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오브 콘발라리아 "고전 SRPG의 현대적 해석"

최은상 기자 2024. 8. 7.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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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수집형 RPG와 고전 SRPG의 불협화음도 있으나 킬러 콘텐츠로 해소

기술이 발전하고, 트렌드가 바뀌어도 고전(古典)을 향한 수요는 언제나 있다. 이는 음악, 영화, 그리고 패션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고전 게임만의 독특한 감성은 제아무리 최신 게임이라고 한들 그 맛을 대체하긴 어렵다.

게임 가운데 유독 고전 회귀를 자주 표방하는 장르가 있으니 바로 SRPG다. '옥토패스 트래블러', '씨 오브 스타즈', '유니콘 오버로드' 등 2020년 이후 출시된 굵직한 SRPG 명작 대부분이 그렇다.

여러 이유 중에서도 '파이널판타지',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등 그 때 그 시절 가슴을 설레게한 명작들이 대부분이 SRPG 기반의 게임여서가 아닐까. 2030 게이머 가슴 한 켠에는 고전 SRPG에 대한 추억이 많이 남아 있다.

그렇다고 현재 세대에 안 먹히는 소재도 아니다. 올드가 아니라 클래식이다. 현대적 감성에 맞는 시스템적인 수정을 거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장르로 거듭날 수 있다. 이는 앞선 고전 SRPG 최신작들이 여러차례 증명해 왔다.

XD가 새롭게 내놓은 고전 SRPG 신작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 역시 마찬가지다. 고전의 맛과 향은 간직한 채 현대적인 터치를 넣어 수준급의 게임을 만들어냈다. 게임을 더욱 재밌게 만드는 독특한 인게임 시스템은 덤으로 말이다.

 

장르 : 고전 SRPG
출시일 : 2024년 8월 1일
개발사 : XD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 PC, 모바일



■ 지형 고저차와 오브젝트 활용한 전략의 재미

- 오브젝트와 고저차를 활용한 전략 전술의 재미가 쏠쏠하다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는 고전 SRPG '오거 배틀 사가'의 영향을 받은 게임이다. 대표적인 시스템으로는 고저차를 활용한 전략 전술의 활용이 있다. 이를 기반한 전투 시스템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이다. 

여타 다른 SRPG와의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만의 비대칭 전력으로 작용한다. 적을 낭떠러지 절벽으로 걷어 차버리는 등 독특한 전략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 

다양한 오브젝트를 활용한 재미도 쏠쏠하다. 화약통을 폭발시키거나, 바위를 굴려 적을 뭉개는 등 캐릭터의 공격이나 스킬에만 의존한 전법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양한 전략의 가짓수를 제공한다.

몇몇 전술은 아군까지 피해를 입는다. 범위 스킬뿐만 아니라 앞서 예시로 들은 화약통이나, 바위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보니 캐릭터의 포지셔닝에도 상당히 신경써야 한다. 

지형의 고저차 등은 실제 전투와 마찬가지로 진영 간의 유불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최초 파티를 구성할 때 이를 감안해야 한다. 특히, 근접 캐릭터의 경우 지형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가령, '레오니드'의 '전체 기병 돌격'은 선택한 적에게 돌격해 피해와 함께 넉백 후 기절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다. 하지만 고저차가 있으면 벽에 막혀 공격할 수 없다. 파티 구성 역시 SRPG의 묘미 중에 하나인 만큼 이 같은 요소는 게임을 다채롭게 만드는 변수다.

- 고저차로 인해 스킬이나 공격이 막히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고전 향수 자극하지만 어색함 없이 수려한 그래픽

- 고전의 감성을 그대로 유지한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는 고전의 향수를 자극하는 따뜻한 감성의 2.5D 픽셀아트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외관이 만족스러워야 그 뒤에 있는 게임성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대목이다.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는 고전 SRPG하면 머릿 속에 그려지는 특유의 스타일은 간직한채 섬세한 빛의 활용이나 디테일로 몰입감을 높혔다. PC 버전으로 플레이할 때 일부 도트가 뭉개져 보이는 문제가 눈에 띄지만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전반적인 분위기와 그래픽 퀄리티와 더불어 스킬 연출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는 간결하지만 상당히 인상적인 연출을 보인다. 사운드도 상당히 묵직해 타격감도 잘 느껴졌다.

기자는 턴제 게임 리뷰를 할 때 시각과 청각적 연출을 유심히 살펴본다. 실시간 게임이 대세가 된 세상에서 그에 못지 않은 연출을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최근 성공한 턴제 RPG 대부분이 그렇다.

이러한 관점에서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는 흥행의 최소 조건은 갖췄다. 3D 게임만큼의 화려함은 없지만 고전의 감성은 간직했다. 수려한 일러스트는 물론, 각 스킬의 이펙트와 그에 맞는 사운드를 잘 활용했다.

2.5D 그래픽 안에서도 상당히 부드러운 모션과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3D 게임에 익숙한 유저라도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을 완성도다. 도트 게임 특유의 어색함은 거의 없으니 이 점에 있어서는 걱정하지 않고 게임을 즐겨도 좋다. 

