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동장 선물살 돈 걷습니다” 아직도 악습 못 버린 공직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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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한 주민센터에서 승진해 부임한 동장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직원들에게 현금을 걷으려는 정황이 알려져 논란이다.
지난해 기초단체와 경찰 조직에서도 '모시는 날'을 운영해 빈축(지난해 8월 24일 자 8면 등 보도)을 샀지만, 경직된 공무원 조직 문화는 여전해 비판 여론이 고조된다.
7일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0분께 A 동주민센터는 동장을 제외한 전 직원 13명에게 '1인당 1만7000원 씩 갹출하자'는 내용의 통신쪽지를 전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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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일방 의견·잘못된 관례” 사과
- 하급직원에 ‘모시는 날’ 강요 등
- 시대 역행하는 ‘갹출문화’ 비판
부산 해운대구 한 주민센터에서 승진해 부임한 동장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직원들에게 현금을 걷으려는 정황이 알려져 논란이다. 지난해 기초단체와 경찰 조직에서도 ‘모시는 날’을 운영해 빈축(지난해 8월 24일 자 8면 등 보도)을 샀지만, 경직된 공무원 조직 문화는 여전해 비판 여론이 고조된다.
7일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0분께 A 동주민센터는 동장을 제외한 전 직원 13명에게 ‘1인당 1만7000원 씩 갹출하자’는 내용의 통신쪽지를 전송했다. 지난달 1일 발령받아 온 A 동장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동장은 지난달 15일 6주간의 장기 교육을 이수하러 자리를 비운 상태다.
A 동 사무장 등은 동장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간식을 준비해 선물할 계획을 세웠다. 동장은 물론, 함께 교육을 받는 이들과 나눠 먹을 수 있도록 간식을 넉넉하게 준비하기 위해 1인당 비용은 1만7000원으로 책정했다. 이후 다른 직원과 상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쪽지를 보내 갹출을 제안했다. 다만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문제가 불거지면서, 실제 동장의 선물을 구입하거나 돈을 거두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구는 즉각 사과했다. 구 관계자는 “동장이 교육 전 ‘장기간 자리를 비워 미안하다’며 먼저 간식을 돌렸다. 직원들이 이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돈을 걷으려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이런 행위가 일부에서 관례적으로 이뤄져 왔던 것도 사실이나,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특히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돈을 걷자는 쪽지로 일부 직원의 마음이 상한 것 같다. 앞으로 이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무원 조직에서 이어져 온 ‘갑질’ 문화는 부산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금정구에서는 4급 서기관인 국장을 대상으로 일명 ‘모시는 날’을 강제로 운영하다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모시는 날은 하급 공무원들이 사비를 모아 상급 공무원의 점심식사를 챙기는 것으로, 공무원 조직에서 이어진 대표적인 악습 가운데 하나다. 지난 1월 북부경찰서에서도 한 부서 직원이 순서를 정해 과장(경정)의 식사를 챙기는 ‘모시는 날’ 관행을 강요받았다는 익명 신고가 접수돼 감찰이 진행됐다.
끊이지 않는 악습이 되풀이 되면서 비판 여론도 고조된다. 직장인 B(40대) 씨는 “시대가 어느 땐데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이 이런 짓을 하고 있는 지 기가 찰 뿐이다. 민간 기업에서는 상상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지금도 부산 곳곳에서 악습이 무비판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거다. 더 심각한 건 스스로가 뭐가 잘못됐는지도 모른다는 점”이라며 “우리 주변에도 미풍양속이라는 이름의 악습은 없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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