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391> 밀양 가지산 용수골~쇠점골

이창우 산행대장 2024. 8. 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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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반 위 흐르는 물줄기 경쾌…정상 서면 영남알프스 8봉 장쾌

- 호박소주차장 회귀 11㎞ 코스
- 계곡 곳곳 위치한 폭포·소 장관
- 1000m대 봉우리 물결도 황홀
- 빛 반짝이는 ‘오천평 반석’이채
- 너덜 등 일부 산길 희미해 주의

높이 1000m 넘는 9개 봉이 영남알프스를 이루며 주봉은 가지산(加智山·1240.9m)인데 울산 울주군, 경남 밀양시, 경북 청도군을 경계 짓는다. 산 높고 골 깊어 동부 경남에서는 맹주 자리를 꽤 차고 있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시례호박소’는 방앗간에 쓰던 절구의 일종인 호박을 닮은 데서 유래하며 ‘구연’으로도 불린다.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던 곳으로 명주실 한 꾸러미를 다 풀어 넣어도 바닥에 끝이 닿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드론 촬영).


산정의 북쪽, 청도 방향은 학심이골과 심심이골이 발원해 신원천과 합친 뒤 운문호에 모여 동창천이 된다. 남쪽으로는 용수골과 쇠점골이 동천에 합수해 청도 동창천과 몸을 섞어 밀양강 본류가 되고 종국에는 낙동강 한 지류가 된다. 동쪽은 석남사 계곡이 덕현천을 만나 태화강으로 흡수된다.

▮밀양재, 석남고개 오르던 계곡길

하얀 암반인 오천평 반석.


가지산에는 그만큼 알려진 계곡이 많다. 이 가운데 출입을 통제하는 석남사 계곡을 제외하고는 학심이골 심심이골 용수골 쇠점골은 계곡을 끼고 산행이 가능해 부산과 울산, 동부 경남 산꾼에게는 한여름 무더위를 식히는 오아시스 같은 산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절정의 불볕더위를 식히는 계곡 산행지로 부산과 가까운 밀양 가지산 용수골~쇠점골을 소개한다.

용수골과 쇠점골은 영남알프스를 즐겨 찾는 산꾼이라면 한 번씩은 발걸음을 내디뎠을 만큼 잘 알려졌다. 그런데 막상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용수골은 명성에 비해 아직은 등산객 발길이 뜸한지 너덜과 일부 구간은 산길이 희미해 선답자가 남긴 족적을 찾아 올라야 했다. 답사 때 계곡에 물이 많아 두 계곡을 연결한 산행은 지리산 유명 계곡 부럽지 않았다.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호박소주차장~백연사~호박소·석남터널·오천평반석 갈림길~호박소~석남터널 방향 옛 ‘울밀선’ 도로~삼양교~공사중인 국립밀양등산학교(옛 제일 관광농원주차장) 우회~용수골~밀양재~가지산 정상~밀양재~중봉~석남터널 방향 갈림길~밀양 쪽 석남터널 입구~컨테이너 매점~쇠점골~오천평 반석~현수교~백연사를 거쳐 호박소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산행 거리는 약 11㎞이며, 6시간 안팎 걸린다.

호박소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주차장 안쪽 백연식당을 지나 백연사와 사이에 왼쪽으로 백운산으로 오르는 산길이 보인다. 호박소는 백연사를 돌아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오른쪽 현수교는 석남터널·오천평 반석 방향인데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포토존 방향 돌계단을 2, 3분 올라가면 호박소 덱 전망대에 닿는다.

구연(臼淵)으로도 불리는 ‘시례 호박소’는 방앗간에 쓰던 절구의 일종인 호박을 닮은 데서 유래한다.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던 곳으로 연못에다 명주실 한 꾸러미를 풀어 넣으면 신불산 왕봉골의 파래소에 실 끝이 올라왔다 한다.

▮비온 뒤는 지리산 안 부러운 계곡

가지산 정상에 선 취재팀 앞으로 재약산과 천황산은 시커면 구름을 뒤집어썼고, 발아래 길게 뻗은 골짜기는 용수골이다.


