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대승적으로 물러섰나… “싸우려는 의도 아니야”, 협회는 트레이너-외압설 정면 부인 '끝장 승부' 조짐(종합)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협회 행정에 불만을 드러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안세영(22·삼성생명)이 일단 말을 아낀 채 서둘러 떠났다. 격정을 토로한 뒤 “한국에 가서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말해 방송사 라이브까지 진행된 기자회견은 예상보다 빨리 끝났고, 안세영은 추후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일단 갈등 봉합의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불씨는 살아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배드민턴협회도 공식적인 입장문을 밝힌 가운데 안세영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이제 체육계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이슈로도 번질 가능성이 생겼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랭킹 1위의 위용을 뽐낸 안세영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입국한 안세영은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짧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공항을 떠났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소속 직원들이 아닌 삼성생명 관계자들이 안세영과 동행했다.
큰 관심을 모았던 안세영은 “일단 내가 드리고 싶은 말은 정말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고 싶어서 말을 했다”고 작심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뭔가 다른 이유보다는 운동이 가장 중심에 있었다는 하소연이다. 협회 시스템을 비판한 것도 운동 여건에 대한 이야기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것을 설명하는 듯했다. 다만 안세영은 “내가 이제 막 도착했는데 아직 협회랑 이야기한 것 없고, 팀이랑도 상의된 것이 없다. 더 자세한 건 상의한 후에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제 막 왔다. 아직 정리를 못했다. 상의해보고 말하겠다”고 말한 안세영은 올림픽 메달리스트 인터뷰에 불참한 것에 대해서는 “일단 이 부분에서도 정말 논란이 많더라. 말을 자제하도록 하겠다”면서 “내가 협회랑도, 팀과도 이야기를 해본 게 아니어서 최대한 이야기해보고 말하도록 하겠다”라며 추후 대응을 예고했다. 다만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서둘러 공항을 빠져 나갔다.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은 금메달 직후 협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해 금메달 못지않은 화제를 모았다. 본의 아니게 이 이슈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면서 안세영이 자신의 SNS를 통해 자제를 당부하는 글까지 올리게 될 정도였다. 안세영은 금메달 인터뷰 다음 날부터는 “한국에 가서 모든 것을 말하겠다”는 식의 말을 했었고, 그래서 7일 입국 현장이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일단 이날은 더 이상의 추가 대응을 하지는 않았다.
◆ 안세영은 왜 협회에 불만을 드러냈나… 부상 오진 시발점, 트레이너 문제로 폭발?
안세영은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간판이다. 어린 시절부터 빼어난 기량을 뽐내면서 기대주로 떠올랐고, 각종 대회를 제패하며 그랜드슬램에도 가까이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올랐고, 그 여세를 몰아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갈등의 씨앗은 아시안게임부터 불거졌던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당시 무릎을 다쳤는데, 첫 진단은 2주 휴식 정도였다. 하지만 통증이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안세영은 다친 무릎을 가지고 각종 대회와 올림픽을 준비해야 했고, 올림픽이 끝난 뒤 그간 쌓였던 감정을 폭발시켰다.
안세영은 금메달 획득 직후 그간 세간을 궁금하게 했던 부상 정도에 대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나을 수 없는 소견이었다. 그런데 대표팀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많이 실망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안세영은 “트레이닝 선생님이 정말 내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도 많이 보시고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한 것 같다. 미안함이 너무 많아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 계속 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폭탄 선언을 했다. 대표팀 은퇴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이제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많은 실망을 했다. 나중에 자세하게 설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안세영은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부상이 정말 심각했다. 처음에 오진이 나왔던 순간부터 참고 경기를 해야 했다. 지난해 말에 다시 한번 검진을 해보니 많이 안 좋았다. 올림픽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참고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옆에서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협회가 자신의 부상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고, 참고 뛰는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추측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여기에 안세영의 재활을 도왔던 한수정 트레이너가 올림픽을 앞두고 계약이 만료가 되면서 안세영의 심기가 더 불편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몸이 아픈 상황에서 한 트레이너는 안세영의 몸은 물론 마음까지 돌보면서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왔다. 안세영이 평소에도 트레이너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고마움을 드러냈을 정도였다. 하지만 협회 차원에서 더 이상의 지원은 없었고, 이에 안세영이 협회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보통 안세영 정도의 슈퍼스타라면 전담팀이 붙는다. 협회에 다른 선수들이 있기에 형평성 차원에서 대놓고 할 수는 없지만, 알게 모르게 메달 기대주들에게는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다. 대한체육회 또한 안세영을 특별 관리 대상으로 지정한 상황이었다. 안세영으로서는 중요한 대회를 코앞에 두고 트레이너 계약이 만료된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협회는 계약대로 했다고 맞서고 있다.
