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서 '사장님' 검색하니 노출 여성 사진 수두룩…왜?
네이버 검색창에 성과 별다른 관련이 없는 단어를 입력해도 이미지 검색 결과엔 여성의 성적 특성이 강조된 결과가 표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검색 결과물 가운데 상당수는 네이버 블로그·카페 콘텐츠로 파악됐다. 네이버 검색 알고리즘이 개인 선호를 반영한 결과를 표시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사장님' '꽉' 검색하자 노출 여성 이미지 표시
7일 학계 등에 따르면 윤호영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와 진보래 중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에서 낸 학술지를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네이버 이미지 검색 기능이 가치중립적인 검색어를 입력한 경우에도 성적 특성을 강조하는 성애화된 결과물을 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는 객관적인 분석을 위해 브라우저를 새로 설치하고 인터넷 쿠키와 방문기록을 모두 삭제한 다음 로그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 네이버 이미지 검색은 검색어당 최대 500장을 표시한다. 연구진은 이를 웹드라이버로 수집했고 사진별 URL과 태그를 수집해 분석했다.
연구진이 실험한 가치중립적 검색어는 '사장님'이다. 여성 집단이나 신체를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면서도 여성과 가장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검색어를 토대로 이미지 검색을 진행한 것.
'사장님'을 입력하자 검색 결과엔 "남성도 없고, 백종원씨와 같은 사업가도 없고 어떤 사업을 하는지도 알 수 없으며 노출이 많은 옷차림의 여성 사진만 가득하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실제로 한경닷컴이 복수의 성인 남녀에게 네이버 모바일 앱을 통해 '사장님'을 검색하도록 한 결과 연구진이 발표한 이미지와 동일한 결과물이 표시됐다.
또 다른 검색어인 '꽉'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꽉'은 '힘을 주어 누르거나 잡거나 묶는 모양'을 뜻한다. 여성의 성적 이미지와는 관련이 없는 단어다.
그러나 연구진이 검색어 '꽉'을 입력한 후 네이버 이미지 검색을 진행하자 여성 상체·하체, 가슴과 엉덩이 등이 강조된 이미지들이 수두룩했다. '야단스럽지 않고 꾸준하다'는 뜻의 '은근'을 검색했을 때도 결과는 같았다.
해당 검색어의 결과로 제시된 이미지는 상당수가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에 게시된 콘텐츠로 확인됐다. '사장님'의 경우 성적 이미지 중 37.7%가 네이버 콘텐츠였다. '꽉'과 '은근'은 각각 49.1%, 32.4%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사용자 400여명 검색 결과도 '유사'
연구진은 "구글 검색 결과에서도 언론사나 커뮤니티 출처의 성애화된 여성 이미지가 보이지만 일방적인 성애화된 이미지는 아니었다"며 "그러나 검색어의 종류와 관계없이 네이버가 보여준 네이버 출처의 이미지들은 거의 모두 여성의 성애화된, 성적인 신체 이미지였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개인 계정으로 로그인한 상태에서 나타난 검색 결과도 별반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동시에 다수의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서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검색한 결과 역시 거의 유사하게 나타났다는 것. 이는 연구진이 지난 2년간 검색어 '사장님'을 주로 여성들로 구성된 다양한 연령대의 사용자 400여명에게 개인 스마트폰을 이용해 검색하도록 한 결과다.
연구진은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은 검색 알고리즘엔 문제가 없고 사용자 선호도가 반영된 결과라면서 개인적인 문제로 축소함으로써 사회적인 책임성을 방기하기도 한다"며 "(이러한 해명은) 알고리즘이 ‘사장님’이라는 검색어에 대해 성애화된 여성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라고, 네이버 검색엔진이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고 한다면 이는 네이버 이미지 검색 사용자와 구글 이미지 검색 사용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성립해야 한다"며 "또 왜 네이버에서는 중립적인 단어를 활용했을 때 특별히 더 많이 성애화된 여성 신체 이미지를 찾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결과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을 연구 과정에서 파악했고 이는 네이버 검색 알고리즘에 개인 사용자의 선호나 사용자 집단의 선호보다는 자체 콘텐츠 선호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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