덱 전망대에서 용수골을 거쳐 가지산 정상을 향해 출발한다. 산길을 3m쯤 되돌아 나가면 오른쪽에 돌계단이 보인다. 이내 밀양재로 오르던 옛길과 만나 나무 울타리가 쳐진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호박소 계곡의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며 작은 돌탑이 서 있는 너덜의 통행금지 안내판을 통과한다. 산길은 좁아진다. 길이 희미해지면 왼쪽에 도로 가드레일이 보인다. 도로에 바로 올라서도 되고, 선답자의 흔적을 좇아가면 ‘눈·비 올 때 미끄럼 주의’ 표지판이 있는 도로에 15분 남짓이면 올라선다.

오른쪽 석남터널 방향으로 꺾으면 삼양교다. 여기서 예전 제일농원주차장이 있던 왼쪽으로 들어서야 한다. 그런데 현재 농원 주차장 자리에 국립밀양등산학교가 들어서면서 건물을 짓고 있다. 공사로 등산객 출입을 통제해 호박소 휴양지 입간판 옆 콘크리크길을 오르는 임시등산로를 이용한다. 폐쇄된 ‘명상&단식 수련원’ 건물을 지나면 제대로 된 산길과 만난다. 너른 길을 따라 열린 철망문을 통과한다.

구룡소 폭포에서 내려오는 주래골을 건너면 폐쇄돼 철거 예정인 화장실 사거리에 도착한다. 가지산(5.3㎞)은 직진한다. 왼쪽은 구룡소 폭포 방향. 화장실 앞을 지나 용수골 하류를 건너면 나무 덱 길에서 오는 기존 등산로와 만나 계곡에 놓인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간다. 한동안 오른쪽으로 계곡을 끼고 간다. 암반을 타고 내리는 옥구슬 같은 물방울이 경쾌한 물소리를 내며 바쁜 취재팀의 발걸음을 자꾸만 붙잡는다.

산길은 오솔길로 바뀌며 10분이면 이정표 갈림길이 나온다. 가지산(3.0㎞)은 오른쪽으로 간다. 왼쪽은 전망대 방향이다. 조릿대 길도 거치고 얼음골 주민의 식수를 알리는 안내판도 지난다. 두 계곡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산길은 왼쪽 계곡의 가지산(2.2㎞) 이정표에서 계곡을 건넌 뒤 오른쪽 용수골을 따라간다. 너덜을 지나 가지산(2.1㎞)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계곡을 건너 와폭 밑에서 이정표를 보고 다시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간다.

약 50분 만에 가지산(1.6㎞) 이정표에서 계곡을 건너면 산비탈에 현 위치 번호 ‘밀양 타-3’ 표지목을 처음 만난다. 너덜을 올라 돌무덤에 해학적인 여섯 기의 목장승을 지난다. 너덜을 벗어나면 산길은 뚜렷해지고 약 60분이면 삼거리인 밀양재 안부에 올라선다. 가지산 정상은 왼쪽으로 꺾는다. 전망이 열리는 바위 능선을 올라 정상에 선다. 삼각점과 울산시와 청도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다.

시커먼 구름이 낮게 깔렸으나 영남알프스 8봉인 운문산 천황산 재약산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 고헌산 문복산이 총 망라될 만큼 장쾌한 조망이 펼쳐졌다. 그 주위로 배내봉 상운산 능등산 향로산 정각산 등 800~900m 급 전위봉이 영남알프스 9봉을 호위하는 모양세다. 여기서 쌀바위 북릉 운문산 세 방향으로 길이 갈라진다.

쇠점골은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 밀양재로 내려간 뒤 석남고개(2.6㎞)로 직진한다. 약 30분이면 조망이 열리는 중봉에 선다. 석남사주차장 방향 왼쪽으로 내려가면 곤두박질치듯 급격하게 고도를 낮춘다. 철쭉 보호용 나무 울타리를 따라 20분이면 울산 가지산 철쭉나무 군락과 가지산의 사계 안내판이 서 있는 갈림길에 닿는다. 석남터널(2.7㎞)로 방향 표시가 돼 있다. 취재팀은 직진형 오른쪽 능선을 탄다. 밀양 쪽 석남터널 입구로 내려가는 길이다.

