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AI사업 수익화 고민…협업·데이터센터에 눈돌린다

게티이미지뱅크

통신3사의 인공지능(AI) 전략이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그동안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인공지능 사업 수익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국내외 인공지능 기업과 협력하거나 데이터센터 등 단기간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인프라 사업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전날 올해 2분기 실적발표에서 “지난해부터 인공지능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3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핵심 영역의 구체적인 인공지능 성과 창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에스케이텔레콤은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에이닷엑스(A.X) 개발 등 자체 역량 강화에 무게를 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다른 기업과의 협력에 좀 더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한 예로 지난 6월 에스케이텔레콤은 ‘구글 대항마’로 알려진 미국의 생성형 인공지능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에 1천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지분 투자를 통해 사업 협력을 두텁게 한 것이다.

김양섭 에스케이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고, 기술 개발하는 데 천문학적인 투자 필요하다”며 “에스케이텔레콤은 국내외 유수 인공지능 기업과 협업하는 길을 선택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만 하면 단기간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데이터센터 사업도 통신사들의 주요 인공지능 수익화 사업 중 하나다. 엘지유플러스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5% 늘어난 917억원으로 기업인프라 부문 사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서울과 경기 지역에 7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경기도 파주시에 축구장 9개 규모의 초대형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짓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형균 엘지유플러스 기업에이아이(AI)사업 그룹장은 발표 당시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 확대와 클라우드 전환에 따른 데이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데이터센터 사업은 매 분기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하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케이티(KT)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전략적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월 케이티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인공지능·클라우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인공지능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 자체 개발한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믿음’은 산업용 소형언어모델(sLM) 형태로 특화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한 모델로 인공지능 활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케이티는 오는 9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