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안세영 폭로’ 조사위 꾸린다…“문제 발견시 감사 전환”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관리와 훈련 방식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안세영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과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선수 관리와 훈련 방식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대한체육회가 조사위원회를 꾸려 문제점을 파악하겠다고 나섰다.

대한체육회는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안세영의 지난 5일 발언과 관련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올림픽이 끝난 뒤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감사원 출신 감사관, 경찰 수사관 출신 대한체육회 청렴시민 감사관, 국민권익위원회 출신 감사관, 여성위원회 위원 등 외부 감사 전문가 4명과, 대한체육회 법무팀장, 감사실장 등으로 조사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대한체육회는 “안세영의 발언이 부상 관리, 훈련 체계, 선수 보호 등 포괄적인 내용과 관련된 만큼, 조사위의 면담 등을 통해 구체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문제가 발견될 경우 감사로 전환해 대한배드민턴협회, 국가대표선수촌 훈련본부 등 선수와 관련된 모든 곳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이어 “인적 문제가 있다면 그에 따라 적절히 조치하고, 제도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규정 개정 등을 통해 개선하겠다”고 했다.

대한체육회는 “한국 선수단은 현재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11개, 종합 순위 6위를 달리며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선수들이 남은 경기에 집중하고 올림픽을 오롯이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선수 권익이 침해받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안세영은 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꺾고 정상에 오른 뒤, 곧바로 협회의 선수 부상 관리 및 훈련 방식, 의사결정 체계, 대회 출전 등에 관한 문제를 직격하는 ‘폭탄 발언’을 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오른쪽 무릎 힘줄 파열 부상을 당한 뒤 오진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로부터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협회가 부상 뒤 재활과 심리적 안정을 도운 전담 트레이너와 계약을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연장하지 않았고, 단식 선수인 자신에게 복식 출전을 강요했다”고도 밝혔다.

안세영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문제 제기는) 정말 싸우려고 하는 의도가 아니라, 정말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고 싶은 마음에 드린 말씀”이라고 말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 귀국 한시간여 뒤 보도자료를 내고, “협회가 (선수의) 몸 상태와 참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참가시킨 국제대회는 없었다”며 안세영의 작심 발언과 이후 제기된 여러 의혹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반박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