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오직 표정과 수어(手語)만으로 알 수 있어요"

석지연 기자 2024. 8. 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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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충북수어교육원 수업을 듣는 대학생 정유진 씨가 웃으면서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의 삶에 관심이 많은 정 씨는 충북대학교 수어동아리에 이어 충북수어교육원에서 수어를 배울 정도로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수업을 듣고 깨달은 점이 많다며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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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수어교육원, 중요한 농인 언어 교육 실시
충북수어교육원에서 서승원 강사가 수강생들에게 수어를 가르치고 있다. 석지연 기자

"비장애인도 접근할 수 있는 수어교육원이 있어서 좋습니다. 수어를 배우다 보니까 농인분들과 실제 대화하려면 표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6일 충북수어교육원 수업을 듣는 대학생 정유진 씨가 웃으면서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의 삶에 관심이 많은 정 씨는 충북대학교 수어동아리에 이어 충북수어교육원에서 수어를 배울 정도로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수업을 듣고 깨달은 점이 많다며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같이 수업을 듣는 20대 최선일 씨도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도 수어라는 언어가 재밌다는 것을 알고 나서 적극적으로 수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수어교육원을 통해 수어의 세부적인 부분도 더 많이 알게 됐고 농인분들을 더 이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당시 친구를 통해 수어를 배우고 싶었던 최 씨는 처음에는 수어가 어려웠으나, 수어를 알면 알수록 재밌게 느껴졌고 적극적으로 임하게 됐다며 엄지 척을 들곤 했다.

한국 수어 사용 촉진과 보급을 위한 기관인 충북수어교육원에서는 실제 농인인 서승원 강사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들과 오로지 수어로 대화하며 직접 수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수업은 단순히 어휘만 가르치는 교육방식이 아닌 강사와 수강생들 사이에서 피드백 방식으로 진행돼 능동적인 수업방식을 실감케했다. 예를 들어 강사가 수어로 음식이라는 단어를 설명한 뒤, 음식의 종류에 대해서 질문하면 각자 수강생들은 해당 답변을 수어로 대답하는 것이다. 특히 청각장애인들이 주로 수어로 대화할 때 눈으로 직접 봐야하기 때문에 의미를 생생히 전달할 수 있는 비언어적 표현(표정, 제스처)도 함께 가르쳤다. 마임을 활용한 게임도 진행돼 수강생들의 집중도를 높였다.

충북수어교육원 전경. 충북수어교육원은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143번길 51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석지연 기자

이처럼 충북수어교육원은 기존의 딱딱한 교육 방식을 넘어 흥미로운 교육 방식으로 진행돼 누적 수강생 2390명에 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하는 '2024 한국수어교육원'에 최종 선정돼 전국 7번째 수어교육원으로 지정된 충북수어교육원이 작년 7월부터 개관한 이후 불과 1년 사이 이뤄진 성과다.

비록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충북수어교육원의 역할은 어느 때 만큼 중요해졌다. 해마다 청각장애인이 늘어나면서 수어를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보급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보건보건복지부의 '등록장애인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청각 장애인은 43만 2854명으로 지난 2022년에 비해 7630명이 늘었다.

증가하고 있는 농인들에 대한 인식개선과 농문화를 교육하고 있는 충북수어교육원은 한국농아인협회 충청북도협회에서 수탁 운영하며 △ 기초·중급·고급반으로 구성된 과정별 수어교육 △공공기관 등 대상 출장교육 △농인 인식개선 캠페인 및 교육 △ 수어통역사 자격증대비반, 수어강사 전문성향상교육, 수어연구사업을 마련한다.

향후 충북수어교육원은 농인과 청인들의 가족 간 소통을 강화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농인가족 수어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수어통역사 대상으로 법률&의료 전문분야에 대한 역량 강화를 교육한다.

정광욱 충북수어교육원 원장은 "수어는 2016년에 이미 공용어로 인정받았고 문체부의 한국수어발전기본계획을 통해 한국수어발전의 기반을 다졌다"며 "농인 및 수어사용인구 증대를 위한 충북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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