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만 행복한 세상? 배드민턴·사격, 한국 金 ‘36%’ 따고도 어수선…이 무슨 ‘난리’인가 [파리2024]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활짝 웃어야 할 때다. 정반대다. 어수선하다. 대한민국 배드민턴과 사격이 그렇다. 오롯이 기쁨을 누리고 있는 양궁과 너무 비교된다.
2024 파리 올림픽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금메달 5개-종합 순위 15위를 말했는데 7일까지 이미 금메달 11개다.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도 있다. 종합순위도 6위다. 역대 최다 금메달 13개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효자 종목’ 양궁이 큰 역할 했다.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다.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 혼성까지 전 종목을 쓸어 담았다. 고구려 시조 주몽부터 이어지는 ‘활 잘 쏘는 민족’의 위엄이다.
성적이 좋으니 당연히 분위기도 좋다. 대한양궁협회도 활짝 웃었다.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 회장은 양궁협회장이기도 하다. 이번 올림픽에도 현장을 직접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고, 축하했다.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정의선 회장님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 회장은 “서로 믿고 한마음으로 했기 때문에 잘한 것이다. 협회는 그저 도운 것 뿐”이라며 뒤로 빠졌다. 훈훈함 그 자체다.
다른 종목도 이러면 좋은데, 또 상황이 다르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폭풍’에 휘말렸다. 이번 대회 배드민턴 유일한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이 폭탄 발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대표팀과 함께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쌓인 불만을 공개적으로 터뜨렸다.
선수들은 울상이다. 혼합복식 은메달을 따낸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은 “대표팀 분위기가 좋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정나은은 “(안)세영이 관련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협회 김택규 회장은 7일 귀국해 “나와 선수, 협회와 선수는 갈등이 없었다”며 “부상 오진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여차하면 진실게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보고를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들여다본다고 나섰다. ‘이때다’ 싶은지 국회의원들까지 “좌시하지 않겠다”고 열을 올리는 중이다. 판이 커질 수 있다.
일단 안세영은 7일 귀국 후 말을 아꼈다. "협회, 팀과 상의 후 다시 말하겠다"고 했다. 톤이 확실히 다운됐다. 반면 협회는 안세영과 관련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자료를 냈다.
끝이 아니다. 대한사격연맹은 다른 의미로 혼란하다.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따는 등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냈다. 축제 분위기일 수밖에 없다.
애먼 일이 터졌다. 신명주 회장이 물러난다는 소식이 나왔다. 지난 6월 단독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7월2일 공식 취임식이 열렸다. 한 달 조금 지났다.
사격과 무관한 일로 일어났기에 더 당혹스럽다. 신 회장이 운영하는 종합병원 명주병원의 급여 미지급 논란이 터졌다. 고용노동부 내사를 받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역대 최고 성적을 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당황스럽다”며 “운영하는 병원에 임금 체불이 있다고 한다. 연맹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병원 운영에 대한 건은 별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11월 손을 떼면서 6개월 넘게 회장이 공석이었다. 어렵게 새 수장이 왔는데 다시 부재 위기다. 배드민턴협회와 비교하면 결이 조금 다르기는 하다. 졸지에 연맹이 날벼락을 맞은 모양새. 어쨌든 ‘난리’는 났다.
관계자는 “12월 사격인의 밤 행사를 준비하려 했다. 이 자리에서 포상금도 지급하는 등 사격인 기를 살려주려 했다. 그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 제대로 해보지도 못했는데 당혹스러울 따름이다. 웃어야 할 때인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7일 귀국장 분위기는 좋았다. '금의환향'이다. 엄밀히 말하면 회장의 사임은 연맹이 아닌 병원 일 때문이다. 선수들이 영향을 받을 일은 아니다. 대신 연맹은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배드민턴이 금메달 1개, 사격이 3개다. 한국이 따낸 전체 금메달의 36.4%다. 전체 메달로 보면 배드민턴 2개, 사격 6개다. 전체 메달 26개 가운데 30.8%에 달한다. 이렇게 잘했는데 여러모로 썩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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