왼쪽 덱 계단은 금정산으로 가는 낙동정맥길로 석남사, 입석대 능선, 울산과 밀양 쪽 석남터널 입구로 내려간다. 약 5분이면 억새가 가득한 폐무덤 갈림길에서 오른쪽이다. 우람한 덩치의 소나무와 박씨 무덤을 거쳐 가파르게 떨어져 30분쯤이면 옛 ‘울밀선’ 도로인 밀양 쪽 석남터널 입구에 떨어진다. 오른쪽 얼음골 방향으로 튼다. 3, 4분 도로를 걷는다.

국숫집인 컨테이너 매점 앞에서 왼쪽 호박소(4㎞)·오천평반석(3㎞)으로 꺾어 덱 계단을 내려가면 쇠점골 상류와 만난다.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폭포와 소가 잇따라 나온다. 작은 못이 호박소와 비슷해 명명한 애기호박소를 지나 산길은 계곡을 건너간다. 석남재로 오르는 옛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으며 계곡과 붙었다 떨어졌다 한다. 다시 계곡을 건너 돌담과 돌축대 흔적이 남아 있는 ‘쇠점’을 지난다.

쇠점은 말발굽의 편자를 갈아주던 곳으로 쇠점골 지명은 여기에서 나왔으며 계곡이 완만해 누운골로도 불린다. 하얀 암반이 빛을 받아 반짝이는 오천평 반석을 지난다. 너른 길을 1㎞ 내려가면 백연사로 건너는 현수교 직전 왼쪽에 형제가 빠져 죽었다는 형제소가 있다. 취재팀은 계곡 폭포를 보려고 들락날락하다 보니 국숫집에서 약 90분이나 걸려 인도교를 건너 호박소 주차장에 도착했다.

# 교통편

- 밀양터미널로 간 뒤 석남사행 버스 환승
- 얼음골 정류장 하차

용수골과 쇠점골 들머리 호박소주차장.


승용차 이용이 편리하지만 부산과 가까워 버스 시간만 잘 맞춘다면 대중교통도 괜찮다. 승용차 이용은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31-5 ‘호박소주차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가면 된다. 주차비 무료. 여름휴가 때는 일찍 도착해야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다.

대중교통은 경남 밀양과 울산시 울주군에서 호박소로 가는 두 방법이 있다.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에서 밀양행 직행버스는 오전 7시 9시 11시 등에 있다. 열차는 부산역과 구포역에서 수시로 밀양역으로 간다. 역 앞에서 시내버스로 밀양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한다. 밀양터미널에서 석남사행 직행버스는 오전 8시20분 10시40분 등에 있으며 얼음골에서 내린다. 시내버스는 오전 6시20분 9시35분 오후3시30분이며 얼음골이 종점이다.

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 동부터미널에서 언양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주말 운행 버스 시간은 오전 6시20분 6시50분 7시10분 7시40분 8시10분 8시40분 등에 있다. 옛날 언양터미널 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석남사로 이동한다. 석남사에서 밀양행 직행버스는 오전 8시30분 9시40분 등에 출발하며 얼음골에서 내린다. 얼음골정류장에서 호박소주차장은 약 1.3㎞ 거리에 도보로 25분쯤 걸린다.

산행 뒤 얼음골에서 밀양으로 나가는 직행버스는 오후 2시50분 4시30분 6시30분이며, 시내버스는 오후 5시에 출발한다. 밀양에서 부산행은 오후 3시 5시10분 7시에 있다. 얼음골에서 석남사행 직행버스는 오후 3시25분 5시20분 6시50분에 있다. 석남사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언양으로 나간다. 언양터미널에서 주말 부산행 버스는 오후 5시10분 5시40분 6시10분 6시40분 7시20분 8시 8시40분 9시30분에 있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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