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일하는 택배 노동자…“쉼터 확대를”
[KBS 대구] [앵커]
연일 가마솥 더위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데요.
이런 날씨에 야외에서 매일 수백 개의 상자를 배달해야 하는 택배 노동자들은 어느때 보다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현장을 서한길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한낮 기온이 38도까지 치솟은 경주 도심의 주택가.
두 손 가득 택배상자를 든 박정준 씨가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 계단을 쉴새없이 오르내립니다.
오후 배달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온몸은 금세 땀으로 젖었습니다.
물건 하나 배달하고, 다음 목적지까지 차로 이동하는 시간은 30초 남짓, 수시로 꺼내고 운반하느라 차량 에어컨도 소용이 없습니다.
어느새 얼굴은 상기되고 고단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박정준/택배기사 : "휴가철이라 예전보다 (택배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그래도 거의 300개 정도…."]
잠시 쉴 공간도 마땅치 않아 공원이라도 보이면 멈춰서 물 한잔 들이키는 것이 전부입니다.
[박정준/택배기사 : "중간중간에 밥 먹을 공간도 없고 쉴 공간도 없고…. (쉼터를) 마련해준다면 배달노동자들이 훨씬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폭염 쉼터가 마련돼있지만, 대구와 포항, 구미 6곳이 전부.
이들 지역이 아니면 말그대로 그림의 떡입니다.
고용노동부가 폭염경보 발령시 매시간 15분씩 휴식을 제공하는 내용의 온열질환 예방지침을 발표했지만 강제성이 없다 보니,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훈/민주노총 택배노조 경주지회장 : "온열질환 예방지침은 물, 바람, 휴식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건 형식적인 부분이라…. (예방 지침) 입법화가 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좀 노력해주시는 게…."]
폭염에 노출된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늘리고 휴식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한길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서한길 기자 (oneroa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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