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동·우크라서 '평화중재자 자처' 행보 계속… 한계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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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외교 무대에서 '평화 중재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최근 급격한 지역 정세 불안을 겪고 있는 중동으로까지 본격적으로 뻗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이 스스로를 대안적인 평화 중재자로 인식시키기 위해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중재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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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란, 우크라 이어 중동 내 갈등도 중재
"미국 역할 대체하는 강대국 이미지 구축 의도"
"서방 협력 필요" "높은 위험 감수해야" 지적도
국제 외교 무대에서 '평화 중재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최근 급격한 지역 정세 불안을 겪고 있는 중동으로까지 본격적으로 뻗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직접적인 무력 충돌까지 임박하자 갈등 중재에 나선 것이다. '중국은 지역 갈등을 심화시키는 미국과 다르다'라는 면모를 부각하려는 행보의 일환이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7일 중국 외교부는 왕이 외교부장이 전날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하며 중동 정세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각각의 통화에서 "이란의 주권과 존엄성을 침해하며 지역 긴장을 심화시킨 (하니예) 암살에 단호히 반대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의 조속한 휴전'을 주장하며 중국이 제안했던 '3단계 구상'도 재차 강조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3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주도하는 파타,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내 14개 파벌을 한데 모아 화해를 중재하며 '베이징 선언'을 도출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은 △전면적 휴전 실현 △'팔레스타인에 의한 팔레스타인 통치' 원칙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별개의 국가로 존재하는 '두 국가 해법' 등을 골자로 한 '3단계 구상'을 제안했다.
중동과 우크라서 '평화중재자' 입지 굳히려는 중국
중국의 의도는 '미국 역할 대체'라는 게 외신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이 스스로를 대안적인 평화 중재자로 인식시키기 위해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중재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즈춘 미국 버크넬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서방 정부와 언론은 중국을 공격적 세력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고, 중국은 자국이 책임감 있고 평화로운 강대국임을 보여 주고 싶어 한다"고 SCMP에 말했다.
지난달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 중국을 방문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왕 부장은 쿨레바 장관과의 회담에서 "평화에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을 지지하고 앞으로도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2016년 이후 외교 관계를 단절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중국 중재로 관계를 정상화해 세계가 깜짝 놀란 일도 있었다.
'나 홀로 평화 중재' 한계도 뚜렷
다만 스스로 설정한 역할의 한계도 분명하다. 예컨대 지난달 발표한 '베이징 선언'의 3단계 구상만 해도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이스라엘과 미국, 서방 동맹국의 협력 없이는 실행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중 간 패권 경쟁으로 상호 적대감이 커진 탓에 양국의 협력은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평화 중재자가 되기 위해선 '더 높은 수준'의 역할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닐 토머스 호주전략정책연구소 중국 분석 센터 연구원은 "중국은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을 땐 외교적 자본 투자를 꺼린다"고 SCMP에 말했다.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향이 없는 한, 수십 년간 '세계 경찰'을 자처하며 지구촌 곳곳의 분쟁에 관여했던 미국의 역할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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