◆ “갈등 없었다”는 협회… 장문의 보도자료로 반박, “기자회견 불참 지시 없었다”
이에 이날 보도자료를 내겠다고 공지한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장문의 글로 최근 떠도는 사안에 대해 반박했다. 일단 사태에 대한 송구한 심정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상당 부분은 해명으로 채웠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무더운 폭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애쓰시는 기자 여러분께 우선 2024 파리올림픽 여자단식 결승전 직후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로 인하여 파리 올림픽이라는 축제의 장을 무겁게 만든 점에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우리 협회에서는 안세영 선수와 관련된 일부 인터뷰 내용 및 언론기사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안내자료를 배포하여 드리오니 참고하여 주시기 바라며, 선수단이 귀국하는데로 빠른 시일 내에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안세영 등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소상히 그 내용과 문제점을 파악하여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썼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아시안게임 이후 저하된 안세영의 몸 상태를 배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국제 대회에 출전시켰다는 지적에 대해 “안세영 선수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올림픽 참가자격을 획득하고 1번 시드를 획득, 유지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였으며, 우리 협회에서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선수의 대회 참가여부 의사를 무시한채 무리하게 국제대회에 참가시킨 대회는 없었음을 말씀드립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벌금 때문에 무리한 대회 참가를 지시했다’는 부분에 대하여는 세계배드민턴연맹에서는 선수의 부상에 적절한 진단서(의사가 해외여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진단서)를 세계연맹으로 제출후 면제 승인을 받을 경우 벌금 및 제제를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벌금 규정 때문에 부상 입은 선수를 무리하게 국제대회 출전시킨 사례는 없었으며, 안세영 선수 역시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이후 2023 덴마크, 프랑스오픈에 불참하는 과정에서 구비서류를 제출 후 세계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어떠한 벌금과 제재를 받지 않았습니다”고 해명했다.
"저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게 많이 실망했다. 저는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는 안세영의 불만에 대해서는 그간의 부상 일지를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협회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전 경기 중 안세영 선수는 무릎 부상을 입고 결승전 경기를 소화하였으며, 귀국 후 다음과 같은 일정을 진행하였습니다”며 타임 테이블을 나열했다. 협회가 밝힌 타임 테이블에 따르면 안세영은 2023년 10월 8일 입국 후 개인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MRI 촬영을 했다. 다음 날인 2023년 10월 9일에는 서울 송파구 소재의 서울투탑 정형외과 재활의학과에서 국가대표팀 김지은 트레이너와 동행해 MRI 판독을 받았다.
협회는 “MRI촬영 병원과 판독 및 진단, 치료한 병원이 다른 이유는 MRI를 촬영한 병원에서는 10. 8~9일 휴일로 빠른 판독이 불가하여 김지은 트레이너틀 통하여 최대한 빠른 판독할 수 있는 병원을 섭외하여 김지은 트레이너와 동행하여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협회는 안세영이 2주간 절대적인 휴식 및 안정이 필요하며, 재활까지는 4주가 걸릴 것이며 오른쪽 무릎 슬개건염 부분적 파열 및 슬개건 자체의 심한 붓기와 함께 물이 차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처치 방법은 오른쪽 무릎 조직 재생 주사치료였다.
