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배민, 서비스 혁신으로 소비자 잡아야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음식을 시공을 뛰어넘어 즐기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그 배경에는 대중음식을 비롯해 고급음식을 배달을 통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크게 성장한 영향도 있다. 배달플랫폼은 비대면 문화가 확산된 코로나19 상황에서 중요한 경제주체가 되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했던 배달통이 사라지면서 음식배달플랫폼은 2세대로 진화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해관계자 간 충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플랫폼 간 경쟁 심화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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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할수록 기업은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소비자 후생이 증가한다. 신용카드사나 온라인 쇼핑몰 등은 판매자집단과 수요자집단 사이에서 효율적인 연결(매칭)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데, 이를 양면시장이라고 한다. 문제는 플랫폼 산업과 같은 양면시장은 전통적인 산업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국립대의 줄리안 라이트 교수는 호주와 영국의 카드 지불시스템에 대한 정부 규제 사례 연구를 통해 양면시장에서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될수록 플랫폼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 중 어느 한쪽에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정부에서는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사업자 간 상생 및 부담 완화 방안을 담은 ‘소상공인·자영업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배달료로 인한 사업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배달료를 신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소상공인 대상 배달수수료 지원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
또한, 지난 3월 한 소셜커머스업체로부터 촉발된 무료배달로 음식배달플랫폼을 대표하는 3사 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졌다. 돌이켜보면 음식배달산업에서 이토록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가 존재했을까 싶을 정도이다.
이 와중에 배달의민족(배민)은 배달 수수료 인상을 발표했다. 왜 그랬을까. 누가 봐도 배민은 가장 안 좋은 시점에 수수료 인상을 결정했다. 정부가 소상공인의 배달료 부담을 낮춰주겠다고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수료 인상이라니 도대체 배민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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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은 어려운 시기에 소비자들과 음식점들로부터 큰 비판에 직면할 것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배민이 단순히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수수료를 인상했다면 너무나 무모한 조치로 생각된다. 더 깊이 속을 들여다보면 배민이 수수료를 올린 것은 음식배달플랫폼 간 기약 없고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적인 자구책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배민의 수수료 인상을 바라보면 배민이 얼마나 급박했었는지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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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시장에서 플랫폼은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주체이지만 참여자들을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거나 거래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즉, 배민은 양쪽의 이해관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해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을 조달해야 하는 숙명에 처해 있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배민은 수수료 인상의 원인을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했다. 만약, 배민의 이번 수수료 인상이 기업의 수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치라면, 배민은 양쪽에 지금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하고 혜택을 주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혜택이 커지면 그에 따라 소비자들의 배민 이용 빈도는 증가하게 되고, 판매자에게도 그 효과가 전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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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도미노피자가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시절이 있었다. 2010년대 초반, 이 회사는 혹평 일색이던 피자 맛과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피자 턴어라운드' 캠페인을 벌여 고객 의견을 적극 반영한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2010년 중반에는 주문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스마트 TV 등 10가지가 넘는 방법으로 피자를 주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10년 10달러 수준에 불과하던 도미노피자 주가는 2020년 400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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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배민은 소비자 가치 상승을 위한 방안을 혁신하고 배민의 이용 빈도를 높여 위기를 돌파함은 물론 판매자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배민이 밝힌 소비자 경험 개선과 음식점의 성장을 위하는 마음이 거짓이 아니길 바란다.
윤기창 한국유통경영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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