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246] 원조들이 보여준 네 가지 간신 유형
사마천 ‘사기’ 본기 서두를 보면 요임금이 순에게 제왕 자리를 물려주려 할 때 세상을 어지럽히던 사흉(四凶) 이야기가 나온다. 아득한 고대 이야기라지만 잘 음미해 보면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는 간사함의 대표적 유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 첫째가 혼돈(混沌)이라는 신하다. 그 특징은 이렇다. 마땅한 일 혹은 의로운 일은 덮거나 가리고, 몰래 남을 해치는 짓을 하고 흉악한 일을 좋아하는 자이다.
둘째로 궁기(窮奇)는 신의 있는 행동을 헐뜯고 비난했으며 그 충직한 자들을 미워하고 그릇된 말을 잘해 잘 꾸며댔다. 그래서 궁기는 행동이 끝에 가서는 반드시 궁색함에 이르고 남들에게 아첨해 기이한 짓을 하기를 좋아했다.
다음으로는 가르쳐 일깨울 수가 없고 좋은 말을 해줘도 알아듣지를 못하는 도올(檮杌)이다. ‘신이경(神異經)’에서 말했다. “서방 황무지에 한 짐승이 있는데 그 모양은 호랑이처럼 생겼으며 대단히 크고 털의 길이는 2척이며 사람 얼굴과 호랑이 다리를 하고 멧돼지의 입처럼 어금니가 있고 꼬리 길이는 1장 8척이었는데 황무지 안을 어지럽히고 다녔다. 이를 이름해 도올(檮杌)이라고 한다. 일명 오흔(傲很·오만하고 싸움질을 좋아함)이라 하고 일명 난훈(難訓·일깨워 주기 어려움)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먹고 마시는 데 탐욕을 부리며 재물을 밝혀 천하는 그를 도철(饕餮)이라고 불렀다. 순이 제왕 수업을 받으면서 세운 큰 업적 중 하나가 바로 요임금도 제거하지 못한 이 사흉을 먼 곳으로 내쫓은 일이다.
요즘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 후 몇 달간 보여준 ‘폭주 운전’을 보고 있노라니 지구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멸종 공룡들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속을 들여다보니 이런 사흉을 골고루 갖추고 있음을 본다. 날도 더운데 폭주하는 의원들 유형 분류 놀이라도 하면서 더위를 넘겨야 하나? 씁쓸함으로 보낸 2024년 한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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