협회는 “병원에서는 차기 예정된 일본마스터즈대회(11.14-11.19)의 참가는 불가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이후 대회인 중국마스터즈대회(11.21-11.26)의 참가도 어렵고 완전한 회복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이후 안세영 선수 본인 요청으로 소속팀(삼성생명)에서 재활 훈련을 진행하였으며 5주 재활 후 선수 본인의 강한 의지로 첫 복귀 국제대회인 일본 마스터즈대회(최종성적 3위)와 중국마스터즈대회(최종성적 – 16강)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후 안세영 선수는 2024년 말레이시아오픈(1.9.-1.14.) 및 인도오픈(1.16.-1. 21)을 연속하여 참가하였으며,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 후 인도오픈 기간 중 8강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했다”면서 “안세영 선수는 8강전 기권 후 금요일 밤에 한국으로의 조기 귀국을 요청하였지만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안세영수가 일정을 변경하여 토요일 비행기를 타서 일요일 한국에 귀국하더라고 휴일 귀국 등을 고려했을 때 즉시 진단 및 치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상 부위에 대한 진단이 정확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귀국길에 오르는 것보다 휴식 및 부상부위 안정을 취한 후 선수단과 같이 동행하여 귀국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여 조기 귀국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인도병원에서 안세영 선수의 진단 및 치료를 하기에는 인도병원에 신뢰도가 떨어져서 인도병원 이용 등의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협회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12명의 배드민턴 선수 중 안세영 선수에게는 2024년 2월부터 전담트레이너를 지원하여 부상의 관리와 회복을 도왔습니다. 파리플랫폼에 도착한 후 이틀 뒤 안세영 선수는 훈련 중 불의의 발목 부상을 당하였으며, 발목 힘줄 손상 소견으로 대한체육회와 협의 하에 체육회의무팀 치료 지원과 파리 내의 한의원 진료 지원이 가능하였으나 안세영 선수가 치료를 받기 원하여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하여 신속하게 파리로 파견(파견기간 : 7.22 인천 출국, 8. 4 파리 출국)하여 1천 1백만원 이상의 경비를 소요하며 치료를 지원한 바 있다”고 항변하면서 “이 과정은 안세영 선수의 부상이 언론을 통하여 외부로 알려질 경우 상대선수들에게 안세영 선수의 부상이 노출될 것을 우려하여 대한체육회와 협회 일부 관계자 외에는 철저한 보안을 유지한 채 신속하게 진행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고 해명했다.
협회는 “안세영 선수가 이야기한 병원에서의 오진에 관련된 사항은 안세영 선수가 방문하여 진료 받은 병원과 진료 및 치료기록 등을 소상히 파악하여 어떠한 부분에서 오진으로 안세영 선수가 고통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회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협회는 한수정 트레이너의 국가대표팀 합류 및 퇴직 경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협회는 “2023년 6월 국가대표팀에서 마사지를 통한 선수들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컨디셔닝 관리사 채용을 요청하여 협회에서는 검토 후 채용 과정 진행했다”면서 2023년 6월 7일부터 21일까지 채용 공고를 내고, 2023년 6월 30일 면접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면접관은 대한배드민턴협회 전무이사, 대한배드민턴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세 명이었다.
협회는 면접대상자 6명 중 한수정을 채용했고 계약기간은 2023년 7월 3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 1년 간이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안세영을 위해 한 트레이너와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같이 할 계획이었으나 오히려 한 트레이너가 이를 거절했다고 명시했다. 협회는 “계약기간이 2024년 6월 30일로 종료됨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종료시까지는 안세영 선수에 대한 한수정 트레이너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올림픽 종료시까지 계약 연장을 제안하였으나 한수정 트레이너의 파리행 거절로 인하여 선수단이 사전훈련캠프 출발일인 7월 12일까지만 계약을 연장하고 계약을 종료했다”고 명시했다.
