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힘’으로… 코스피 2560선까지 회복했다

이도형 2024. 8. 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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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46P 올라 이틀 연속 상승세
美 침체 우려·엔 캐리 트레이드 변수 진정
개미 “지금이 저점”… 8월 들어 4.3조 순매수
닛케이도 1.19%↑… 亞 주요증시 동반 상승
기관·외국인 순매도 이어가 낙관 어려워
H지수 하락세에 ELS 손실 다시 커질 듯
5500 가정 땐 5대銀 8월 최대 496억 예상
코스피가 개인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2560선을 회복했다. 개미들이 현 지수를 ‘저점’으로 인식하고 공격적으로 매수한 결과다. 아울러 ‘검은 월요일’로 불린 지난 5일 대폭락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 등이 낮아진 점도 한몫했다. 덕분에 아시아 주요국의 주식시장도 이날 상승 마감했다. 다만 코스피를 중심으로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상승세를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개미 매수세에 이틀 연속 상승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26포인트(1.83%) 오른 2568.41에 마감했다. 2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간밤 뉴욕 증시가 경기침체 우려 완화 등의 이유로 상승 마감한 데다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엔비디아 공급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2200원 오른 7만4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15.67포인트(2.14%) 상승한 748.54로 마쳤다.

대폭락 사태의 기폭제로 작용했던 엔화 강세도 진정 국면이다. 일본 중앙은행(BOJ)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어서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는 홋카이도에서 열린 강연에서 “금융·자본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 상승세는 개미들이 이끌고 있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2934억원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4조3680억원 순매수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 기관은 2조4980억원을, 외국인은 2조119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특히 기관은 이날도 3065억원을 순매도했다.
◆아시아 증시 동반 상승

닛케이225는 이날 오전 한때 2%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우치다 부총재의 발언이 알려진 뒤 상승세로 돌아서 1.19% 오른 채 마감했다.

아울러 일본 재무성은 지난 4월29일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5조9185억엔(약 55조4000억원) 규모로 엔화를 매수하고 미 달러화를 매도하는 개입을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당시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60엔선을 넘어선 뒤 4엔 넘게 급락한 바 있다. 앞서 재무성은 4월26일∼5월29일 9조7885억엔(91조7000억원) 규모로 개입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최근 홍콩 H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손실 규모가 다시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한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가운데 이달 내 만기가 도래하는 원금 규모는 3437억원 수준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H지수가 이달 말 6000선을 지키면 손실액은 최대 273억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5500선까지 밀리면 496억원으로 대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6500선을 회복하면 9억원에 그친다.

H지수는 2021년 2월 1만2228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가파르게 하락해 2022년 10월에는 5000선 아래로 폭락했다. 올해 들어서 점차 회복세를 되찾아 지난 5월 들어 연중 최고치(6986.2)를 찍고는 다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로 아시아 증시가 폭락하면서 하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다만 이날은 전날 대비 1.38% 상승한 5933.17로 마감했다.

5대 은행이 판매한 H지수 ELS 중 9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원금 규모는 1조1374억원이다. 손실액은 H지수 종가가 6000일 때 806억원, 5500까지 내리면 곱절이 넘는 1868억원에 각각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확정 추세를 보면 ELS 상품의 개별 손실률은 연초 50%대에서 40%까지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도형·박미영 기자, 도쿄·베이징=강구열·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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