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 `뚝`… 하반기 먹구름 낀 이차전지株

신하연 2024. 8. 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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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제공

전일 '반짝'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차전지 업종의 투자심리가 다시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다.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한 엘앤에프를 비롯해 주요 이차전지주가 올 하반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엘앤에프는 전거래일 대비 7.78% 하락했다. 장중에는 9.95% 내린 9만1400원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이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전장보다 3.71% 하락한 32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27일 상장 당시 공모가였던 30만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사상 최고가였던 2022년 11월 11일 62만4000원 대비로는 반토막 났다.

포스코퓨처엠도 이날 3.0% 밀린 21만500원에 마감했다. 연초 이후에만 40% 넘게 빠진 수준이다. 삼성SDI도 전일보다 0.78% 하락했다. 삼성SDI 역시 올 들어 30% 이상 빠졌다.

코스닥에 상장한 이차전지 주요 종목도 마찬가지로 약세 흐름을 보였다.

에코프로비엠이 전일 대비 3.76% 내렸고 에코프로(-3.17%), 금양(-3.41%) 등도 하락했다.

이차전지주는 지난 6일 일제히 강세를 보인 지 하루 만에 다시 하락 전환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전일 LG에너지솔루션(4.66%)를 비롯해 삼성SDI(4.77%), 포스코퓨처엠(6.90%) 에코프로(12.82%) 에코프로비엠(9.76%) 등이 일제히 강세를 보인 바 있다.

7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83%, 2.14% 상승한 것과도 대조된다.

에코프로 계열 상장사 4개 종목(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시가총액 합산 규모는 연초 59조5370억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35조1460억원 수준으로 24조원(40.9%) 넘게 증발한 상태다.

최근 한 달(7월5일~8월7일)간 개인투자자는 에코프로비엠(1450억원), 에코프로(690억원), 포스코퓨처엠(420억원), LG에너지솔루션(290억원) 등을 순매도 하면서 이차전지주에서 돌아서는 모습이다.

전일 오후 발표된 엘앤에프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이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엘앤에프는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에서 예상한 영업손실 규모 600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영업손실 842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 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연내 적자 지속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엘앤에프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했다.

문제는 다른 이차전지 종목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주가가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차전지 업종이 좀처럼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 세계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리튬 등 메탈 가격 급락에 이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둔화)이 심화되면서 이차전지 업계는 2분기에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앞서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매출 8095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57.5%, 영업이익은 96.6% 급감한 수치다.

지난달 말 포스코퓨처엠도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4.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초 올 4분기로 예상됐던 이차전지 업황 회복 시점도 내년 상반기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배터리 업계의 북미 공급망 전략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에는 배터리 제조를 위한 양극재의 수출량이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고 2분기 실적발표에서 주요 기업들의 하반기 가이던스에 따르면 일부 기업의 실적 저점은 3분기로 지연됐다"며 "당초 기대했던 상저하고 업황과는 상반된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24년 하반기뿐 아니라 중장기 실적 불확실성은 더 크다"며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부진하고, 미국 대선 등 정책 불확실성도 크며, 전기차 수익성 확보 시점도 지체됨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전략은 축소·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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