“단식과 복식에 따라 코칭스태프 구성과 훈련 방식이 달라야 한다. 체력 운동 프로그램도 보다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의 낡은 시스템 아래에선 오히려 부상 위험이 크다”, “이제껏 우리 대표팀 운영은 국제대회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복식 위주였다. 경기력 관리를 위해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들은 것을 듣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 발언에 대한 진위 여부는 국가대표팀 귀국 후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훈련 방식 및 체력운동 프로그램 방식을 면밀하게 조사한 공유하도록 하겠으며, 안세영 선수의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은 협회로는 공식적으로 전달된 바가 없으며,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 보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하는데 있어 단식 선수에게 복식경기를 하도록 종용한 사례는 있을 수도 없는 일임을 말씀드리며, 안세영 선수의 대표팀 결별 관련 발언 관련 우리 협회는 배드민턴 더 나아가 한국 스포츠의 중요한 선수가 국가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안세영 선수의 귀국 후 열린 마음으로 심도 있는 면담을 통하여 구체적이고 소상하게 안세영 선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협회가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협회에서는 선수단이 귀국하는데로 빠른 시일 내에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와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소상히 내용을 파악하여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면서 “마지막으로 안세영 선수가 파리 공항에서 언급한 8월 6일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 불참건에 대하여 협회에서는 안세영 선수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려'라거나 기자회견에 불참하도록 의사를 전달하거나 지시를 한 바가 없음을 말씀드립니다”고 반박했다.
배드민턴 코치진도 확인서를 올리며 해명에 나섰다. 코치진은 “배드민턴 코치진 전원은 이번 안세영 선수 인터뷰와 관련하여 좋은 성적을 내고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대단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면서 “이렇게 확인서를 쓰게 된 것은 국민 여러분들게 사실만을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저희 배드민턴 코치진 전원은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올림픽에 참가한 12명 선수 한 명 한 명에 대해서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게 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해 왔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코치진은 “혹여나 선수들이 불편함을 느낀 것이 있다면 다시 한번 선수와 국민 여러분께 사죄를 드리며 올림픽을 위한 처절한 준비 과정이었을 뿐 어떠한 사적 감정이나 의도가 없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면서 “또한 앞으로 선수들과 배드민턴 협회를 포함한 누구와도 공방을 지양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접점을 최대한 찾고자 함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그 누구를 탓할 목적이 없음을 밝힙니다. 다만 현 상황에 대한 오해가 없도록 최소한의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자 관련한 사항에 대하여 그동안의 경과를 확인 드립니다”고 했다.
◆ 문체부-체육회 동시에 나섰다, 시끄러워질 문제… 안세영의 태극마크는 어떻게 될까
이 사건에 대해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안세영 사건이 불거지자 문체부에서는 이례적으로 서둘러 보도자료를 내고 올림픽 기간 뒤 감사를 예고했다. 대한체육회 역시 현장에서 즉각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자료를 요구했고, 만약 미진할 경우 직권으로 들여다 볼 여지까지 남겼다. 이제 안세영과 배드민턴협회만의 갈등은 아닌 대형 사태로 커진 것이다.
문체부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어제(8.5) 안세영 선수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경위를 파악한다. 현재 ‘2024 파리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문체부는 이에 대해 “안세영 선수는 어제(8.5)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대한 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부상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방식, 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대회출전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였다”면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체육 협·단체 문제를 종합적으로 보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문체부는 “아울러, 문체부는 다른 종목들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또한 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스포츠윤리센터 임원진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이 문제는 대한배드민턴협회, 지도자가 선수를 위해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라면서 이 문제들을 중점적으로 살필 뜻을 드러냈다. 자칫 잘못하면 정치권으로 문제가 커질 수 있는 사안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또한 7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퐁텐블로의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 K-스포츠 데이 행사에 참석한 뒤 안세영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재 벌어진 상황에 대해 감사라기보다는 확인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안세영에게 뭐가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할 참”이라면서 “왜 이런 얘기가 나왔는지 살펴봐야 한다. 안세영도 모호하게 주장한 측면이 없지 않다. 서운한 부분이 무엇인지 본인의 이야기를 우선 들어봐야 한다”고 체육회 차원에서도 이 사건을 유심히 보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이기흥 회장은 “체육회 차원에서 안세영에게 2월부터 2명의 전담 지도자를 붙여주는 걸 허가한 건 사실이다. 또 국가대표선수촌장에게 직접 안세영을 관리하라는 특별 지시도 내렸었다. 결승 전날과 당일에 만났을 때 별다른 이야기 없이 기분이 좋아 보였다. 시상식 이후에도 만났는데 그런 말이 없었다. 그렇기에 갑자기 터진 문제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안세영의 특별 관리는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기흥 회장은 “지도자 5명에게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모든 과정을 기록한 자료 제출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조사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고,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이 바로잡힐 수도 있다.
