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여자골프 고진영 "나라 대표한다는 마음에 시작부터 눈물"
한소희 기자 2024. 8. 7. 23:45
▲ 1번홀 티샷하는 고진영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파72)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골프 1라운드를 마친 고진영은 7일(현지시간) 취재진을 만나 "첫 홀 티샷 지점에서 '대한민국의 고진영'이라고 소개될 때 눈물을 참기 힘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를 비롯해 숱하게 큰 대회를 치르고 우승을 일군 고진영에게도 올림픽이 주는 무게감이 남달랐는지, "후원사 옷을 입고 경기할 때와 태극기만 달고 하는 게 다른 느낌이다. LPGA 투어 대회를 할 땐 몇 승을 했다거나 여러 가지가 붙는데, 여기는 나라의 대표라는 것만 있으니까… 울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LPGA 투어에서 통산 15승을 올린 고진영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생애 두 번째 올림픽에 나섰습니다.
세계랭킹 2위를 달리며 메달 기대감 속에 나선 3년 전엔 공동 9위에 올랐던 그는 메달에 재도전합니다.
고진영은 "국가대표로 나와서 경기하는 대회들은 조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면서 "이번 대회 남자 경기 마지막 날 김주형이 울었던 마음도 알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날 고진영은 10번 홀까지 보기 2개와 더블보기 하나가 나오며 고전했습니다.
11번 홀(파3)부터 버디 4개가 나오며 반등한 그는 17번 홀(파4) 보기를 묶어 1라운드를 1오버파로 마쳤습니다.
고진영은 "전반에 추워서 적응하기가 좀 힘들었다. 초반에 실수를 많이 하고서는 '내가 뭐 하고 있는 건가'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도 후반이 좋아서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자평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는 아이언과 퍼터를 교체하는 등 준비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습니다.
고진영은 "아버지가 경기를 보시다가 '아이언을 드는 게 힘겨워 보인다'고 하셔서 무게를 재 보니 무겁기는 하더라"면서 "나이가 들어 힘이 떨어지기도 했으니 좀 가볍게 바꿨다. 오늘은 그런 부분이 많이 안 나타났지만, 공의 탄도 등이 좋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퍼터는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고등학교 때부터 20대 초반까지 썼던 것을 다시 들었습니다.
"그때가 제가 퍼트를 제일 잘했다"고 전한 고진영은 "집에 퍼터가 20∼30개 정도 있는데, 연습하다가 그게 눈에 들어와서 쳐 보니 옛날 감이 딱 나더라.
프로가 된 이후 퍼터 선택 기회가 많아지면서 '배신'을 했다가 다시 찾았는데, 오늘 톡톡히 할 일을 했다"며 웃었습니다.
이어 그는 "이 코스에선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고, 그린도 정교함을 요구해서 영리하게 경기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러프가 길고 페어웨이가 들어와 있는 부분이 많아 운도 필요하다"면서 "모든 홀에 집중을 잘해야 할 것 같다"며 남은 라운드 각오를 다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소희 기자 h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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