로 진로와 직업, 인간과 경제활동, 발명과 메이커, 진로와 기업가 정신 등이 있을 뿐이다. 진로와 직업 과목에 ‘변화하는 직업 세계 이해’ 단원과 ‘대인 관계와 의사소통 역량 개발’ 단원에 직업가 정신 관련 내용이 일부 들어가 있는 수준의 이론 교육에 그친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미국 교과서에서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 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재능’ 등으로 설명하며 스티브 잡스 등 여러 기업가 사례를 소개한다. 반면 국내 교과서는 기업가 정신의 질보다는 기업의 일반적 역할과 기능에 대해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최근 2025년 고교 학점제 전면 시행에 맞춰 기업가 정신 교과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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