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66% 더 쓰는데 여전한 개문냉방…단속도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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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시내 곳곳의 상점에서 문을 열고 냉방을 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린다.
법으로 엄연히 금지된 '개문냉방'이지만 현장 단속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으로, 일부 상점 앞은 매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가 느껴질 정도다.
국제신문 취재 결과 부산에서는 2020년 겨울 '개문난방' 외에 현재까지 개문냉방과 관련한 단속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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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도 안 따르면 과태료 최대 300만 원
- 팬데믹 뒤 4년간 관리감독 느슨해져
- 전력수요 치솟아 블랙아웃 사태 우려
폭염 속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시내 곳곳의 상점에서 문을 열고 냉방을 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린다. 법으로 엄연히 금지된 ‘개문냉방’이지만 현장 단속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으로, 일부 상점 앞은 매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가 느껴질 정도다.
7일 오후 1시께 부산 중구 남포동 광복로 일대. 관광지인 이곳에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가게 대부분이 출입문을 열어놓은 상태였다. 부산지역 최고기온이 이날 34.9도(북구 기준)으로, 폭염특보가 18일째 발령됐지만 가게 내 ‘빵빵한 냉방’으로 입구엔 더위에 지친 시민의 발걸음을 붙잡기에 충분한 정도의 서늘함이 느껴졌다. 특히 의류나 소품, 화장품 등 시각적 유인이 중요한 물품을 판매하는 매장들은 출입문을 활짝 열어 밖에서도 내부를 잘 볼 수 있게 해놨다. 외국인 등 관광객들도 거리를 걷다 매장 안의 상품을 보고 들어가기도 했다. 이날 광복로 일대에는 10여 곳의 가게가 이렇게 출입문을 열고 냉방을 하는 ‘개문냉방’ 중이었다. 이곳에서 개문냉방 중인 한 의류 가게 직원은 “본사 지침상 문을 열어놓고 영업해야 한다”며 “개문냉방이 금지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류 가게 직원은 “손님 유입을 위해선 문을 열어놓는 게 효과적이라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행인들도 이 같은 ‘개문냉방’ 행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였다. 박모(30대) 씨는 “문을 열어놔야 손님이 올 것 아니냐. 가게에서 전기요금과 매출을 감안해 저러는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이 같은 개문냉방은 에너지이용 합리화법과 그 시행령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되는 불법행위다.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장관이 에너지 다소비 사업자에게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보통 전력 예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면 장관이 고시를 내려 지방자치단체가 계도와 단속에 나선다. 개선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횟수에 따라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모의실험에 따르면 개문냉방 매장의 전력소비량은 문을 닫았을 때보다 약 66% 증가한다. 전기요금은 33% 늘어났다.
하지만 지자체의 단속을 찾아보기 힘들다. 국제신문 취재 결과 부산에서는 2020년 겨울 ‘개문난방’ 외에 현재까지 개문냉방과 관련한 단속은 없었다. 단속 근거가 되는 산자부 장관의 고시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병 확산 등의 우려로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는 에너지수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매우 한정적으로 실시하는 조치”라며 “소상공인의 경우 영업상 어려움도 있는 만큼 개문냉방 단속 등 강제적인 조치보다 상인들의 적극적인 에너지 절약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
문제는 올 여름 폭염의 기세를 감안할 때 전략사용량이 폭증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전국 최대 전력수요는 91.8GW로,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2022년 역대 최고치였던 94.5GW를 조만간 돌파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산지역 전력 사용량도 크게 늘었다. 부산지역 전력 최대수요는 지난 6월 최대 4209MW·7월 최대 4623MW를 기록했지만 지난 5일에는 4793MW, 6일엔 4997MW까지 치솟았다.
시 미래에너지산업과 관계자는 “산자부 장관의 고시가 단속 근거라 일선 지자체가 직접 나서진 못했다”며 “다만 16개 구·군과 시가 지난달 중순부터 캠페인과 안내 등 계도활동을 벌여 개문냉방을 가게를 줄이려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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