- 연출 역시 간결하지만 훌륭하다 

 

■ 현대 수집형 RPG와 고전 SRPG 루틴 간의 불협화음

- 모바일 수집형 RPG의 틀을 벗어나진 못했다 

게임을 즐기다보면 어딘가 답답한 느낌을 받는다. 모바일게임을 그대로 PC에 이식한 듯한 UX/UI 불편함과 어색한 번역 영향도 있다. 하지만 주된 문제는 그래픽과 전투는 고전을 표방하지만, 그에 반하는 시스템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전 SRPG의 특징은 느린 템포에 있다. 신중하게 전략을 고민하고 난관을 해결하며 희열을 얻는다. 또한, 플레이를 통해 동료, 장비와 아이템을 얻어가며 차근차근 성장하며 재미를 느낀다. 옥토패스 트래블러나 씨 오브 스타즈 같은 경쟁작 모두 이를 충족한다.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는 고전 SRPG를 표방하지만, 근간 자체는 모바일 RPG의 문법을 따른다. 고전스러운 시스템과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모바일 기반의 수집형 RPG의 플레이 루틴과 고전 SPRG식 루틴은 조화롭게 녹아들지 않는다.

- 다양한 숙제 콘텐츠가 존재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템포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고전 SRPG의 템포는 느린 반면, 최근 모바일 RPG는 빠르다. 숙제 콘텐츠를 최대한 빠르게 해금하고, 차기 업데이트를 위해 재화를 축적한다. 

캐릭터 뽑기 기반의 비지니스 모델 역시 고전 SRPG 팬들의 니즈에 맞지 않다. 그 때 그 시절 고전의 맛을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 앞서 언급한대로 고전 SRPG는 플레이를 통해 동료와 장비를 하나씩 얻어가는 재미를 추구한다.

혹자는 "모바일 고전 SRPG '옥토패스 트래블러 대륙의 패자'도 동일한 뽑기 과금이 있지 않나"라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대륙의 패자의 플레이 루틴은 최신 수집형 RPG가 아닌, 철저한 싱글플레이와 내러티브 중심의 고전 SRPG의 문법을 따른다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 하지만 콘텐츠 구성은 여타 수집형 게임과 큰 차이가 없다 

 

■ 고전 SRPG 감성 응축한 필살기 '운명의 소용돌이'

-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의 필살기 '운명의 소용돌이' 

개발자도 이러한 단점을 알았던 것일까.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했으니 바로 '운명의 소용돌이'라는 콘텐츠다.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에서 고전 SRPG의 문법에 가장 근접해 있는 콘텐츠다. 

개발진에서도 이를 상당히 강조한다. 무과금 플레이가 가능한 콘텐츠로 패키지 게임 방식와 동일하다. 뽑기 캐릭터의 사용이 일부 제한되고, 레벨과 장비가 초기화되는 등의 제한이 있다. 운명의 소용돌이에서 육성한 캐릭터 역시 반출할 수 없다.

'주간 행동력'이라는 일종의 피로도를 소비해 주 단위 의뢰를 수행하며 마을과 용병단을 육성하며 별도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다양한 분기의 엔딩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전 콘솔의 감성을 살리기 위한 일종의 필살기인 셈이다.

콘발라리아 마을을 중심으로 용병단과 마을의 시설을 정비하고, 의뢰를 진행하다보면 마을의 안정도가 올라간다.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다르게 전개돼 다양한 스토리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운명의 소용돌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뽑기 캐릭터는 제한된다 

전투에 참여하면 스태미나가 깎이고, 스태미나를 다 소모한 용병은 다음 전투에 참전할 수 없다. 스킬 훈련 등의 제약도 있다보니 특정 캐릭터만 활용해 콘텐츠를 즐기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산점이 붙는다.

수집형 RPG 특유의 다양한 진영 캐릭터의 서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하는 방식의 단점을 운명의 소용돌이로 일부 커버했다. 해당 콘텐츠를 통해 세계관과 스토리를 차분하게 감상하기에 매우 적절했다. 

플레이 방식이나 스토리적인 서사 양면에서 매우 재밌게 즐긴 콘텐츠다. 개발진이 '킬러 콘텐츠'로 내세웠던 이유를 알 수 있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운명의 스토리가 메인 스토리로 느껴질 정도였다. 

운명의 소용돌이 덕분에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에 대한 기자의 평가도 많이 바뀌게 됐다. 현대 수집형 RPG와 고전 SPRG의 감성의 불협화음이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문제점들의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 플레이를 통해 마을 안정도를 올릴 수 있고, 이에 따른 스토리가 전개된다 
- 게임의 스토리를 집중적으로 즐기기 매우 좋은 콘텐츠다 
장점

1. 고전의 향수는 유지하되 어색함은 없는 수려한 그래픽
2. 지형의 고저차와 오브젝트 활용한 전략 전술의 재미가 명확함
3. 수집형 RPG와 고전 SRPG 간의 간극을 콘솔 콘텐츠를 통해 해소 



단점

1. 기존 수집형 RPG의 문법을 그대로 답습한 평범한 콘텐츠 구성
2. 자동 진행을 진행하지만 AI 성능이 좋지 않음 
3. 시야각이 종종 가려져 조작하기 불편한 상황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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