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군인 경력에 ‘진보색’ 뚜렷…경합주 ‘노동자 표심’ 겨냥
6선 의원에 주지사…한국전 참전 아버지 권유로 입대
소탈한 이미지로 트럼프에 “이상하다” 저격 표현 화제
일각선 민주당 텃밭 미네소타주 득표 기여도 의문 제기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59)이 6일(현지시간)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낙점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60)는 중서부 출신의 교사·군인 이력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지닌 진보 성향 정치인이다. 월즈 주지사의 발탁을 두고는 경합주 노동자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동시에 공화당의 ‘좌파’ 공세를 정면 돌파하려는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월즈 주지사에 대해 “주지사이자 (미식축구) 코치, 교사, 퇴역군인으로서 그는 자신의 가족과 같은 ‘노동자 가정’을 위하는 사람으로 평가받는다”며 “그가 우리 팀이 된 것은 위대한 일”이라고 밝혔다. 월즈 주지사도 “해리스와 이 선거운동에 함께하게 된 것은 평생의 영광”이라며 “나는 모든 것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0초 분량의 자기소개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면서 “해리스와 나는 공동선, 미국이 상징하는 근본적인 약속을 믿는다”면서 “우리는 싸울 준비가 됐으며, 해리스의 말대로 우리가 싸우면 이긴다”고 했다.
미네소타주 6선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재선 주지사를 지내고 있는 그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마크 켈리 상원의원 등과 함께 부통령 후보 물망에 올라 있었다. 월즈 주지사의 최종 발탁은 경합주를 포함한 중서부 지역 표심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1964년 네브래스카주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월즈 주지사는 고교 졸업 후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아버지의 권유로 미 육군 방위군에 입대했다.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20년가량 고교 지리교사로 근무했고, 미식축구 코치로도 활동했다. 여느 정치인과 다른 그의 평범한 이력은 중서부 노동자 및 농민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
중서부 억양을 구사하며 소탈한 이미지에 유머가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는다. 최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저격수’ 역할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밴스 의원을 지칭해 “이상하다”(weird)고 한 그의 표현이 화제를 모으면서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다. 해리스 캠프는 월즈 주지사의 소통능력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는 데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념적으로는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주지사로 일하며 노동권이나 재생산 권리, 총기 규제 등의 문제에서 뚜렷한 진보 색채를 드러냈다. 보편 무상급식, 여성 재생산권 보호, 투표권 강화, 중산층 세금 감면, 노동자 유급휴가 확대,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 등의 정책을 관철했다. 이로 인해 부통령 후보 인선 과정에서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지지를 받았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전미자동차노조(UAW) 숀 페인 위원장도 지지를 선언했다.
해리스 부통령으로선 진보 성향이 분명한 월즈 주지사 발탁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해 트럼프 진영의 ‘급진 좌파’ 공세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계산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국정 경험, 자신과의 ‘케미’ 등을 부통령 후보 낙점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선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와 달리 미네소타주는 민주당 선호 지역이라 월즈 주지사가 실제 대선 득표에 얼마나 기여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캠프는 월즈 주지사의 부통령 후보 지명 후 “월즈는 해리스처럼 위험한 진보 극단주의자”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월즈 주지사 지명 발표 후 소셜미디어에 “고맙다!”고 적었다.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셔피로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에 지명될 가능성을 우려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진보 성향인 월즈 주지사 낙점에 안도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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