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에 안전시설도 없는 '캠퍼스'...2년 새 교통사고 60%↑
'안전시설 부족' 대학 캠퍼스에서 교통사고 잇따라
오는 17일 '캠퍼스 안전 기준 강화' 법안 시행
[앵커]
대학 캠퍼스 안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와 사상자가 2년 만에 6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제대로 된 교통 시스템이 없기 때문인데 오는 17일부터 안전 관련 제도가 강화됩니다.
박기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 내 도로, 버스 옆으로 오토바이 그림자가 빠르게 지나가더니 이내 헬멧이 버스 옆으로 나뒹굽니다.
내리막길에서 버스를 미처 보지 못한 오토바이가 그대로 버스를 들이받은 겁니다.
또 다른 대학 캠퍼스에선 가파른 비탈길 곡선도로에서 승용차 2대가 어이없게 정면 충돌합니다.
"삐비빅"
주차된 차에 가려진 횡단보도를 건너던 여학생이 차에 치이는가 하면,
"어어"
신호가 없는 삼거리에선 자전거 추돌사고도 일어났습니다.
모두 교통 안전시설이 부족한 대학 캠퍼스에서 일어난 사고입니다.
최근 3년 동안 주요 대학 17곳에서 난 교통사고는 모두 359건,
2년 사이에만 60% 이상 크게 늘었습니다.
가장 많은 사고가 났던 건 서울대학교로, 면적 대비 사고 건수로도 가장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대학 캠퍼스는 이처럼 산 비탈길을 따라 지어져 시야 확보가 어렵습니다.
여기에 이곳과 마찬가지로 신호가 없는 기형적인 모양의 교차로에선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은데, 안내표지판 등 안전장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김지현 / 서울대학교 학생 : 교차로 같은 데서 학생들이 옆에서 차가 나오고 버스가 나오는 걸 일일이 확인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신호등이 있는데 작동을 하지 않고 있어서…]
이 때문에 오는 17일부터는 캠퍼스 내 안전 기준이 강화된 '교통안전법 개정안'이 시행됩니다.
대학 캠퍼스 도로를 '도로 외 구역'에서 아파트 안과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 '단지 내 도로'로 편입시키면서
교통 표지판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지자체의 교통안전 실태점검도 받게 되는 등 대학 총장의 안전 관리 책임을 강화했습니다.
[임채홍 /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대학이) 자기들 마음대로 설치하면 됐는데 이제 그 매뉴얼에 따라서 법적인 시설과 동일 규격을 가지고 설치해야 한다…. 안전 관리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 여건이 갖춰지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여전히 대학 내 캠퍼스는 도로교통법상 제재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
무단횡단이나 과속, 무면허 운전을 한다고 해도 중대 사고가 아니라면 처벌하기 어려운데, 학생들의 안전을 얼마나 보장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YTN 박기완 입니다.
촬영기자 : 심원보
디자인 : 이원희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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