일단 안세영이 표면적으로는 한 발 물러서면서 대표팀 은퇴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안세영 또한 금메달 기자회견 이후 따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발언을 너무 과장하지는 말아달라는 식의 당부를 남긴 바 있다. 다만 안세영과 협회의 갈등이 추후 계속된다면 정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안세영은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올림픽에 못 나가는 건 아닌 것 같다. 단식만 뛴다고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협회는 모든 걸 다 막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많은 방임을 하고 있다.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금메달 하나밖에 나오지 않은 걸 돌아봐야 한다”고 협회를 직격했다. 배드민턴의 경우 협회를 떠나도 개인 자격으로 국제 대회는 출전할 수 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관 국제 대회에 나가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올림픽과 같이 대형 국가 단위 스포츠 이벤트는 출전이 불가능하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과 같은 대회들은 국가대표팀을 구성하는 주체 자체가 대한배드민턴협회이기 때문이다. 안세영이 실제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개인 자격으로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는 현재 규정을 손봐야 한다.
규정에 따르면 ‘국가대표 은퇴선수 중 대한민국 배드민턴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선수에 한해 세계배드민턴연맹 승인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공로에 대한 기준은 ‘국가대표팀 활동기간을 햇수로 5년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하며, 그 연령은 여자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안세영은 2017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아 이미 전자의 조건은 5년은 채웠다. 그러나 아직 만 22세로 규정을 반만 충족한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에 한해 예외조항을 적용할 가능성도 있기는 하지만 이는 형평성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어 이 또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협회로서도 스폰서 등 산적한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배드민턴의 간판인 안세영이 대표팀에서 떨어져 나가 개인 자격으로 대회에 나간다면 협회를 향한 지원이 상당 부분 끊길 수 있다.
협회도 이 가능성을 차단했다. 협회는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는 안세영 인터뷰 발언에 대해 “現 협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서는 은퇴한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허용 규정으로 ‘국가대표 활동기간을 횟수로 5년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하며, 그 연령은 여자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관련 규정이 무시될 시 국가대표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이탈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있으며, 그럴 경우 협회의 국가대표 운영에 있어 상당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올림픽대회의 참가는 아래의 IOC 헌장에 의거 올림픽 참가선수의 최종 결정권한은 대한올림픽위원회에 있는바, 우리 협회의 임의적인 결정으로 선수에게 참가 권한을 부여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고 선을 그었다.
안세영은 이미 슈퍼스타로 많은 스폰서, 그리고 안세영 전담팀과 함께 대회에 나갈 수 있지만 전체적인 한국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 그것이 100% 옳은 길인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 어쨌든 갈등을 봉합하고 함께 가는 게 최선인 이유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미 감정의 골이 깊어 그 길이 험난할 것으로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안세영이라는 세계적인 스타, 불세출의 선수로 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대형 스타가 안정되고 모두가 인정하는 틀 속에서 운동에 전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의 최애를 '천만 스타'로…스타덤, K컬처 소통 창구 '주목' - SPOTV NEWS
- 킥보드냐 스쿠터냐…방탄 슈가, '만취운전' 쟁점 "처벌 달라"[이슈S] - SPOTV NEWS
- 유아인, 오늘(7일) 부친상…잇단 악재에 안타까운 비보까지[종합] - SPOTV NEWS
- 지연♥황재균, '거짓말'이 소환한 이혼설…길어지는 침묵, 커가는 의심[이슈S] - SPOTV NEWS
- 이혜성 "서울대 입학하고 35kg로 감량→폭식·운동 반복"('세바시') - SPOTV NEWS
- "축구협회는 보고 배워라" 올림픽 금메달에 축구협회 향한 팬들 비판 '속출'...대체 왜? - SPOTV NEWS
- 여에스더, 초미녀 의사 며느리 최초 공개…"착하고 현명"('가보자고2') - SPOTV NEWS
- 양재웅♥하니, 환자 사망 4일 후 결혼 발표…'악플 연좌제' 이유[이슈S] - SPOTV NEWS
- "쌍욕하고 매니저 따귀" 박슬기, 갑질 피해 고백 후폭풍…'실명 폭로' 편집[이슈S] - SPOTV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