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2000년대생 명사수들…"실탄 뚜껑 속 쪽지에 눈물날 뻔"

김태원 기자 2024. 8. 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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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재, 오예진, 김예지, 반효진, 양지인(왼쪽부터)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다 메달을 수확한 한국 사격 대표팀이 개선장군처럼 돌아왔습니다.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합작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린 한국 사격 대표팀이 오늘(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메달을 목에 건 이들이 입국장 문을 나서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맞이했습니다.

사격 대표팀은 지난달 27일 공기소총 혼성에서 2000년생 동갑내기 박하준(KT)과 금지현(경기도청)이 은메달을 합작하며 한국 선수단의 메달 길을 열어젖혔습니다.

이튿날엔 여자 공기권총 10m에서 오예진(19·IBK기업은행)과 김예지(31·임실군청)가 나란히 금·은메달을 목에 걸어 본격적인 금맥 캐기를 시작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반효진(16·대구체고)이 여자 공기소총 10m에서 역대 한국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 한국 최연소 금메달, 역대 올림픽 여자 사격 최연소 금메달 등 각종 기록을 새로 쓰며 한국 사격의 미래를 밝혔습니다.

25m 권총 세계랭킹 2위 양지인(21·한국체대)까지, 사격 대표팀의 금빛 총성은 그칠 줄을 몰랐습니다.

여기에 5일에는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가 한국 사격 역사상 최초로 속사권총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한국 사격 역대 최고 성적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한국 올림픽 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반효진은 "귀국 전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많은 분이 찾아오신 걸 보니 금메달이 실감 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하계 대회 100번째 금메달을 노렸다가 간발의 차로 101번째 금메달을 딴 양궁 이우석(코오롱)이 씁쓸하게 웃으며 "반효진 선수, 축하합니다"라고 말한 인터뷰 영상을 봤다는 반효진은 민망한 듯 미소 지으며 "죄송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응원했습니다"라며 화답했습니다.

사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금빛 총성까지 울린 반효진은 "이렇게 빨리 큰 꿈을 이뤄 영광"이라며 "앞으로 올림픽에 4∼5번은 더 나가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반효진은 "실탄 뚜껑을 열 때마다 친구들의 편지가 하나씩 들어가 있더라. 하나하나 뚜껑을 깔 때마다 눈물이 날 뻔했다"며 친구들의 깜짝 응원에 고마움을 드러냈습니다.

한국 사격에 첫 금메달 낭보를 전한 오예진은 "다른 선수들에게 무조건 잘할 거라고 응원해주거나, (금빛 방아쇠를 당긴 자기) 손을 한 번 잡고 가면 잘될 거라면서 기를 나눠줬다"며 사격 대표팀의 메달 행진을 위해 행운을 전파하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경기 중엔 과녁에만 집중하던 매서운 눈빛이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티 없이 맑은 함박웃음으로 바뀐 데 대해 소셜미디어(SNS)상에서는 '귀엽다'며 화제가 됐는데, 이에 대해 오예진은 "웃음이 저절로 나더라. 귀엽게 봐주셨다니 감사하다"고 다시 한번 활짝 웃었습니다.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양지인은 '집밥'을 먹을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습니다.

양지인은 "뭐라도 상관없으니 뭐든 먹고 싶다"며 "집에서 일단 오기나 하라더라"라며 행복해했습니다.

양지인은 "서로 으샤으샤 하면서 용기를 줘서 메달이 많이 나온 것 같다"며 한국 사격이 최고 성적을 올린 비결을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원 기자 buhwa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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