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신한EZ손보, 죄다 적자…금융지주 디지털손보사 계륵?
디지털보험사 상품 포트폴리오 한계 지적도
장기보험 상품 비중 늘리며 체질 개선 나서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보험사 형태로 보험업계에서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상품 포트폴리오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해석도 있다. 이에 이들은 장기보험 중심의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은 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적자폭이 47억원 확대됐다. 차세대 IT 시스템 구축에 따른 비용 증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한EZ손해보험은 2022년 출범 이후 2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 계열인 하나손해보험 역시 올 상반기 15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20억원가량 적자폭을 줄였으나, 지난해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장기보험 판매를 위한 IT 인프라 구축 비용이 늘었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한 탓이다.
이들은 디지털보험사 형태로 보험업계에서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흑자전환에 난항을 겪으면서 상품 포트폴리오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5대 금융지주(KB·하나·신한·우리·NH농협) 중 흑자를 달성한 타 손해보험사와 비교해 두 디지털손보사만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을 제외한 금융지주 손보사 중 KB손해보험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다. NH농협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당기순익 1205억원을 기록했다.
디지털보험사는 보험업법 시행령에 따라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우편·온라인 등을 통해 모집해야 하는 통신판매 전문 보험회사다. 온라인이라는 한정된 판매 채널 특성 상 소액보험 등 저렴한 상품 위주의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은 이윤을 남기기 어려운 상품이다. 대부분 일회성 가입인 경우가 많고 보험료도 저렴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보험사들은 대부분 장기보험을 팔아 거둬들이는 보험료로 자산운용을 하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장기보험은 상해·질병 등 사람 신체·생명에 관한 위험을 보장해주는 상품으로 가입기간이 3년 이상이며 수익성이 높다.
이에 신한EZ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은 상품 포트폴리오에 장기보험 상품의 비중을 늘리면서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최근 신한EZ손보는 지난달 '신한 이지로운 실손보험'과 '신한 이지로운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출시했다. 이는 디지털 손보사 중 최초의 실손보험 출시다. 지난해엔 장기보장성 상품으로 '신한 이지로운 운전자보험'을 출시했고, 올 초 '신한 이지로운 건강보험', '신한 SOL 주택화재보험' 등을 선보였다.
지난달 25일에는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 착오송금 회수비용 보장보험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해당 상품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발생한 착오송금으로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를 통해 반환받는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
하나손보도 보험대리점(GA)채널을 중심으로 장기보험 라인업을 확대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 '하나 가득담은 3.5.5 간편 건강보험'을 내놓는 등 건강보험 상품을 지속해서 출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장기보험을 위한 IT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손보는 원데이자동차보험 판매 개시 후 누적 가입수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440만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또 하나손보는 지난해 업계 최초 '해외 폭력 상해 피해 변호사 선임비 특약'을 개발해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이를 '하나 해외여행보험'과 '하나 해외유학·장기체류보험'에 반영했다.
지급여력(K-ICS)비율 개선을 위한 하나금융의 유상증자도 이뤄질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약 1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하나손보의 올해 1분기 기준 K-ICS는 129.3%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모자라는 수준이다.
다만, 보험사 일각에선 장기보험은 약관내용 및 가입절차가 복잡해 대면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디지털손보사의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보험사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됨에 따라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 판매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또 10년 고지 건강보험과 간편보험, 신의료기술 관련 보장 등 다양한 상품이 등장하고 있어 상품설명 등에 있어 대면 설계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태생적으로 디지털 손보사는 단순한 구조의 상품을 비대면으로 판매할 수 밖에 없어 대면 채널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성장과 수익성 개선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파리 올림픽] '삐약이와 든든한 언니들' 女 탁구, 준결승 간다
- '티메프 사태' 정치권 한목소리…與 "5000억 투입" 野 "청문회 개최"
- 증시 대폭락에 與 "금투세 폐지" 전방위 압박…野 입장 주목
- 티메프發 이커머스 지각변동…쿠팡에 찾아온 위기와 기회
- [극장가 구원투수③] 대체제에서 대표 콘텐츠로…커진 영향력
- '리볼버', 전도연의 차가운 얼굴 속 뜨거운 복수심[TF씨네리뷰]
- [현장FACT] 신형으로 돌아온 폭스바겐 '더 뉴 투아렉' 내부 모습은? (영상)
- 한앤코, 펀드 기록 경신 속 꼬이는 투자금 회수 '안 풀리네'
- "인력이 곧 경쟁력"…청년 인재 확보·육성 열 올리는 제약·바이오 기업들
- [이철영의 정사신] 한여름 정치권의 '대환장 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