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양주 먹이더니 비번 알아내 2억 갈취”...다시 판치는 ‘삥술’

최예빈 기자(yb12@mk.co.kr) 2024. 8. 7.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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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에서 손님들이 먹다 남긴 양주로 가짜 양주를 만들어 손님들을 등치는 이른바 '삥술'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취객에게 가짜 양주를 먹여 정신을 잃게 만든 뒤 폰뱅킹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방식으로 43명에게 2억원 상당을 갈취한 유흥주점 업주 등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점주들은 시가 1만원 상당의 저가 양주, 혹은 손님이 먹다 남긴 술을 활용해 가짜양주를 제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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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점주들 사이서
삥술 제조 유행처럼 번져
손님이 남긴 양주 모아서
고가 제품으로 속여 판매
가짜술 먹은 손님 만취땐
스마트폰서 몰래 계좌이체
유흥업소에서 손님들이 먹다 남긴 양주로 가짜 양주를 만들어 손님들을 등치는 이른바 ‘삥술’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취객에게 가짜 양주를 먹여 정신을 잃게 만든 뒤 폰뱅킹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방식으로 43명에게 2억원 상당을 갈취한 유흥주점 업주 등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손님이 인사불성이 되기 전에 기본비용을 계산하게 하고 뒤에서 몰래 잠금화면 패턴이나 비밀번호를 찍어놓았다”며 “이후 손님이 만취하면 폰뱅킹 등 방식으로 돈을 가로챘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가짜양주를 팔고 돈을 가로채 경찰에 붙잡힌 점주들 상당수가 1990년대생 점주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체 제조한 가짜양주로 손님을 만취하게 만든 후 추가로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점주들은 시가 1만원 상당의 저가 양주, 혹은 손님이 먹다 남긴 술을 활용해 가짜양주를 제조한다. 이 가짜 양주를 몇백개씩 제조해 유흥업소끼리 한 병당 5000~8000원 정도에 서로 사고팔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손기술’이 들어간다. 경찰 관계자는 “값비싼 양주 뚜껑을 이쑤시개로 조그만 구멍을 내고 그 안에 손님이 먹다 남은 값싼 양주를 조금씩 들이붓는다”며 21년산 양주병에 삥술을 담은 경우 가격이 130만원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가짜술은 육안으로 봤을 때 실제 양주와 구분이 쉽지 않다. 더군다나 만취한 손님들에게 가짜술을 내올 경우 맛이 확연히 다르더라도 구분하기가 어렵다. 이 과정에서 테이블에 고가의 빈 양주병을 올려놓는 수법으로 술값을 부풀리기도 이뤄진다. 이같은 현실을 잘 아는 사람들은 휴대전화 플래시로 양주를 비춰보고 정량을 확인하기도 한다.

경찰은 주점에서 웨이터가 술을 따면서 들어오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삥술이 판을 치자 양주 제조사들은 가짜 양주를 만드는 것을 위해 병을 따는 순간 원뿔 모양의 추가 떨어지면서 입구를 막도록 했다“며 ”이걸 복원할 방법은 없기 때문에 미리 방 입구에서 웨이터가 술을 따면서 들어가는 방법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삥술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정밀 분석이 이뤄지기도 한다. 국세청 주류면허지원센터 분석감정과는 도수, 비중, 산도, 색도 등을 비교해 가짜양주 여부를 종합 판정하고 있다. 알콜 성분의 경우 오차 범위는 0.5%만 허용하고 이를 초과하면 다른 제품으로 규정하게 된다. 예컨대 로얄살루트 21년산의 경우 39.8~40.2%가 정상 도수인데 감정 결과 삥술의 도수는 26.3%로 드러나 가짜로 판정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1990년대생 젊은 유흥업소 점주들이 전국적으로 가짜술을 제조해 돈을 갈취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기억을 못하거나 부끄러워서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적극적으로 경찰에 신고를 해서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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