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지명 한의사 1100만원 들여 파리로”…반박 나선 배드민턴협회

정인선 기자 2024. 8. 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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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주장 모두 반박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관리와 훈련 방식 등에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안세영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안세영(22·삼성생명)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안세영은 앞서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뒤 처우 등을 문제 삼으면서 협회를 직격한 바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7일 오후 안세영이 인천국제공항을 귀국한 직후 현장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1시간여 뒤 보도자료를 내고 “안세영은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참가 자격을 획득하고 1번 시드를 획득,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협회가 (선수의) 몸 상태와 참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참가시킨 국제대회는 없었다”고 밝혔다. 협회는 5쪽 분량의 보도자료에서 안세영의 작심 발언과 이후 제기된 여러 의혹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반박했다.

협회는 우선 “벌금 때문에 무리한 대회 참가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세계배드민턴연맹은 부상 당한 선수가 ‘의사가 국외 여행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제출해 면제 승인을 받을 경우 벌금 및 제재를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며 “안세영 역시 항저우아시안게임 이후 2023 덴마크, 프랑스오픈에 불참하는 과정에서 구비서류를 세계 연맹에 제출했고, 어떠한 벌금과 제재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세영의 항저우아시안게임 무릎 부상과 이후 치료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혔다. 협회는 “안세영이 항저우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전 도중 무릎 부상을 입고 경기를 마저 소화한 뒤 귀국해, 두 차례 자기공명촬영(MRI) 검사를 받고, 2주간 절대적인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며 재활까지 4주가 걸릴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병원에서는 11월 일본 및 중국 마스터즈대회 참가가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안세영 본인의 강한 의지로 소속팀에서 5주간 재활 훈련을 한 뒤 두 대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림픽에 참가하는 12명의 배드민턴 선수 가운데 안세영에게는 2월부터 전담 트레이너를 지원해 부상 관리와 회복을 도왔다”며 “파리플랫폼 도착 이틀 뒤 안세영이 훈련 중 불의의 발목 부상을 당했고 대한체육회 의무팀과 파리 시내 한의원 진료를 지원할 수 있었지만, 안세영의 요구에 따라 그가 지명한 한의사를 1100만원 이상의 경비를 들여 서울에서 파리로 불러 치료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관리와 훈련 방식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안세영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안세영의 재활과 심리적 안정을 도맡아 지원한 한수정 전담 트레이너가 파리올림픽에 동행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한 트레이너의 계약 기간이 올해 6월30일 종료됨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는 안세영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계약 연장을 제안했지만, 한 트레이너가 거절했다”며 “이에 선수단이 파리 사전훈련캠프로 떠난 지난달 12일까지만 계약을 연장하고 이후 종료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더불어 “현재까지 대표팀이 국제대회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복식 위주로 운영됐다. 경기력 관리를 위해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안세영 쪽 주장에 대해서는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안세영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적이 없다.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이 발언의 진위 여부를 따지겠다”고 밝혔다.

안세영이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다”며 대표팀 탈퇴까지 시사한 데 대해서는 “현재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보면, 은퇴한 국가대표 선수의 경우 국가대표 활동 기간이 5년 이상이고, 여자 만 27살, 남자 만 28살 이상인 경우에만 국제대회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며 “규정이 무시된다면 (다른) 선수들이 대표팀을 이탈할 우려가 상당히 있고, 이 경우 협회의 대표팀 운영이 큰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림픽 참가 선수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따라 대한올림픽위원회가 갖는다”며 “배드민턴협회의 임의적 결정으로 선수에게 참가 권한을 부여할 수 없다”고 했다. 협회는 이밖에 “단식 선수에게 복식 경기를 하도록 종용한 사례는 있을 수도 없다”, “6일 파리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에 안세영이 불참하도록 지시한 적이 없다” 등의 주장도 했다.

협회는 마지막으로 “배드민턴, 더 나아가 한국 스포츠의 중요한 선수가 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안세영과 열린 마음으로 깊이 면담해 문제점을 파악하겠다”며, “빠른 시일 내에 국가대표팀 코치진, 선수들과 면담하고 진상조사위를 꾸려 내용을 소상히 파악해,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안세영은 이날 오후 귀국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협회에 대한 문제 제기는)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에서 드린 말씀”이라고 말을 아꼈다. 안세영은 6일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 자의에 의한 것인지,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선수와 협회 사이 갈등은 없었다”고 말한 데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등 취재진 질문 대부분에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고 서둘러 공항을 벗어났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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